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로봇 하나가 집안 곳곳을 굴러다닌다. 애완견이 사료 그릇을 뒤집어 엎은 것을 발견하자 로봇청소기를 불러내 즉시청소를 시킨다. 주인의 말을 알아듣고, 언제든 주인을 따라 다니며 보살핀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은 세계 최대 IT 및 가전기기 박람회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저녁, 미국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션 호텔에서 열린 'CES 기조연설' 행사장에서 작고 둥근 노란색 공 모양의 집사 로봇 '볼리(Balli)'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발전함에 따라 개개인의 생활양식도 큰 폭으로 변할 것”이라며 "볼리는 사용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든 주인을 돕고 보살피는 로봇"이라고 밝혔다.
볼리는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니는 로봇이다.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한다. 스마트폰, TV 등 주요 스마트기기와 연동이 가능해 다양한 홈 케어를 수행할 수도 있다. 기기 자체에 AI가 탑재된 ‘온디바이스’(On-device) 형태로 제작돼 강력한 보안기능을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홍보영상을 통해 볼리가 집안에 놓인 다른 기기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전제품과 연결하고 조종할 수 있어 바닥이 더러워지면 청소기를 작동시키고, TV를 켜거나 전등을 끄기도 한다.
현장에서도 김 사장이 볼리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는 모습이 시연됐다. 김 사장이 “따라와”를 외치자 공이 김 사장을 따라 굴러다녔다. 김 사장은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볼리는 인간 중심 혁신을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 방향을 잘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볼리 이외에 웨어러블 인체보조기 ‘젬스’(GEMS)도 공개했다. 젬스와 증강현실(AR) 안경을 착용하한 사람이 가상의 개인 트레이너에게 맞춤형 스트레칭 강습을 받는 모습을 시연해 보였다. 잼스를 이용하면 가상 트레이너를 통해 교정을 받는 등 운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 사장은 “이제는 단순히 물건만을 사고 파는 게 아니라, 물건과 관련한 경험을 파는 시대”라며 “볼리와 같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IT 기기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