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avid Gilbert, WIRED US
2023년 8월, 일리야 감바쉬제(Ilya Gambashidze)는 자신이 모스크바 내 모스크바음악원(Moscow Conservatory)과 가까운 곳에 창업한 러시아 IT 기업인 소셜디자인에이전시(Social Design Agency) 회의실에 있었다. 감바쉬제는 당시 러시아 정계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불과 1개월 앞선 시기,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한 거짓 정보 유포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 의회의 러시아인 제재 명단에 포함되었다.
감바쉬제는 회의실에서 새로운 목표물을 상대로 개시할 작전 계획을 설명했다. 감바쉬제는 동료와 함께 이른바 ‘굿 올드 USA 프로젝트(Good Old USA Project)’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도록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로 구성되었다. 특히, 특정 소수 집단과 부동층 유권자 인구 밀도가 높은 주, 온라인 게이머 등을 영향력 행사 작전의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 프로젝트에는 영향력 행사 명분을 결정하는 전일제 담당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도 동원되었다.
2024년 9월 4일(현지 시각), 미국 법무부가 감바쉬제와 감바쉬제의 기업을 도플갱어(Doppelganger)라는 거짓 정보 유포 작전 계획을 설립한 조직으로 언급했다. 도플갱어는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그리고 비교적 최근 들어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거짓 정보 유포 작전도 개시했다. 도플갱어는 워싱턴포스트, 폭스 비즈니스 등 유력 언론 기관으로 착각할 만한 가짜 웹사이트를 무더기로 개설하고는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가짜 SNS 계정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친러 사상을 유포했다. 도플갱어는 러시아 정부와 관련된 거짓 정보 작전이다. 도플갱어와 러시아 정부 간의 관계는 2023년, 프랑스 정부가 최초로 제기했다.
2024년 9월 4일, 미국 법무부는 미국 자금 세탁 및 상표법을 위반한 도플갱어 관련 인터넷 도메인 32개를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는 러시아 정부의 영향력 행사 작전과 거짓 정보 유포 목적의 첨단 AI 기술 의존도를 드러낸다. 러시아 정부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은 가짜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미국인을 속여서 의도치 않게 러시아 선동 광고를 소비하도록 유도했다”라고 설명했다.
2024년 3월, 미국 재무부는 소셜디자인에이전시와 감비쉬제를 도플갱어 작전의 일환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2024년 9월 4일 자로 공개된 법원 문건에는 감바쉬제가 동료와 함께 주고받은 문서와 회의록이 대거 포함되었으며, 모두 러시아 정부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로 구축한 목표와 전략 등을 유례없이 매우 상세하게 기술했다.
법원 문건 기록은 러시아 정부 최고위급 관료 여러 명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거짓 정보 유포 작전 계획을 논의한 사실도 드러낸다. 특히, 세르게이 키리옌코(Sergei Kiriyenko) 대통령실 제1 부속실장이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도플갱어 계획을 변경했을 가능성도 보여준다. 감바쉬제는 러시아 정부 관료 회의 중 어느 한 관료가 푸틴에게 계획을 보고했다고 알린 적이 있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선서 진술서를 작성한 어느 한 FBI 요원은 이와 관련한 내용에서 푸틴을 언급했다.
법원 문건은 선거 운동 조작 세력이 미국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분열을 거짓 정보 유포 작전의 표적으로 삼기도 했으며, 인종차별 고정관념과 극우 음모론을 이용하여 트럼프 지지자를 거짓 정보 유포 대상으로 삼은 사실을 입증한다.
감바쉬제는 게릴라 미디어 계획을 기술한 어느 한 문서에 “미국은 미국인의 생활 방식, 아메리칸 드림 상실을 두려워한다”, “두려움이라는 심리를 미국 내 정보 작전 과정에서 이용해야 한다”라고 작성했다.
같은 문서는 공화당이 유색인종 차별 피해자라는 표현을 포함한 인종차별주의, 음모론 주장 등이 가득했다. 백인 중산층이 높은 인플레이션률과 물가 상승으로 차별받았다는 내용도 추가되었으며, “미취업 상태인 유색인종 집단은 결국, 미국 인구 내 특권층이 된다”라는 내용도 기술되었다.
프로젝트 목표는 처음부터 매우 명확했다. 감바쉬제는 굿 올드 USA 프로젝트 계획서에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목표라고 기술했다.
굿 올드 USA 프로젝트 계획은 미국 정치인 중 러시아나 푸틴 지지 성향이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러시아를 향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자원을 줄이고, 인플레이션률, 가스비 인상 등 자국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지출해야 한다는 논리를 홍보하는 데 더 집중했다.
굿 올드 USA 프로젝트 계획서에는 “러시아가 공화당의 관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트럼프 지지자의 관점을 확인하여 미국 여론을 얻도록 보장하는 노력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내용과 “그 과정에는 영토를 대가로 한 우크라이나의 평화 전망, 미국 경제 문제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 전 세계에 파견된 미군 철수 등이 포함된다”라고 작성되었다.
트럼프의 당선 이외 두 번째 목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과도하게 지원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비율을 51%로 늘리는 방안과 미국인의 조 바이든 대통령 신뢰도를 29%로 낮추는 방안이다.
계획서는 부동층 유권자 비율이 높은 주, 미국계 유대인, 히스패닉 후손인 미국인, 미국 게이머 집단, 레딧 사용자, 4chan 등 이미지 보드 사용자 등 특별히 표적으로 삼고자 하는 다양한 집단도 나열했다.
문서는 게이머 범주와 대화방 참여자 사용자를 “미국 인터넷 세계 우익화의 중추”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달간 트럼프 유세운동단은 온라인 게이머 커뮤니티 내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여러 명을 영입했다. 그중 다수는 주기적으로 심각한 여성혐오 거짓 발언을 공유하는 이들이다.
러시아 거짓 정보 유포 세력은 우익 사상을 유포할 의도로 트럼프 지지 콘텐츠와 기타 온라인에 널리 확산된 영상을 여럿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 여러 개를 개설하여 ‘미국 선거’ 검색 결과 최상단에 등장하도록 했다. (러시아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의 영상 중 널리 확산된 영상은 음악, 유머, 아름다운 여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반면, 감바쉬제는 동료와 함께 페이스북, 트위터, 레딧을 이용하여 트럼프 지지자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를 지지하는 앨라배마주’가 그 예시이다. 러시아가 레딧이 민주주의 검열에 자유롭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러시아 선동 광고 대규모 유포 중심 공간으로 삼을 계획도 법원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감바쉬제가 작성한 계획서는 도플갱어가 각각의 부동층 유권자 비율이 높은 주에서 SNS 플랫폼 내 비밀 조직을 생성할 계획도 상세히 기록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적당한 순간 지지를 얻어 매우 중요한 주와 포털에서 러시아 측을 이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면, 뉴스 보도 가치가 있는 사건으로 위장한 악의적 이야기를 배포한다”라고 기술되었다.
페이스북 광고를 이용하여 친러 서사를 유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사용자의 주목을 받은 메시지와 관심도가 낮은 메시지를 파악할 귀중한 심층 분석 정보를 얻었다. 문서에는 “특정 대상을 목표로 전달하는 페이스북 광고는 사용자 반응을 추적하여 실시간으로 광고를 배포하고는 의견 형성에 기여할 심리적 반응 집단을 향해 광고를 계속 배포하도록 한다. 봇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심리적 반응 단체는 가장 많은 논의를 관리하고,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집단에 따라 추가 광고 유포 대상을 변경한다”라는 내용이 작성되었다.
러시아 정부의 거짓 정보 유포 작전의 핵심은 인플루언서의 참여이다. FBI 선서 진술서에 기술된 바와 같이 감바쉬제의 기업은 수많은 언론 기관과 SNS 인플루언서 관련 정보 감시, 수집 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굿 올드 USA 프로젝트 문서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기존 가치관 옹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및 미국과 러시아의 평화 관계 지지, 굿 올드 USA 프로젝트 서사에 참여할 준비가 된 인플루언서와의 협력 방안을 찾는 데 혈안이었음을 알 수 있다.
프로젝트 문서에 나열된 러시아 정부와 협력할 만한 인플루언서 중에는 배우, 정치인, 언론 관계자, 사회 운동가, 성직자 등이 포함되었다.
선서 진술서는 2,800명이 넘는 인물을 인플루언서로 확인한 목록을 포함한 소셜디자인에이전스가 유지한 문서 하나를 언급했다. 해당 문서는 법원 문건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는 세계 각지의 인플루언서를 협력자로 고려했다. FBI의 목록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정치인 여러 명을 포함한 미국 인플루언서 20%가 모니터 대상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디자인에이전스는 법원 문건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문서도 보유했다. 해당 문서는 미국에 기반을 둔 계정 운영자를 포함한 52개국의 안티 인플루언서 1,900여 명을 추적했다. 해당 문서 평가를 담당한 FBI 요원은 안티 인플루언서가 소셜디자인에이전시의 관점에서 러시아의 목표와 반대되는 콘텐츠를 게재한 이들을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활용 방안을 논의한 러시아 정부 관료와의 회의 기록에는 “인플루언서가 필요하다. 세계 어디에서든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여러 명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인플루언서를 초청하여 대접할 준비가 되었다”라는 내용이 작성되었다. 어떠한 관련성도 확인되지 않았으나 도플갱어 선서 진술서가 공개되기 몇 시간 전, 여러 우익 해설자가 활동하는 기관인 테넷 미디어(Tenet Media)는 미국 법무부의 기소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 주도 뉴스 네트워크 RT의 자금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 때문이다.
소셜디자인에이전시는 매우 탄탄한 자원을 갖춘 채로 철저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디자인에이전시에는 4개 부서로 구성된 프로젝트 사무실이 있다. 그중 한 부서 전체는 거짓 정보 유포 및 영향력 행사 주제로 다룰 아이디어 생성 목적으로 미국 국회의원의 SNS 게시글 모니터링을 전담했다.
이후 주제 범위를 좁혀 모니터링팀으로 주요 문제 4~5개를 전달하라는 명령과 함께 이른바 텍스트 공장(text factory)로 전달한다. 또, SNS 플랫폼에 게재할 기본 게시글 8~10개, 봇 네트워크릐 SNS 게시글로 올릴 댓글 40~60개를 모니터링팀으로 전달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린다. ‘만화 편집국(manga editorial office)’이라는 부서에서 밈을 포함하여 매일 이미지 3~4개를 생성한다. 마지막으로 영상팀은 매일 영상 3~4편을 제작했다.
문서에는 “작전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가짜 뉴스 최소화와 사실과 같은 뉴스 최대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실제로 발생하는 일이라는 점을 반복해야 한다. 공식 언론에서는 관련 정보 설명이나 사실 입증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도플갱어의 활동을 면밀히 추적해 온 익명의 러시아 연구원 단체인 Antibot4Navalny는 선서 진술서가 도플갱어 작전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Antibot4Navalny 소속 어느 한 연구원은 2024년 초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자체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사실, 유럽연합이 소셜디자인에이전시와 계속 사업을 이어가고, 영국에 등록된 유령회사가 소셜디자인에이전시의 운영을 돕는다면, 한 가지 작전이 알려져서 잠잠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작전이 시작되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DOJ: Russia Aimed Propaganda at Gamers, Minorities to Swing 2024 Election
2023년 8월, 일리야 감바쉬제(Ilya Gambashidze)는 자신이 모스크바 내 모스크바음악원(Moscow Conservatory)과 가까운 곳에 창업한 러시아 IT 기업인 소셜디자인에이전시(Social Design Agency) 회의실에 있었다. 감바쉬제는 당시 러시아 정계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불과 1개월 앞선 시기,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한 거짓 정보 유포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 의회의 러시아인 제재 명단에 포함되었다.
감바쉬제는 회의실에서 새로운 목표물을 상대로 개시할 작전 계획을 설명했다. 감바쉬제는 동료와 함께 이른바 ‘굿 올드 USA 프로젝트(Good Old USA Project)’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도록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로 구성되었다. 특히, 특정 소수 집단과 부동층 유권자 인구 밀도가 높은 주, 온라인 게이머 등을 영향력 행사 작전의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 프로젝트에는 영향력 행사 명분을 결정하는 전일제 담당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도 동원되었다.
2024년 9월 4일(현지 시각), 미국 법무부가 감바쉬제와 감바쉬제의 기업을 도플갱어(Doppelganger)라는 거짓 정보 유포 작전 계획을 설립한 조직으로 언급했다. 도플갱어는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그리고 비교적 최근 들어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거짓 정보 유포 작전도 개시했다. 도플갱어는 워싱턴포스트, 폭스 비즈니스 등 유력 언론 기관으로 착각할 만한 가짜 웹사이트를 무더기로 개설하고는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가짜 SNS 계정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친러 사상을 유포했다. 도플갱어는 러시아 정부와 관련된 거짓 정보 작전이다. 도플갱어와 러시아 정부 간의 관계는 2023년, 프랑스 정부가 최초로 제기했다.
2024년 9월 4일, 미국 법무부는 미국 자금 세탁 및 상표법을 위반한 도플갱어 관련 인터넷 도메인 32개를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토퍼 레이(Christopher Wray)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발표는 러시아 정부의 영향력 행사 작전과 거짓 정보 유포 목적의 첨단 AI 기술 의존도를 드러낸다. 러시아 정부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은 가짜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미국인을 속여서 의도치 않게 러시아 선동 광고를 소비하도록 유도했다”라고 설명했다.
2024년 3월, 미국 재무부는 소셜디자인에이전시와 감비쉬제를 도플갱어 작전의 일환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2024년 9월 4일 자로 공개된 법원 문건에는 감바쉬제가 동료와 함께 주고받은 문서와 회의록이 대거 포함되었으며, 모두 러시아 정부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로 구축한 목표와 전략 등을 유례없이 매우 상세하게 기술했다.
법원 문건 기록은 러시아 정부 최고위급 관료 여러 명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거짓 정보 유포 작전 계획을 논의한 사실도 드러낸다. 특히, 세르게이 키리옌코(Sergei Kiriyenko) 대통령실 제1 부속실장이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도플갱어 계획을 변경했을 가능성도 보여준다. 감바쉬제는 러시아 정부 관료 회의 중 어느 한 관료가 푸틴에게 계획을 보고했다고 알린 적이 있다는 사실을 기록했다. 선서 진술서를 작성한 어느 한 FBI 요원은 이와 관련한 내용에서 푸틴을 언급했다.
법원 문건은 선거 운동 조작 세력이 미국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분열을 거짓 정보 유포 작전의 표적으로 삼기도 했으며, 인종차별 고정관념과 극우 음모론을 이용하여 트럼프 지지자를 거짓 정보 유포 대상으로 삼은 사실을 입증한다.
감바쉬제는 게릴라 미디어 계획을 기술한 어느 한 문서에 “미국은 미국인의 생활 방식, 아메리칸 드림 상실을 두려워한다”, “두려움이라는 심리를 미국 내 정보 작전 과정에서 이용해야 한다”라고 작성했다.
같은 문서는 공화당이 유색인종 차별 피해자라는 표현을 포함한 인종차별주의, 음모론 주장 등이 가득했다. 백인 중산층이 높은 인플레이션률과 물가 상승으로 차별받았다는 내용도 추가되었으며, “미취업 상태인 유색인종 집단은 결국, 미국 인구 내 특권층이 된다”라는 내용도 기술되었다.
프로젝트 목표는 처음부터 매우 명확했다. 감바쉬제는 굿 올드 USA 프로젝트 계획서에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목표라고 기술했다.
굿 올드 USA 프로젝트 계획은 미국 정치인 중 러시아나 푸틴 지지 성향이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러시아를 향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집중하기 보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자원을 줄이고, 인플레이션률, 가스비 인상 등 자국 내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지출해야 한다는 논리를 홍보하는 데 더 집중했다.
굿 올드 USA 프로젝트 계획서에는 “러시아가 공화당의 관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트럼프 지지자의 관점을 확인하여 미국 여론을 얻도록 보장하는 노력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내용과 “그 과정에는 영토를 대가로 한 우크라이나의 평화 전망, 미국 경제 문제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 전 세계에 파견된 미군 철수 등이 포함된다”라고 작성되었다.
트럼프의 당선 이외 두 번째 목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과도하게 지원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비율을 51%로 늘리는 방안과 미국인의 조 바이든 대통령 신뢰도를 29%로 낮추는 방안이다.
계획서는 부동층 유권자 비율이 높은 주, 미국계 유대인, 히스패닉 후손인 미국인, 미국 게이머 집단, 레딧 사용자, 4chan 등 이미지 보드 사용자 등 특별히 표적으로 삼고자 하는 다양한 집단도 나열했다.
문서는 게이머 범주와 대화방 참여자 사용자를 “미국 인터넷 세계 우익화의 중추”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달간 트럼프 유세운동단은 온라인 게이머 커뮤니티 내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여러 명을 영입했다. 그중 다수는 주기적으로 심각한 여성혐오 거짓 발언을 공유하는 이들이다.
러시아 거짓 정보 유포 세력은 우익 사상을 유포할 의도로 트럼프 지지 콘텐츠와 기타 온라인에 널리 확산된 영상을 여럿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 여러 개를 개설하여 ‘미국 선거’ 검색 결과 최상단에 등장하도록 했다. (러시아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의 영상 중 널리 확산된 영상은 음악, 유머, 아름다운 여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반면, 감바쉬제는 동료와 함께 페이스북, 트위터, 레딧을 이용하여 트럼프 지지자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를 지지하는 앨라배마주’가 그 예시이다. 러시아가 레딧이 민주주의 검열에 자유롭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러시아 선동 광고 대규모 유포 중심 공간으로 삼을 계획도 법원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감바쉬제가 작성한 계획서는 도플갱어가 각각의 부동층 유권자 비율이 높은 주에서 SNS 플랫폼 내 비밀 조직을 생성할 계획도 상세히 기록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적당한 순간 지지를 얻어 매우 중요한 주와 포털에서 러시아 측을 이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단을 확보하게 된다면, 뉴스 보도 가치가 있는 사건으로 위장한 악의적 이야기를 배포한다”라고 기술되었다.
페이스북 광고를 이용하여 친러 서사를 유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사용자의 주목을 받은 메시지와 관심도가 낮은 메시지를 파악할 귀중한 심층 분석 정보를 얻었다. 문서에는 “특정 대상을 목표로 전달하는 페이스북 광고는 사용자 반응을 추적하여 실시간으로 광고를 배포하고는 의견 형성에 기여할 심리적 반응 집단을 향해 광고를 계속 배포하도록 한다. 봇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심리적 반응 단체는 가장 많은 논의를 관리하고,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집단에 따라 추가 광고 유포 대상을 변경한다”라는 내용이 작성되었다.
러시아 정부의 거짓 정보 유포 작전의 핵심은 인플루언서의 참여이다. FBI 선서 진술서에 기술된 바와 같이 감바쉬제의 기업은 수많은 언론 기관과 SNS 인플루언서 관련 정보 감시, 수집 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굿 올드 USA 프로젝트 문서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기존 가치관 옹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및 미국과 러시아의 평화 관계 지지, 굿 올드 USA 프로젝트 서사에 참여할 준비가 된 인플루언서와의 협력 방안을 찾는 데 혈안이었음을 알 수 있다.
프로젝트 문서에 나열된 러시아 정부와 협력할 만한 인플루언서 중에는 배우, 정치인, 언론 관계자, 사회 운동가, 성직자 등이 포함되었다.
선서 진술서는 2,800명이 넘는 인물을 인플루언서로 확인한 목록을 포함한 소셜디자인에이전스가 유지한 문서 하나를 언급했다. 해당 문서는 법원 문건 공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는 세계 각지의 인플루언서를 협력자로 고려했다. FBI의 목록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 정치인 여러 명을 포함한 미국 인플루언서 20%가 모니터 대상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디자인에이전스는 법원 문건에 포함되지 않은 또 다른 문서도 보유했다. 해당 문서는 미국에 기반을 둔 계정 운영자를 포함한 52개국의 안티 인플루언서 1,900여 명을 추적했다. 해당 문서 평가를 담당한 FBI 요원은 안티 인플루언서가 소셜디자인에이전시의 관점에서 러시아의 목표와 반대되는 콘텐츠를 게재한 이들을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활용 방안을 논의한 러시아 정부 관료와의 회의 기록에는 “인플루언서가 필요하다. 세계 어디에서든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 여러 명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인플루언서를 초청하여 대접할 준비가 되었다”라는 내용이 작성되었다. 어떠한 관련성도 확인되지 않았으나 도플갱어 선서 진술서가 공개되기 몇 시간 전, 여러 우익 해설자가 활동하는 기관인 테넷 미디어(Tenet Media)는 미국 법무부의 기소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 주도 뉴스 네트워크 RT의 자금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 때문이다.
소셜디자인에이전시는 매우 탄탄한 자원을 갖춘 채로 철저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디자인에이전시에는 4개 부서로 구성된 프로젝트 사무실이 있다. 그중 한 부서 전체는 거짓 정보 유포 및 영향력 행사 주제로 다룰 아이디어 생성 목적으로 미국 국회의원의 SNS 게시글 모니터링을 전담했다.
이후 주제 범위를 좁혀 모니터링팀으로 주요 문제 4~5개를 전달하라는 명령과 함께 이른바 텍스트 공장(text factory)로 전달한다. 또, SNS 플랫폼에 게재할 기본 게시글 8~10개, 봇 네트워크릐 SNS 게시글로 올릴 댓글 40~60개를 모니터링팀으로 전달하라는 명령도 함께 내린다. ‘만화 편집국(manga editorial office)’이라는 부서에서 밈을 포함하여 매일 이미지 3~4개를 생성한다. 마지막으로 영상팀은 매일 영상 3~4편을 제작했다.
문서에는 “작전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면, 가짜 뉴스 최소화와 사실과 같은 뉴스 최대화가 필요하다”, “동시에 실제로 발생하는 일이라는 점을 반복해야 한다. 공식 언론에서는 관련 정보 설명이나 사실 입증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도플갱어의 활동을 면밀히 추적해 온 익명의 러시아 연구원 단체인 Antibot4Navalny는 선서 진술서가 도플갱어 작전에 타격을 줄 가능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Antibot4Navalny 소속 어느 한 연구원은 2024년 초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자체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사실, 유럽연합이 소셜디자인에이전시와 계속 사업을 이어가고, 영국에 등록된 유령회사가 소셜디자인에이전시의 운영을 돕는다면, 한 가지 작전이 알려져서 잠잠해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작전이 시작되는 일이 반복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DOJ: Russia Aimed Propaganda at Gamers, Minorities to Swing 2024 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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