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의 성질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한국 연구진이 찾아냈다. 예측 오차율을 기존의 4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어 정밀 소재 분야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AIST 김형준 화학과 교수팀은 물성 예측 정확도를 강화한 소재 시뮬레이션 설계 기술이 새롭게 개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김민호 연구원 및 창원대 김원준 교수팀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소재 개발 과정에서 미리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설계를 할 수 있어 소재 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재 시뮬레이션 기술은 소재 개발 과정에서 물질을 합성하는 등 실제 개발에 들어가기 전 진행하는 가상 실험이다.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소재 물성을 예측 및 설계할 수 있다.
이미 소재개발 분야에서 사용 중인 기술로 ‘밀도범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이리는 복잡한 양자 이론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소재 외부에서 발생하는 ‘반데르발스 힘’이라는 전기적 힘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반데르발스 힘은 분자 소재부터 금속 및 반도체 소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재료 내에서 발생하며, 물성을 결정하는 데 크게 관여한다. 반데르발스의 힘을 예측하지 못하면 물성 예측 실험 과정에서 오차를 피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반데르발스 힘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약 100여 종에 달하는 소재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40%에 달하던 기존 방식의 오차율을 10% 이내로 줄일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소재 개발 연구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라며 "새로 개발한 소재 시뮬레이션 기술은 배터리, 에너지 전환 촉매, 2차원 나노 물질 등 다양한 분야 소재 설계 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ry)’ 1월 1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