낸시 초클리(Nancy Chockley)는 콜로라도주 베일 스키장 바로 옆에 건설된 1,200만 달러짜리 주택 한 채를 보유했다. 주방과 세련된 가전제품, 최신 벽난로가 있는 거실, 산이 보이는 발코니, 최대 12명이 묵을 수 있는 침실 4개가 있다. 하지만 초클리가 짐을 챙겨 돌아간 워싱턴 DC의 주택에는 초클리에게 부여된 캐비닛 뒤에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다. 옷과 스키 장비는 가족 서랍함에 수납했다. 초클리 부부가 워싱턴 DC 주택의 실제 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초클리 부부는 조각 투자로 워싱턴 DC 주택 일부분을 구매했다. 워싱턴 DC 주택에서 거주하는 기간은 1년당 6주이다. 워싱턴 DC 주택을 떠나면, 초클리 부부의 자취가 집 안에서 모두 사라진다. 주택의 다른 공동소유자는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
헬스케어 업계 기업 경영진인 초클리는 많은 이들이 제2의 주택이나 휴양지용 고급 주택 구매, 주택 일부분 판매 및 관리를 고려할 때 찾는 담보 기업인 파카소(Pacaso)를 통해 워싱턴 DC 주택 일부분을 구매했다. 파카소는 2022년, 공유 형태로 베일 주택을 구매했다. 초클리는 베일 지역 콘도 한 채만 구매할 수 있는 비용으로 고급 휴양지의 고급 주택을 구매했다.
초클리는 “파카소를 통해 구매한 주택을 처음 접했을 때 내 집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초클리는 파카소의 주택 조각 소유 모델을 찾고는 파카소에 투자했다. 투자 후 별도의 주택 수리 혹은 유지 비용 부담을 걱정할 필요 없이 휴양지 주택 사용이라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파카소는 많은 이들이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에 주택 일부분을 추가하고자 찾는 기업 중 한 곳이다. 동종 업계인 어라이브드(Arrived), 로프티(Lofty), 란다(Landa), 모굴(Mobule) 등은 투자자에게 적게는 몇 달러 혹은 수백 달러를 투자하여 임차인이나 휴가를 즐기는 방문객에게 임대하는 주택 일부분의 지분을 구매하도록 한다. 투자자는 주택의 일부 공간을 나누어 갖고, 주택의 가치에 따른 혜택을 누린다.
조각 투자는 테크 업계의 오랜 주택 위기에 맞서 즉시 내놓은 답변이다. 주택 담보 금리(현재 미국 주택담보 금리 7% 이상)가 높은 데다가 저렴한 신규 주택 공급도 부족하여 주택 시장에 심각한 피해를 주었다. 결과적으로 다수 잠재적 주택 구매자가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부동산 기업 질로우(Zillow)는 미국 전역 도시 550곳의 일반 주택 비용이 100만 달러 이상이라는 최신 시장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주택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는 곳 대부분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에 있다. 전국 부동산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는 기존 1인 가구의 중간 주택 가격은 40만 달러 수준이며, 대다수 도시의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 다수는 타인과 함께 주택을 구매한다. 오픈도어(Opendoor)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1/4 이상은 연인이나 배우자보다는 친구, 형제나 자매, 부모와 함께 주택을 구매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에서도 주택 조각 소유와 저렴한 비용의 주택 조각 투자를 모두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했다. 부동산 조각 투자 및 구매가 미국 시장 이외 다른 국가의 주택 시장에서도 나타나는 추세임을 시사한다.
부동산 조각 투자 및 소유 기업은 누구나 부동산 투자에 참여하도록 하여 주택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춘다고 말한다. 그러나 복잡한 부동산 시장 경쟁을 추가하기도 한다.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는 노년층뿐만 아니라 헤지펀드, 소규모 임대 주택 주인도 있으며, 이제는 투자자 소수 혹은 최대 수백 명이 주택 한 채를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부동산 조각 투자 및 소유 기업도 주택 구매자가 된다.
[사진=Unsplash]
조각 투자는 주택 시장 전체 중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하지만 조각 투자 시장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생 기업 여러 곳이 계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벤처 캐피털 기업 캠버 크릭(Camber Creek) 창립자 겸 경영 파트너 케이시 버만(Casey Berman)은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가격이 폭등하여 많은 투자자가 부동산 투자 시 이전과는 다른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려 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캠버 크릭은 투자자가 부동산, 개인 신용, 벤처 캐피털 등을 구매하도록 지원하는 또 다른 투자 플랫폼인 펀드라이즈(Fundrise)에도 투자했다.
그러나 조각 투자에는 위험성이 따른다. 특히, 부동산 일부분이 아닌 주택 일부 지분을 구매하려는 투자자에게 위험이 따를 확률이 높다. 버만은 “부동산 투자자는 구매하는 주택을 실제로 이해한다. 구매하는 주택이 기본 주택인가 아니면 주택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이 소유한 증권에 해당하는가 파악한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조각 투자 이해관계자는 항상 부동산 관리 방법이나 판매 시기 등을 말하지 않는다. 시장 상황이 바뀌거나 임대차 계약 없는 공실일 때는 투자한 주택 가치가 하락할 위험성이 있다.
최근, 금리가 높은 탓에 어느 한 조각 투자 기업이 위기를 맞이했다. 2024년 1월, 마이애미의 단기 임대 주택 조각 소유권 투자 플랫폼 히어닷코(Here.co)는 현재 금리와 경제적 상황 때문에 폐업한다고 발표하며, 6개월 이내로 기업 소유 부동산 모두 매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주택 매각이 끝날 때까지 투자자는 투자금을 되찾을 수 없다. 히어닷코는 와이어드의 부동산 판매 현황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히어닷코는 고급 주택시장에 진출하여 투자자에게 주택 일부분을 점유하기보다는 소유하도록 지원하는 파카소와는 다른 사업 모델을 갖추었다. 최근, 파카소는 투자를 위해 제공하는 주택을 200% 늘리고, 주택 1/8의 기본 투자 금액을 20만 달러로 인상했다. 파카소 CEO 오스틴 앨리슨(Austin Allison)은 제2의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투자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파카소가 조각 투자 및 소유를 위해 제공하는 일부 주택을 훨씬 더 비싸다. 예를 들어, 케이프코드(Cape Cod)의 어느 한 주택 소유자 1/8은 투자 금액 약 160만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앨리슨은 제2의 주택 소유권을 여러 명에게 분리한다면, 1년 중 주택을 점유할 날이 더 많아진다는 점에서 관광객에게 의존하는 지역 경제이는 득이 된다고 주장했다.
개인 투자자에게 부동산 조각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많다. 어라이브드, 로프트, 모굴 등은 50달러 혹은 100달러부터 시작하는 주택의 지분이나 토큰을 제공한다. 이들 기업이 거래하는 주택 지분 대부분 비교적 평범한 주택이다. 다수 주택이 1인 가구로 독립을 시작한 이들로, 전일 주택을 임대하거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단기 임대 플랫폼에 제공하고자 주택을 꾸민다. 로프티에서는 투자자가 약 50달러부터 시작하는 주택 토큰을 구매하고는 토큰으로 수리를 포함한 주택 관리 방식을 결정할 투표에 참여한다. 부동산 조각 투자 및 소유 업계 최대 규모 기업 중 한 곳인 펀드라이즈는 JP모건을 통해 7억 달러 이상 투자금을 조달하여 임대 목적 건설 커뮤니티를 촉진한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운영하는 기업인 어라이브드에서는 고금리가 조각 투자 서비스 가입자 증가 원인이다. 개인 투자자는 저렴한 가격에 주택 시장 투자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라이브드가 판매하는 주택 다수는 최소 20만~40만 달러 사이이며, 각각의 주택 한 채당 100여 명이 투자한다. 주택 지분 중 일부는 최소 12달러이며, 다수는 25달러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다. 하지만 어라이브드 CEO 라이언 프래지어(Ryan Frazier)는 일부 투자자는 추가 투자를 하며, 어라이브드에 등록된 주택 400채에 투자된 금액은 총 1억 5,000만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투자자 수와 투자 가치는 지난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프래지어는 주택 담보 금리 인상과 저렴한 주택 공급 부족은 주택 구매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주택 조각 투자가 더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어라이브드의 주택 중 투자 손실을 기록한 주택도 몇 채 있지만, 일부 장기 보유 주택 투자 수익률은 최고 70%이다.
2023년, 어라이브드는 주택 수십 채를 묶어서 공급하고는 최신 부동산 투자 신탁(REIT)과 같은 자산으로 투자하도록 하는 상품인 1인 가구 주거 펀드(Single Family Residential Fund)를 출시하자 로 칸나(Ro Khanna) 의원이 분노를 표출했다. 2023년 12월, 칸나 의원은 “미국 시민이 가장 원하지 않는 일은 베이조스가 지원하는 투자 기업이 1인 가구를 묶고는 더 많은 시민이 주택 소유권을 얻는 것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주택은 투기성 상품이 아닌 권리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프래지어는 칸나 의원의 비판에 어라이브드는 부동산 투자에 누구나 참여하도록 하는 모델을 제공한다고 반박했다. 수백 명이 주택 400채를 보유하는 대신 3만 8,000명이 주택 한 채의 일부분을 소유한다고 덧붙였다.
2023년 3분기 비공개 베타 버전 운영 이후 널리 정식 출시한 주택 조각 투자 플랫폼 모굴은 미국 전역의 선벨트 지역 일대 곳곳에 건설된 주택에 최소 250달러를 투자하도록 한다. 모굴이 투자 대상으로 제공하는 주택은 보통 단기 임대 주택이다. 그중에는 에어비앤비에 1박당 비용이 800달러로 등록된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의 멋진 침실 5개를 보유한 주택도 있다. 모굴은 현재 투자가 가능한 주택 4채만 제공한다. 하지만 모굴 CEO 알렉스 블랙우드(Alex Blackwood)는 앞으로 1개월 이내에 주택 20~30채를 투자 대상으로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모굴에는 개인 투자자만 있는 것이 아니며, 부동산 조각 투자는 집주인이나 단기 임대 주택 호스트가 되는 방식보다는 부동산 투자로 수동적으로 돈을 벌 몇 가지 방법 중 하나이다.
블랙우드는 부동산 조각 투자 및 소유 추세가 더 빨리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투자자가 주택 소유라는 아메리칸 드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주택 시장에서 투자자는 전체적인 접근 방식을 택한다. 블랙우드는 주택 시장 전망이 암울하며, 주택 시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젊은 세대가 아무것도 보유하지 못한 상태보다는 주택 일부분이라도 구매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사진=Unsplash]](/news/photo/202405/5526_7130_65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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