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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차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금지 발의안, 미국 내 중국산 전기차 대상 ‘사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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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차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금지 발의안, 미국 내 중국산 전기차 대상 ‘사형’ 선고
미국은 보안 우려를 이유로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개발한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모두 금지하고자 한다. 금지 법안 최종안이 완성된다면, 중국산 전기차를 미국 시장에서는 한동안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By Aarian Marshall, Zeyi Yang, WIRED US

2024년 초반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수입세 인상안을 공식 도입한 뒤 중국산 자동차를 미국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우려가 더 심각해졌다. 2024년 9월 23일(현지 시각),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과 러시아산 자동차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일부 제품 수입과 2026년 초반부터 소프트웨어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오늘날 첨단 차량의 핵심이 된다는 점에서 중국, 러시아 자동차 소프트웨어 금지가 국가 안보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은 금지 법안 발의를 발표하며, 차량 내 인터넷 연결이 된 카메라, 마이크, GPS 장비 등을 언급하며, “적국이 첨단 차량에 탑재된 여러 장비에 저장된 정보에 접근하여 미국의 국가 안보와 미국 시민의 프라이버시 모두 침해하는 상황을 상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법안 도입은 중국의 해외 시장 내 전기차를 위주로 저가 차량 생산량과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한 시점에 발표됐다.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2024년 상반기에 30% 이상 증가하여 고위급 관료 사이에서 중국산 차량이 자국 전기차 업계를 장악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유럽, 미국 시장이 경계해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 모두 관세 정책을 이용하여 중국의 차량 판매 장벽을 높이고, 중국산 차량 가격을 인상했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 제조사는 법률 허점을 이용하여 중국에서 설계하거나 제작한 차량을 서양 시장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동유럽, 아프리카, 멕시코 등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발의된 법안은 경쟁보다는 국가 안보에 더 초점을 맞춘다. 과거, 러몬도 장관은 커넥티드 차량 기술을 탈취하는 외국 해커 세력이 미국 공공 도로의 혼란을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2024년 2월, 러몬도 장관은 “미국 도로를 주행하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수천 대 혹은 수만 대가 베이징 해커 조직의 해킹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멈추게 되는 상황을 상상해 보아라”라고 말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그러나 지금 당장 미국 시장에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중국 기업과 러시아 기업이 드물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러몬도 장관이 제시한 상황은 현실적이지 않다. 연구 및 자문 기업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 자동차 연구 글로벌 사장인 스티브 만(Steve Man)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금지 발의안은 즉각 국가 안보에 대응할 법안보다는 선제 조처를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어느 한 고위급 관료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중국과 러시아 자동차 제조사는 지금 당장 미국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지금 미국 운전자는 안전하다”라고 말했다.

법안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모든 커넥티드 차량에도 적용되므로 더 엄격한 중국산 자동차 기술 금지 법률을 제정하게 될 수 있다. 차이나오토리뷰 수석 에디터 출신인 개인 애널리스트 레이싱(Lei Xing)은 “중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면, 커넥티드 차량을 대상으로 한 발의안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국 전기차 기업을 상대로 사망 선고를 한 것과 다를 바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발의안 도입 시 앞으로 10년간 미국 시장 내 중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0대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무부는 최종 법안 발표 후 도입이 완료된다면, 라디오 주파수 통신 수신 및 처리가 가능한 자동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차량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통합된 소프트웨어도 법률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안은 잠금장치, 플라스틱 커버 등 차량의 수동 부품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법안은 2027년 출시 차량에 발효되어 2030년이면 전면 시행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의 공개 의견 접수가 시작되었으며, 상무부는 2025년 초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종료 전까지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법안이 올바른 방향을 향한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본다. 미국 자동차 업계 단체인 자동차혁신동맹(Alliance for Automotive Innovation) 회장 겸 CEO 존 보젤라(John Bozzella)는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발의안 도입 절차 개발이 신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젤라는 “법안 도입 전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일부 자동차 제조사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공급사를 찾을 수 있으나 법안 도입에 앞선 전환 기간이 촉박하다고 느끼는 기업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화웨이, 텐센트, 바이두, BYD, 지리(Geely) 등 중국 테크 기업과 자동차 제조사는 자율주행 차량용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자체 개발 작업에 큰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국산 자율주행 차량은 판매 지역인 중국 시장에서 대다수 사용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정부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금지 법안과 유사한 논리를 적용하여 미국 내 다른 기술 금지를 추진했다. 2022년,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우려를 내세워 중국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 ZTE의 일부 장비 승인 금지를 발표했다. 2024년 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틱톡 플랫폼과 분리하지 않는다면, 미국 내 금지 조처를 강행한다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틱톡 측은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소프트웨어 금지 발의안도 마찬가지이다. 만은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소프트웨어 금지 발의안은 제2의 틱톡 금지 조처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roposed Ban Would Be a ‘Death Sentence’ for Chinese EVs in the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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