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래 반도체 시장을 좌우할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범부처 합동 국가연구개발 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 착수를 위한 과제 기획을 완료하고 20일부터 사업공고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과 산업부는 이번 산업을 위해 올해 891억 원을 출연하는 등, 향후 10년간 총 1조 원을 투자한다. 소자, 설계, 장비·공정 등 기술개발 전 주기 기술 개발에 고루 투자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술 및 신소자 기술 개발(2020년 424억 원)을, 산업부는 차세대 반도체 설계 기술과 장비·공정 기술 개발(2020년 467억 원)을 담당한다.
그간 과기정통부와 산업부는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불균형적 산업 구조를 극복하고, 미래형 반도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7년부터 공동으로 사업 기획을 마련했으며, 지난해 4월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관련 기술개발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양 부처는 이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분야별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과제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술 수요조사, 사전 의견수렴 등을 거쳐 분야별 최종 추진 과제를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프로세서, 초고속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SW) 등을 통합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다. 개발된 플랫폼은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제품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기간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소자 분야는 초저전력·고성능 소자 개발이 목표다. 기술 패러다임 전환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 기술로 채택될 수 있는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가 가능한 분야를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신소자 원천기술 개발에 115억 원, 개발된 기술의 조기 상용화 연계를 위한 집적·검증기술개발에 45억 원을 배정했다. 창의적 아이디어 기반 도전적 기초기술에도 14억 원을 지원한다.
산업부는 시스템반도체(SoC) 설계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자동차, 첨단가전, 의료·바이오, 에너지, 첨단로봇 등 5대 전략산업 및 공공 수요와 연계해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할 계획이다. △경량 프로세서 △스토리지 △센싱 △연결 및 보안 △제어 및 구동 등 5대 핵심 요소기술 개발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대표 과제인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다종 신호처리 및 보안 기능이 강화된 차량 통합용 SoC △자가 화질 개선 및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위한 통합 디스플레이용 SoC 등이 있다. 안전한 국민생활 지원을 위한 과제인 △5G 기반 범죄예방을 위한 전자발찌용 SoC △지하 매설시설의 가스 누수 감지를 위한 SoC 등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미세공정용 장비·공정 분야에서는 반도체 제조 경쟁력의 핵심인 '미세공정용 장비·부품 기술'을 개발한다. △차세대 메모리, 고집적 시스템반도체 제조를 위한 원자 레벨 증착 장비 및 자동 검사 기술 △차세대 고집적 패키지를 위한 열처리 및 중성자에 의한 소프트웨어 에러 검출기술 등의 개발도 추진한다.
관련 기술 지원을 통해 향후 10나노 이하 공정 장비와 3D 패키지 장비 기술을 확보하고, 반도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 사업 진행과정에서 확보된 장비·공정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설계기술 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의 분야 간 연계·협력 및 민간 중심의 사업 수행 강화를 위해 단일 사업단을 구성해 체계적으로 사업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단은 부처별 연구개발 전문기관과 사업 기획·평가·관리 분야별 역할을 분담해 공정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고 성과관리의 효율성도 제고하게 된다.
사업의 공고일은 다음달 28일까지 40일간 진행된다. 평가를 통해 수행기관을 선정한 후 금년 4월부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과제별 기술제안서 및 공고문 등 자세한 내용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홈페이지에서 각각 확인할 수 있다. 사업설명회는 오는 29일(산업부), 31일(과기정통부)에 분야별로 각각 개최된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AI 반도체는 AI 시대 글로벌 주도권 경쟁의 핵심이자 격전지"라며 "아직 산업 초기 단계이므로 한발 앞서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선도적인 투자와 민간의 역량을 결집해 우리나라가 AI 반도체 1등 국가로 발돋움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차세대 반도체 분야 핵심기술 확보를 집중 지원해 메모리 강국을 넘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