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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강화 바이러스, 요로감염증 치료에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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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강화 바이러스, 요로감염증 치료에 배포
항체의 효력이 상실하자 어느 한 기업이 유전자 편집과 박테리아 감염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아오파지에 의존한 요로감염증 퇴치에 나섰다.
By Emily Mullin, WIRED US

전 세계 항생제 저항성 증가 추세 때문에 박테리아 감염 치료의 어려움과 박테리아 감염증, 중증 질환 발병 및 사망 위험성이 확산하는 추세이다. 한때 기적의 치료제로 평가받았던 항체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진화한 박테리아 감염 예방 효과를 잃는 추세이다. 이에, 어느 한 기업이 박테리아오파지(bacteriophages)라는 극소수 바이러스에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결합이라는 이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박테리아 감염증을 치료하고자 한다.

줄여서 ‘파지’라고 부르기도 하는 박테리아오파지는 박테리아 자연 감염과 퇴치가 가능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제약사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Locus Biosciences)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방식을 파지 군집에 결합하여 박테리아 감염 퇴치 능력을 강화한다. 현재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는 대장균 박테리아 감염이 원인이 된 요로감염증(UTI) 치료에 활용할 방안을 실험 중이다. 2024년 8월 발표된 소규모 임상 시험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치료 활용 시 이점을 확인하려면,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파지는 하수구, 토양을 포함하여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곳 어디에나 존재하며, 그 종류는 수천 가지에 이른다. 항체는 인체에 유익한 박테리아를 포함하여 박테리아를 마구 박멸하지만, 파지는 퇴치할 박테리아 종류를 선별하도록 진화했다. 바로 감염증 치료 활용 대체 방안으로 활용할 가능성의 매력을 더한 요인이다.

파지는 100년 이상 존재했으며, 20세기 초반 다양한 감염증 의학 치료 시 활용되었다. 그러나 항체 종류가 무수히 많다는 점에서 항체에 접근할 수 없었던 구소련을 제외한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파지를 활용한 치료법 채택을 중단했다. 파지를 준비하기 어령누 데다가 과학계에서는 파지의 효과를 비관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최근, 항생제 저항성이 증가하자 연구팀이 또다시 파지 치료법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과학계는 과거 주로 항체로 치료하지 못한 만성 질환이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감염증 치료 수단으로 활용한 파지 군집을 신중하게 선정하여 환자의 인체에 존재하는 문제성 박테리아 치료에 가장 적합한 파지를 찾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의 치료법은 파지 6종을 결합했다. 인공지능(AI)으로 대장균 퇴치 효과가 가장 뛰어난 파지 조합을 예측한다. 그중 파지 3종은 대장균 세포 감염을 유도하는 ‘용해’ 파지이다. 나머지 3종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외를 포함하여 퇴치 효과를 강화한다. 한때 퇴치 목표 세포 안에 있었던 파지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이용하여 대장균 유전자의 중요한 위치를 목표로 하고는 박테리아 DNA를 무력화하기 시작한다.

일부 파지는 박테리아 세포 침투 능력이 뛰어나도 퇴치 능력은 부족하다.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 CEO 폴 가로폴로(Paul Garofolo)는 “퇴치 능력이 부족할 때 우전자 편집 방식을 투입한다”라며, “파지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치료를 인체에 적용한 뒤 다른 박테리아는 건드리지 않고 퇴치하고자 하는 박테리아 종만 제거한다”라고 설명했다.

임상 2상에서 피실험자로 모집된 여성 16명이 3일간 요로감염증 환자에게 흔히 처방하는 항체인 박트림(Bactrim)과 파지를 혼합하여 치료받았다. 치료 첫날 4시간도 지나지 않아 소변 내 대장균 수치가 급격히 감소했다. 그 효과는 10일간 지속됐다. 당시 모든 피실험자의 요로감염증 증상은 완치되었으며, 완치된 환자 16명 중 14명의 대장균 수치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상시험 결과를 담은 논문은 8월 9일(현지 시각), 란셋 감염병 저널(The Lancet Infectious Disease)에 게재됐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학 첨단 연구개발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BARDA)도 치료법을 공동 개발 중이다.

요로감염증은 갈수록 흔한 질병이 되는 추세이며, 여성 약 50%는 평생 최소 1번은 감염된다. 요로감염증 환자 80%의 발병 원인은 대장균이다. 세계보건기구(WTO)는 2022년도 보고서를 통해 대장균 때문에 요로감염증에 걸린 환자 5명 중 1명은 암피실린(ampicillin), 코-트라이목사졸(co-trimoxazole),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s) 등 표준 항생제 지속성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파지 치료는 조지아와 폴란드에서 흔한 치료법이지만, 미국에서는 공식 승인이 되지 않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일 때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고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다. 파지 치료법 상용화의 주된 걸림돌은 환자 개인 맞춤 치료가 필요하여 규모를 확장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적합한 파지 치료법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이후 일련의 파지 조합을 선정하여 배양한 뒤 정화 작업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의 임상시험과 같이 다양한 파지 조합을 활용한다면, 치료법을 더 널리 확장할 수 있다.

파지 치료법에는 다른 잠재적 장점도 있다. 파지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의 임상시험에는 참여한 적이 없는 사이마 아슬람(Saima Aslam)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의학 교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강화 방식은 박테리아 유전자를 약화한 뒤 박테리아가 파지 저항성을 갖추도록 하는 방식으로 일부 감염 경로를 우회한다”라며, “이론상 파지 저항성을 지닌 박테리아가 성장하지 못하도록 막고, 더 강력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필립 지먼(Philippe Zimmern)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의학센터 비뇨기과 교수는 파지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조합을 이용한 치료가 흥미롭지만, 환자에게는 치료 관리가 쉽지 않다고 본다. 임상시험 당시 파지 조합은 요도를 통해 방광에 주입하는 카테테르를 통해 인체에 투입된다. 이후 요로감염증 환자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또, 피실험자에게는 3일 연속 치료를 위해 진료소를 방문해야 하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지먼 교수는 “항체 저항성은 심각한 문제이다. 하지만 실제 치료 진행 방식과 환자가 받아들이는 방식도 어느 정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로폴로는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가 알약, 액체를 포함하여 사용자 친화성을 개선한 파지 조합 공식과 주입 방식을 갖춘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파지 치료를 요로감염증 첫 감염 환자가 아닌 만성 질환 환자 치료법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임상시험은 통제 집단을 두지 않은 채로 진행됐다. 이에, 지먼 박서는 임상시험의 치료 효과가 실제로 파지 조합 영향인지 혹은 항체인 박트림의 영향인지 확실히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장균에 감염된 환자 14명 중 11명은 임상시험 시작 당시 박트림 저항성이 있었다. 따라서 치료 목적으로 완성된 파지 조합이 추가로 더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항체가 파지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증거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가로폴로는 파지 치료법만 단독으로 채택할 때보다 파지와 항체를 함께 활용할 때 치료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로커스 바이오사이언시스는 박트림으로만 치료를 받는 통제 집단과 박트림과 파지 조합을 병행한 치료를 받는 요로감염증 환자 집단을 모두 모집한 채로 진행되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에는 최대 288명이 피실험자로 참여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rispr-Enhanced Viruses Are Being Deployed Against U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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