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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여성 정치인의 혐오발언 문제 보호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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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여성 정치인의 혐오발언 문제 보호 나 몰라라
인스타그램이 여성 선거 출마 후보를 겨냥한 공격성 댓글 93%를 방치한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성 후보를 겨냥한 혐오 발언은 일부 여성 정치인이 주요 관직 취임 기회를 모색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 온라인 괴롭힘 유형에 해당한다.
By Vittoria Elliott, WIRED US

민주당 대통령 출마 후보로 임명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공식 인스타그램 페이지는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인 팀 왈즈(Tim Walz) 미네소타주지사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고정했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는 칭찬 댓글과 함께 ‘트럼프 2024(Trump 2024)’가 1회 이상 언급된 비판 댓글이 있다. 간혹 해리스 부통령이 왈츠 주지사에게 구강성교를 한 적이 있는지 묻는 저속한 질문도 발견할 수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래전부터 온라인 괴롭힘을 겪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온라인 괴롭힘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온라인 혐오 발언과 거짓 정보 추적 전문 비영리 단체인 디지털 혐오 대응 센터(CCDH)의 보고서는 인스타그램이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 공화당과 민주당 여성 의원을 모두 겨냥한 온라인 공격으로 분류한 혐오 및 폭력성 댓글 1,000건 중 93%를 제거하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행했다.

CCDH CEO 임란 아흐메드(Imran Ahmed)는 인스타그램이 악성 댓글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여 여성이 정치계에서 경력을 쌓고자 하는 의욕을 무너뜨리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성의 정치 참여를 무의식적으로 악화하는 장벽이다”라고 지적했다.

CCDH 연구팀은 6개월간 미국의 현직 여성 정치인 10명의 계정을 관찰했다. 모니터링 대상은 해리스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민주당 상원 의원,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민주당 하원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민주당 하원 의원, 재스민 크로켓(Jasmine Crockett) 민주당 하원 의원, 마저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공화당 하원 의원, 안나 파울리나 루나(Anna Paulina Luna) 공화당 하원 의원, 로렌 보버트(Lauren Boebert) 공화당 하원 의원,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Maria Elvira Salazar) 공화당 하원 의원,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 공화당 상원 의원이다. 연구팀이 관측한 온라인 괴롭힘 유형은 살인, 강간 위협부터 인종차별 발언, 비교적 흔한 악성 댓글 등 다양하다.

블랙번 의원을 향해 남긴 댓글 중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기를 바란다”라는 댓글도 있다. 크로켓 의원을 겨냥한 댓글 중에는 “크로켓 의원에게 악의적인 글을 남기는 흑인 여성 모두 싱글맘으로 오랜 시간 보내면서 엉망인 국가를 파괴하는 쓰레기를 늘리는 데 일조해서는 안 된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다른 게시물에서 펠로시 의원을 향해 게재된 댓글 중에는 “펠로시 의원의 남편을 공격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국회의원 자리에서 물러나기를 빈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연구팀은 2024년 1월 1일부터 6월 7일 사이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게시물 877개에 달린 댓글 50만 개 이상 확인하고는 구글 직소(Google Jigsaw)의 퍼스펙티브 API(Perspective API)로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표준을 위반한 악성 댓글 내용을 분석했다. (메타의 정책에는 인종, 민족, 출신국, 장애, 종교적 신념, 신분 제도, 성적 취향, 성 정체성, 중증 질환 등을 바탕으로 한 공격을 금지한다는 규정과 폭력 위협, 자해나 심각한 성적 댓글 등도 금지한다는 규정이 명시되었다.) 연구팀은 인스타그램이 자체 보고 기능으로 분류한 악성 댓글 1,000건을 발견하고는 인스타그램 측이 문제가 되는 댓글을 실제로 삭제했는가 확인했다.

크로켓 의원을 언급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댓글을 비롯한 일부 댓글은 메타의 커뮤니티 표준을 명백하게 위반한 댓글이다. 해리스 부통령을 대상으로 게재된 “국경으로 가서 쓰레기나 주워라!”와 같은 악성 댓글은 CCDH 연구팀이 해로운 댓글이라고 분류했다. 직접적인 위협이나 모욕은 아니지만, 무례하면서 타인을 무시하거나 논쟁의 여지를 남기는 타당성이 없는 댓글 유형에 해당한다. 해로운 댓글은 즉시 삭제 대상에 해당하는 성차별 혹은 인종차별적 측면에서 도를 넘은 댓글에 해당하지 않지만, 연구팀이 온라인에서 여성 정치인을 향한 전반적인 적대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는 댓글로 지적한 문제성 댓글 유형에 해당한다. CCDH는 댓글 25건 중 1건꼴로 해로운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아흐메드는 공공 관료가 되고자 하는 여성 누구나 극단적인 폭력을 견뎌야 하는 환경이 모든 여성의 정치계 입문 장벽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지의 여성 정치인은 온라인 공간과 현실 세계에서 꾸준히 위협과 괴롭힘을 직면한다. 전략적 대화 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는 2020년 미국 대통령 당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정치인을 직접 겨냥한 온라인 괴롭힘 분석을 통해 여성이 트위터에서 괴롭힘을 당할 확률이 더 높다는 분석 결과를 담은 연구 보고서를 게재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는 여성 민주당 정치인이 남성 민주당 의원보다 악성 댓글 피해를 보는 사례가 10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공화당 의원은 같은 당의 남성 의원보다 악성 댓글 피해를 겪을 확률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정치인을 겨냥한 온라인 괴롭힘은 더 확고해지는 추세이다. 2019년, 영국 여성 단체는 일부 여성 국회의원이 온라인 괴롭힘 때문에 재선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2020년 발표된 캐나다 정치인을 겨냥한 온라인 괴롭힘 실태 연구 보고서는 여성이 추후 초선 혹은 재선 출마 시 성적 괴롭힘을 당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듬해 발표된 또 다른 연구 보고서는 영국 여성 정치인이 남성 정치인보다 훨씬 더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다양한 유형의 괴롭힘 때문이다. 특히, SNS에서의 괴롭힘이 가장 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리스 부통령처럼 유색인종인 여성 정치인은 유독 온라인 폭력을 당할 확률이 더 높다. 실제 유색인종 여성 정치인의 온라인 괴롭힘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CCDH 연구팀이 확인한 해리스 부통령의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게재된 댓글 중에는 “누구든 흑인이 미국을 이끄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2022년, 민주주의기술센터(Center for Democracy and Technology)는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유색인종 여성 정치인이 성별과 인종 집단이 다른 정치인보다 거짓 정보 유포 대상이 될 확률이 높았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행했다. 민주주의기술센터 연구소장 다나라즈 타쿠르(Dhanaraj Thakur)는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다른 유색인종 여성 정치인의 온라인 괴롭힘 피해 사례를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유독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공격이 많다”라고 전했다.

메타는 자사 플랫폼이 항상 여성 정치인을 겨냥한 괴롭힘에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2021년 이후 메타는 자사 웹사이트에 “여성 정부 관계자를 위한 온라인 안전”이라는 독자적 조항을 개설했다. 해당 조항은 사용자에게 혐오, 폭력성 게시글 신고를 독려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페이지에는 메타의 #SheLeads 가이드 링크가 포함되었으며, “여성 지도자에게 안전 요령과 메타의 플랫폼에서 스스로 보호할 최고의 관행을 제공할 환경을 조성했다”라는 안내 사항이 명시되었다. 현재 해당 링크에 접속하면, “URL 서명 만료”라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메타 여성 안전 사장 신디 사우스워스(Cindy Southworth)는 “메타는 누구나 게시물 댓글을 관리하면서 공격성 댓글이나 문장, 이모지 등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팔로워가 아닌 사용자의 댓글을 자동으로 숨길 수도 있는 툴을 제공한다. 메타는 전 세계 여러 협력사와 꾸준히 정책 개선 작업, 정책 위반 콘텐츠 탐지 및 문제 대응 정책 시행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CCDH 보고서 내용을 검토하여 정책을 위반한 콘텐츠에 대응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흐메드는 CCDH가 메타에서 금지하는 혐오성 콘텐츠 범위를 손쉽게 충족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또, 메타 관계자가 정책 위반 콘텐츠에 대응할 때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때가 십중팔구라고 지적했다.

타쿠르 소장은 연구 도중 조사한 여성 정치인이 메타가 운영하는 SNS 플랫폼의 보고 절차가 분명하지 않고, 문제 신고 시 메타 측의 대응이 너무 느리다는 불평을 늘어놓은 사실을 전했다. 타쿠르 소장은 “메타의 콘텐츠 관리 규정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따라서 많은 여성 정치인이 온라인 괴롭힘 발생 시 메타 측에서 필요한 수준으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게시물을 남겨두거나 삭제할 게시물, 정책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 댓글 판단 기준도 모호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타쿠르 소장은 혐오나 악성 콘텐츠 전달 방식, 콘텐츠가 유발하는 피해 수준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이 메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단위에서 보면, 인종, 성별 등 다른 요인을 이유로 모든 정치인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다. 그러나 SNS 플랫폼은 모든 사용자를 동등하게 대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stagram Isn’t Protecting Women Politicians From Hate Spe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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