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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의 꽃 '라이다' 활짝 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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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의 꽃 '라이다' 활짝 필 수 있을까
글로벌 개발 경쟁 치열한 가운데 미국에선 구조조정 논의까지 제기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LiDAR)'. 전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사물과의 거리와 물성을 감지하고 이를 3D 영상으로 모델링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차의 '꽃'으로 인식될 만큼 핵심 기술로 꼽힌다. 빛을 이용한 주변 탐색장치로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레이더에 비해 주변 물체와 거리나 형상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카메라에 비해 야간이나 역광에서도 물체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차량의 지붕에 회전형으로, 혹은 차량 몸체에 설치된다.

하지만 라이다를 둘러싼 기업들의 개발 경쟁이 과열, 접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처럼 너무 많은 기업들이 경쟁이 뛰어들면 죽거나 공멸할 위기까지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자율주행차개발의 수도로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가 더욱 시급하고 일부 구조조정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 라이다 연구 봇물, CES에서도 신제품들 앞다퉈 공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이번 'CES 2020'에서는 현대모비스·SK텔레콤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소니·DJI 등 글로벌 기업들 다수가 신용 라이다 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을 벌였다. 기업들간의 제휴도 이어졌다.

글로벌 라이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미국 라이다 센서 기업 '벨로다인(Velodyne)'은 이번 CES에서 새 라이다인 '알파 프라임'의 업그레이드판인 라이다 '벨라비트'를 선보였다. 초소형 벨라비트는 차량, 로봇, 무인 비행체(UAV), 인프라 등 거의 모든 곳에 부착 가능한 것이 특징. 벨로다인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춰 100달러선까지 가격을 대폭 낮춘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벨로다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1년까지 레벨3 자율주행용 라이다 시스템을 양산해 국내 시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파이오니아와 협력해 1550nm(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장 레이저 모듈과 2D 초소형 정밀기계 기술(MEMS) 미러 스캐닝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단일 광자 라이다를 선보였다. 중국 드론업체 DJI와 소니 역시 자사 전기차 비전-S에 들어갈 라이다 시스템을 내놨다.
 

국내에서 라이다 관련 기술 확보가 증가한 반면 기술 성숙도가 높은 미국은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국내에서 라이다 관련 기술 확보가 증가한 반면 기술 성숙도가 높은 미국은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 글로벌 연구 활발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특허 급증

다양한 업체들이 라이다 개발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루미나 테크놀로지는 고속도로운전자는 멀리 봐야 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제품을 개발했다. 프랑스의 발레오는 5억6400만 달러 어치의 주문을 받았는데 이 회사 제품은 단거리에 가장 효과적이다.

이스라엘의 이노비즈(Innoviz)는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마그나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BMW와는 센서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는 등 확실한 상황별 기호에 맞는 라이다를 제공하고 있다. 

2005년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 당시 라이더를 최초로 만든 회사인 벨로다인(Velodyne)은 다양한 제품을 만들며 제품의 판매 단가는 100달러부터 시작하는 등 대중화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의 특허 출원이 급증세에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간 200여건에 불과했던 국내 라이다 관련 특허출원은 2012년 42건으로 2배 상승한 후 2017년에는 121건으로 6배나 급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중소기업 및 외국기업 모두 출원량이 증가했고 스타트업·중소기업이 출원량도 급증했다. 2014년까지 10건 미만의 출원량을 보이던 스타트업·중소기업이 최근 30건을 넘어서며 한층 치열해진 연구개발 분위기를 방증했다.

기술력과 함께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기업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 성숙기 미국은 구조조정 고민 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에서는 구조조정 논의가 제기됐다. 미국은 글로벌 경쟁사의 등장에 시장 경쟁력 약화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현재 수십개의 회사들이 라이더 산업에 투자 중이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들리고 있어서다.

와이어드 US의 에디터 다니엘 오베르하우스(Daniel Oberhaus)는 루미나 테크놀러지(Luminar Technology)의 설립자 오스틴 러셀 (Austin Russell)이 "많은 스타트업들이 주요 부품 도매 기업 중 하나가 되기를 원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러셀의 지적처럼, 또 다른 라이더 기업 애바(Aeva)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사 럭스(Lux)의 샤인 팔슈치 파트너는 "우리가 투자한 10개의 라이더 회사 중 30%는 망할 것이고 40%는 많지 않은 액수로 인수될 것이고, 나머지만 수익을 낼 것이다"이라고 평가했다.

러셀에 따르면, 루미나는 그간 6곳 라이더 업체로 부터 자신의 기업을 인수해 줄 것을 제안 받았다.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며, 자율주행차 보급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카트너의 시장 분석가 마이크 램지는 시장 리더들은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크런치 베이스의 자료에 따르면 벤처캐피탈의 투자자금 유입도 둔화된 상태다. 

현재 가장 큰 자율주행 기술 개발기업들인 웨이모, 크루즈, 아르고, 오로라도 라이더 회사를 인수를 마쳤거나 인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다 시장은 누가, 어떻게 차량을 사용하는 지에 따라 틈새 시장을 만들어 낼 전망이다.

배달용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리프랙션 AI 대표 맷 존슨 로버슨(Matt Johnson-Roberson)은 "회사가 도태되는 것은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라이더 산업이 목적에 접근해가고 있긴 하지만 도달한 것은 아니며 이를 먼저 얻게 되는 사람이 주문을 따내게 될 것이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스타트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앞선 기술력 확보는 필수이다. 최종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한 도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나 유니콘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을 모색해야 할 분위기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및 링크>

There Are Too Many Lidar Companies. They Can't All Survive

Self-Driving Startup Aurora Buys Speed-Sensing Lidar Company

와이어드 코리아=문재호 기자 jmoon@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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