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케이블TV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이 연달아 이뤄지면서 유료방송시장이 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시장 영향력 강화를 위한 이통 3사의 케이블TV 추가 인수 가능성도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15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허가한 데 이어 30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에 승인 결정을 내렸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LG유플러스의 사례에 비춰볼 때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인수·합병을 글로벌 통신방송 시장 변화에 대응한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와 자발적인 시장재편을 위한 노력으로 바라봤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의 자발적 구조개편 노력에 대해 방송통신 산업의 발전과 이용자의 편익 향상, 방송의 공정성 제고 등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가·허가 등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내년 유료방송시장의 80% 이상을 이통 3사가 차지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가 31.31%로 1위, LG유플러스+CJ헬로가 24.72%로 2위,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가 24.03%로 3위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격차를 좁히면서 1위 사업자 KT도 몸집 불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는 과거 케이블TV 3위인 딜라이브와의 인수·합병 논의를 진행했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막혀 진행하지 못한 바 있다.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3% 이상 점유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로, 방송시장 독과점을 견제하고 방송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2015년 도입된 합산규제는 3년 시한이 지나면서 지난해 6월 27일 일몰됐다.
다만 정책 불확실성이 KT의 인수 움직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합산규제 일몰 이후 후속 대책에 대한 논의가 1년 넘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9일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유료방송 규제개선안'을 제출했지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계류 중이다.
KT의 실질적인 움직임은 현재 실시간검색어조작방지법 등으로 진통 중인 과방위 내부 상황이 정리되고 차기 CEO 후보로 확정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공식 취임하는 내년 3월 이후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KT와의 격차를 좁히고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아있는 케이블TV사의 시장 점유율은 딜라이브 6.09%, CMB 4.73%, 현대HCN 4.07%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