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Angela Watercutter, WIRED US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은 지원이 필요했다. 정확히 말하면 많은 돈이 필요했다. 마틴 스콜세지는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를 다시 젊게 만들고자 했다.

2015년 가을 마틴 스콜세지는 영화 ‘사일런스’ 제작에 한창 전념 중이었다. 그러던 중 그는 시각 특수효과 전문회사 인더스트리얼 앤드 라이트 앤드 매직(ILM, Industrial and Light and Magic)의 베테랑 시각 특수효과 전문가 파블로 헬만(Pablo Helman)과 저녁을 함께 먹었다. 

당시 스콜세지는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일대기를 영화로 만드는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와 헬만은 프랑크 시나트라의 생애주기를 연기자가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틴 스콜세지는 매우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그것에 대해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했죠." 샌프란시스코 프레시지오 국립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ILM의 사무실에서 있었던 첫 만남에 대해 헬만은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저희는 누군가를 어떻게 젊어 보이게 할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스콜세지 감독은 '전 프랑크 시나트라를 재현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표현하려 합니다'고 말했어요."

다른 사람은 마피아 조직원이자 암살 용의자인 프랭크 시런(Frank Sheeran)이었고 스콜세지가 만든 영화는 ‘아이리시맨(The Irishman)’이었다. 넷플릭스가 제작에 참여한 3시간 반 분량의 아이리시맨은 변호사 출신 작가 찰스 브랜트의 전기 ‘I Heard You Paint Houses’에 등장하는 인물들 수십 년의 삶을 각색해서 만들어졌다. 스콜세지는 헬만에게 원고를 보냈고 그는 하룻밤새 1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원고를 모두 읽었다. “다음 날 오전 저희는 (영화 사일런스) 함께 촬영했습니다. 그에게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파블로 헬만은 말했다.
 

헬만이 함께하기로 결정하면서 4년간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목표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연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디에이징(De-aging, 연기자의 나이보다 훨씬 젊거나 늙은 사람에 대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졌다. 과거에 스튜디오들은 그저 VFX(영상 특수 효과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회사들에게 주름살을 없애거나 화장을 고치는 것을 부탁하곤 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빨라지고 소프트웨어 성능이 개량됨에 따라, VFX 회사들은 더 완전한 디에이징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2008년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위해 브래드 피트의 얼굴 표정은 모바 카메라 시스템을 사용하여 촬영됐다. 모바 카메라 시스템은 배우 주위에 일련의 카메라를 배치하여 얼굴 표정을 모두 수집한 다음 그 데이터를 사용하여 디지털 이미지로 해당 배우를 더 젊거나 늙게 만들었다.(브래드 피트가 맡았던 벤자민 버튼 역할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 설정이었기에, 브래드 피트는 디에이징이 필요했다기보다는 다시 나이를 먹어야했다.)

올해 앙 리 감독이 연출한 영화 ‘제미니 맨’에서 VFX 팀은 윌 스미스의 얼굴을 스캔하고 그의 표정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난 뒤 이를 ‘벨에어의 상큼한 왕자(Fresh Prince of Bel-Air)’, ‘나쁜 녀석들(Bay Boys)’ 같은 이전 공연 데이터와 병합함으로써 윌 스미스의 나이를 반으로 줄였다.

49세의 스미스는 카메라가 그의 모든 움직임을 포착하는 동안 헤드기어를 쓰고 얼굴 표정을 분석하는 ‘점’들을 붙인 뒤 모션 캡처 무대에서 연기를 했다; 그 연기는 23세 당시 배우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정보와 결합됐다.

하지만 아이리시맨을 만들기 위해, 헬만은 영화 ‘제미니 맨(Gemini Man)’에서 웨타 디지털(Weta Digital)이 했던 방법을 따라할 수 없었다. 스콜세지는 자신의 영화를 다른 방식으로 촬영할 수 있기를 원했다. 연기자들은 촬영장에서 헤드기어를 쓰면 안됐으며 모션 캡처는 사용이 금지됐다.

"영화는 1949년부터 2000년 사이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며 지속적으로 시간이 왔다 갔다 한다"고 스콜세지는 말한다. "문제는, 제가 이 영화를 만들 준비가 되었을 때쯤, 밥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스키가 더 이상 이 캐릭터들을 더 어려 보이는 화장만으로는 연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헬만이 화장 없이도 더 자연스레 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스콜세지는 호기심을 느꼈다. “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배우들이 골프공 같은 표정 분석점을 얼굴에 붙여놓고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습니다. 이는 배우들에게 방해가 되고 이러한 유형의 영화는 연기자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반응을 보면서 찍어야 합니다. 기술적인 측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디에이징은 넘기 어려운 장벽이었지만 헬맨은 이를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사일런스 제작을 마치고 난 후, 헬만은 그의 이론을 시험하기 위해 뉴욕으로 갔다. 그와 스콜세지는 드 니로에게 하루 동안 ’좋은 친구들(Goodfellas)’의 한 장면을 다시 촬영해 달라고 부탁했다. 만약 헬만이 70대 초반인 배우를 25년 전 지미 콘웨이(Jimmy Conway) 의 외모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ILM의 시각 특수기술을 활용해 70대 초반 배우로 하여금 스콜세지의 영화 주요 배역을 연기할 수 있을 것이다.

헬만은 시험 현장에서 10주일을 보냈다. 최종적으로 드 니로는 그가 1990년 시절의 모습처럼 보이게 됐다. “그래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고 헬만은 말한다.

대부의 한 장면을 다시 만들었다고 해서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로 가득한 촬영장에서 3.5시간짜리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헬만은 시각 특수효과의 개념을 증명 할 수 있었지만, 스콜세지가 원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개발 과정은 2년이 소요될 것이고 전체 필름을 완성하는 데는 그 두 배가 걸리게 되어 있었다. "비유를 하자면 그랑프리는 계속 열리고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4년 동안에 페라리를 만들고 있었던 셈이에요"라고 그는 말한다.

헬만이 생각해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본질적으로, ILM 팀은 프랭크 시런(De Niro), 지미 호파(Pacino), 러셀 부팔리노(Pesci)와 같은 연기자들의 나이를 몇 살로 보이게 해야 하는지에 상관없이 그들의 외모를 ‘그 나이’에 맞게 표현해야 했다. ILM 팀이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는 동안, 헬만은 스콜세지가 정상적으로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형태의 카메라 장치를 만들었다.

카메라 장치 중앙에는 표준 감독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양쪽에는 적외선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영화 촬영이 가능한 알렉사 미니 카메라가 두 대 있었다. 이 카메라들은 스콜세지가 보통 사용하려고 하지 않는 ‘점’들이 포착하는 모든 용적 측정 정보를 담아낸다. 이 카메라 장치는 초기에 약 38kg 정도였지만, 카메라 회사인 아리(Arri)와 협력하여 64파운드까지 줄일 수 있었고, 폭도 약 76cm(표준 문틀보다 5cm 더 좁게)로 만들 수 있었다.

그것이 처음 2년이었다. 이후 2년은 모두 필름 촬영 후의 편집 작업이었다. 헬만의 카메라는 수 시간의 영상과 기가 바이트 데이터를 담아냈고 이제 그들은 영상과 데이터를 이용해서 영화를 만들어야 했다. 이를 위해 그들은 플럭스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이 소프트웨어로 적외선 정보와 메인 카메라의 이미지를 합성해서 각 배우의 얼굴에 씌울 가면을 만들었다.

ILM 회의실에 앉아 있는 헬만은 영화 아이리시맨에서 그 악명 높은 시란과 호파("집 페인트칠 한다고 들었는데...")의 통화 장면을 보여주면서 ILM의 기술력을 증명한다. 그들은 몇 번의 클릭으로 수십 년 더 젊어졌다. 얼굴은 더 부드러워지고, 턱과 목의 주름살은 보정 되었다. 드 니로는 전날 사랑니를 제거했지만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컴퓨터 타자키를 몇 번 침으로써 자신의 보정 능력을 과시하는 헬만. 이 작업은 쉬워 보이지만, 몇 시간이고 계속한 작업의 결과였다. 40대 초반부터 80대 초반까지 다양한 나이 대를 연기해야 하는 시란 같은 연기자들을 위해, 이 팀은 ‘좋은 친구들’로 시작해서 영화 ‘카지노’에 있는 수천 개의 프레임을 분류했다.

(시란의 극중 캐릭터의 나이가 70대에 달했을 때, 거의 모든 시각 효과는 화장으로 처리했다. 디테일한 부분은 제외하고) 그리고 나서 그들은 각 장면에 들어갈 디에이징 된 얼굴을 만드는 데 사용할 눈, 코, 입의 이미지 카탈로그를 만들었다.

ILM은 또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 시스템은 그들이 만든 어떤 영상 프레임이든지 (가져다가) 순식간에 전체 이미지 라이브러리를 샅샅이 뒤져서 그 배우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참조 이미지 및 영상을 제공한다.

그 결과는 50년이라는 긴 시간적 배경을 그린 영화로, 페시, 드 니로, 파치노가 등장인물들을 연기했다. 만약 그들이 100% 진짜가 아닐 지는 몰라도, 기괴한 골짜기에서나 나올 것 같은 연기를 한다.
 

(뉴욕 영화 비평가 집단은 얼마 전 아이리시 맨을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저희가 개발한 기술의 가장 중요한 점은 공연의 미묘한 뉘앙스와 관련이 있습니다,"라고 헬만은 말한다. "동작 탐지기로 작업을 했다면, 저희는 미묘한 뉘앙스를 얻을 수 없었을 겁니다."

배우들을 자연스럽게 촬영하고 그들의 나이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ILM의 디에이징 시스템인 카메라 장치와 플럭스 소프트웨어가 미래의 영화 제작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다.

하지만, 감독이나 스튜디오가 배우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할지 아니면 얼굴 표정 분석 ‘점’을 배우 얼굴에 붙일지 여부는 그들이 어떤 종류의 영화를 만드는지에 달려 있다고 마이크 챔버스(Mike Chambers) 시각 효과 협회 회장은 말한다. 비록 둘 다 암살자를 포함한다고 해도, 조폭 영화와 복제된 암살자에 대한 공상 과학 영화는 결국 매우 다른 영화이다.

아무튼 디에이징은 앞으로 계속 사용할 기술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앞으로 디에이징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냐 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해 묻는 질문에 챔버스는 곧 개봉될 영화 ‘잭 찾기(Finding Jack)’와 관련된 최근 소동에 주목한다.

이 영화 제작자들은 오래전에 작고한 배우 제임스 딘이 영화에서 연기하는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배우를 젊게 보이게 하는 것과 그들을 부활시키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철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그 점은 매혹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만약 사람들에게 도구를 준다면, 누군가가 사용 방법을 찾아내고 이를 사용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사람들이 도구를 현명하게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그저 도구를 착취의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챔버스가 의미하는 바는 세 명의 배우들이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연기로 표현하려고 할 때 디에이징이 매우 유용한 기술로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감독이 역할에 딱 맞는 사람을 고용할 수 있거나 분장이나 화장으로 충분히 원하는 영상을 연출할 수 있을 때 디에이징 기술이 쓸모가 많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자리가 필요한 젊은 배우를 고용할 수 있는데 왜 제임스 딘을 다시 만들까? 그럴 필요 없는데 왜 가짜로 만드니? 젊음의 분수를 찾으려고 굳이 뛰어들 필요가 있겠는가.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참조기사 및 링크]

The Irishman Gets De-Aging Right—No Tracking Dots Necess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