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진료소 예약률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전체 의학 분야 전문의를 통틀어 가장 바쁜 의학 전문의는 안과 전문의였다. 안구 문제로 NHS 외래 진료를 예약한 환자 비율은 약 10%였다. 매년 1,000만여 명이 안과 전문의 진료 예약을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지난 5년간 NHS의 안과 진료 예약 환자 수는 1/3 이상 증가했다.
18~65세 환자의 눈이 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안구 질환 탓이다. 그러나 인구 노령화 현상과 노인황반변성과 같은 안구 질환을 앓는 환자 모두 증가하는 추세이다. 시력장애의 가장 보편적인 원인이 되는 질환이기도 하다. 최근 진행된 어느 한 연구는 60세 이상이 되면, 이미 노인황반변성 초기 징조를 감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고 발표했다. 영국 환자 약 200명이 매일 안구 뒷부분 출혈의 결과로 시력상실 원인이 되는 중증 노인황반변성으로 발전한 사실을 발견한다.
다수 안과 전문의는 모든 환자 진료와 치료 과정에서 난항을 겪는다. 안타깝게도 많은 환자가 진료와 치료 지연 때문에 시력을 잃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시력 상실과 관련된 모든 증거는 초기 진단과 치료 평등성으로 시력을 보호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진=Freepik]
기술로 안구 질환 진단과 치료의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다. ‘광간섭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 장비라는 새로운 안구 스캐너를 영국 전역의 지역 안과 진료소에 배포한 덕분이다. 첨단 안구 스캐너는 침투 과정 없이 고해상도 망막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고무적인 소식이면서도 안구 질환 진료와 치료의 어려움을 다루기도 한다. 지역 안과 전문의 모두가 OCT 스캔 분석 전문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따라서 환자를 안과 전문 병원으로 보내는 일이 지나치게 많은 탓에 안구 질환 부담이 추가 발생 원인이 된다.
인공지능(AI)이 무어필즈 안과 병원(Moorfields Eye Hospital)이 보유한 것과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구 스캔 이미지 분석 전문 지식을 지역 사회로 가져올 수 있다. 2018년, 필자가 이끄는 무어필즈 안과 병원 연구팀은 구글 산하 AI 연구소인 딥마인드(DeepMind)와 협력해 네이처에 AI 시스템이 안과 전문의와 같은 수준으로 OCT 스캔을 분석하고, 망막 질환 50여 종 이상 평가할 수 있다고 입증하는 내용의 개념 증명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이후 필자의 연구팀은 다양한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훈련하는 방식으로 시스템 검증 임상 단계에 돌입했다. 목표는 AI 시스템이 민족과 임상 환경을 떠나 모든 환자의 안구 질환 진단 분석을 정확하게 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AI 시스템의 분석 작업 정확도 검증을 마친다면, AI 시스템을 지역 사회에 대규모로 배치할 수 있을 것이다. 알고리즘은 지역 내 안구 질환 진단 사례 중 안구 질환 증상이 가장 심각한 이들을 우선순위로 두고, 가장 먼저 치료를 위해 병원에 보내도록 할 것이다. 노인황반변성과 같은 만성 질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의학적 AI의 혁신은 토마스 에디슨의 전구 발명과 같은 혁신이 될 것이다. 에디슨은 단순한 전구 발명이라는 성과를 넘어서 전기 시대를 그리는 역할을 했다. 에디슨에게는 전기 발전소 전력 공급과 가정에 전기를 전달할 그리드 분배 시스템, 전기 사용량을 측정할 미터기 등과 같은 혁신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안과 AI도 이와 비슷한 혁신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제 클라우드와 연결하기 시작한 OCT 장비로 시력 검사를 진행한다. 또, NHS의 안구 질환 진료를 두고 국가 단위 혁신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추후 지역사회의 환자가 병원에서 정밀 진료를 받는 것이 수월해지도록 할 경로와 시스템을 배치할 것이다. 모든 혁신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혁신 네트워크는 마침내 AI가 널리 배포되도록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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