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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 위기, 정부·게임3사 목소리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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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 위기, 정부·게임3사 목소리 내라"
위정현 게임산업학회장 "중국 판호 발급과 게임질병코드 해결 위해 최선 다할 것"

위정현 게임산업학회장이 특별한 제스처를 보이지 않는 정부와 한국 대표 게임 기업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3년째 해결되지 않은 중국 판호 발급 문제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 게임 산업의 양극화 등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중국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불거진 지난 2017년 3월 이후 국내 게임사에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판호는 중국의 게임 서비스 허가권을 말한다. 한국 게임은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혔지만 반면에 중국 게임은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위 회장은 16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유니버시티클럽에서 취임식을 앞두고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9대 회장을 맡았던 위 회장은 지난해 10월 참석 회원의 만장일치로 10대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1년 12월까지 2년이다.

위 회장은 "중국 '판호' 문제는 여전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방한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올 3~4월이 분수령"이라며 "정부가 게임에 관심을 두고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학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정현 게임산업학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준영/와이어드코리아]
위정현 게임산업학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준영/와이어드코리아]

위 회장은 한국 게임산업이 벼랑 끝에 몰렸음을 강조했다. 그는 "네 차례 공문 발송을 통해 겨우 외교부와 소통이 이뤄졌다"며 "그만큼 한국 게임은 절박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와의 만남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말한 위 회장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해 언급해 해줄 것을 요구했다. 위 회장은 "누군지 밝힐 수는 없지만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 장관도 게임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며 "그 분이 믿어달라고 했으므로 믿고 신뢰하고 있다. 정말 게임에 관심이 있는지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의 한한령에서 게임이 제외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산업을 위한 투쟁을 이어갈 뜻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게임 전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에 연락하고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얼마 남지 않은 머리도 삭발하고 외교부 앞에서 플랜카드를 들고 항의하는 등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N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게임질병코드 등재라는 악재로 인해 게임이 정신병과 마찬가지 취급을 받고 있지만 3N의 대표들은 딱히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위 회장은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끄는 이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위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나 앨런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CEO는 자신의 존립근거가 위협받을 때 적극적으로 이슈에 대응했지만 김정주 NXC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나와 만나 달라는 것이 아니라 업계를 대표하는 이들이 주도적인 발언을 해야 위기에 처한 한국 게임 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올해는 그들이 적극적으로 이슈에 임하고 게임 산업에 집중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게임질병코드 등재를 막기 위해 지난해 조직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공대위)' 활동도 계속 전개한다. 재원 확보가 쉽지 않지만 게임산업학회를 중심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에 전면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위 회장은 "학부모 단체, 교육계 등 게임질병코드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우리와 달리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몇 년에 걸쳐 작업을 해왔다"면서 "거기에 맞서서 우리도 똑같이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 게임 업계·학계의 문제는 이슈가 있을 때만 활동하는 '이슈 파이팅'에만 몰두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공대위에 참여한 단체들에 의견을 물어 향후 활동에 대해 묻고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게임 업계 주요 수익원이자 논란의 대상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 위 회장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확률형 아이템은 현금 또는 게임 포인트의 소모를 대가로 다양한 아이템을 확률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뽑기형' 상품이다.

위 회장은 "확률형 아이템의 높고 낮음의 문제와 공개 여부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 기업은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대부분 고지하고 있지만 해외 업체들은 지키지 않는 곳이 많다. 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 위 회장의 지적이다.

획득 확률이 지나치게 낮은 것에 대해 위 회장은 "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확률형 아이템이 한국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고 대기업보다 중소 개발사가 더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을 대체할 비즈니스 모델(BM)이 매우 취약해 우리 학회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라며 "어떤 식으로 가이드라인을 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 회장은 지난 9대 회장으로 활동했던 시기에 대해 "평균 정도 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연임이 이뤄진 것 같다"며 "지난 2년간 아쉬운 부분이 많았는데 그때처럼 최선을 다해 한국 게임 산업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겠다.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따끔한 질책 바란다. 앞으로의 활동을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와이어드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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