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연하고 투명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태양전지가 투명해지면 전자 장치의 투명 기판에서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유연성이 더해져 휴대용과 웨어러블 장치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 최경진 교수팀은 실리콘 마이크로와이어 복합체를 이용해 유연하고 투명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된 투명 태양전지는 굽힘반경 6mm로 구부린 상태에서 성능을 측정해도 초기 효율에 비교해 95% 이상 유지됐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수십 번의 굽힘 시험 이후에도 성능이 유지됐다.
 

햇빛은 물질과 만나면 흡수되거나 투과, 반사된다. 태양전지는 태양광이 광활성층에 흡수되며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반면 물체가 투명하게 보이는 건 태양광 중 가시광선이 물체를 투과한 경우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가시광선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투명하게 만들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투명하고 유연한 고분자 기판과 독특한 형태의 실리콘 막대를 이용했다. 투명전지 개발에 원래 쓰이던 막대의 형상을 바꿔, 투명도는 유지하면서도 빛 흡수를 크게 늘렸다. 태양전지에서는 빛의 흡수, 투과뿐 아니라 반사도 일어난다. 대부분 반사되는 빛을 활용하지 못하는데, 연구진은 이를 다시 태양전지로 흡수할 구조를 만들었다.

이 태양전지에서는 실리콘 막대가 광활성층(태양광이 흡수돼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부분) 역할을 해 태양광을 흡수하고 전기를 생산한다. 실리콘 막대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간격으로 배치돼 우리 눈에는 투명하게 보인다. 새로운 태양전지는 기판 자체의 투명하고 유연한 성질이 그대로 남게 된다.

최경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태양전지는 수십 번의 굽힘 시험을 해도 95% 이상 초기 효율을 유지했다”며 “건물이나 차량 유리는 물론 휴대용 전자장치 등에 다양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