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인공지능, 올림픽 수영 경기장 온도 높였다
상태바
인공지능, 올림픽 수영 경기장 온도 높였다
파리에 설립된 데이터센터가 올림픽 수영장 온도를 높이는 에너지 시스템을 공급했다. 그러나 비판 세력은 수영 경기장과 연결한 데이터센터 잉여 열 재사용 프로젝트가 AI의 진짜 환경 비용에서 관심을 분산시킨다고 지적한다.
By Morgan Meaker, WIRED US

파리 북부 외곽 지역에는 거대한 테라코타 색상의 창고 하나가 있다. 창고 내부에는 창문이 없는 통로가 미로처럼 이어졌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색 문이 나열된 공간과 흰색 스트립라이트 아래에서 귀가 막힐 정도로 큰 가동 소음이 들린다. 통로를 지날 때는 휴대용 귀마개로 귀를 막아 소음을 차단할 수 있다.

바로 2024년 초반 완공된 후 새로 건설된 올림픽 아쿠아틱스 센터(Olympic Aquatics Center)의 열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프랑스 최신 데이터센터의 기이한 내부이다. 올림픽 아쿠아틱스 센터는 데이터센터 지붕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수영 대표팀 선수 케이티 레데키(Katie Ledecky)는 9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 데이터센터 기계가 부분적으로 가열한 수영장 물속에서 속도를 냈다.

PA10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데이터센터의 소음은 미국 데이터센터 기업 에퀴닉스(Equinix)가 생성하는 소음이다. 기계 가동 소음은 에퀴닉스의 냉방 시스템이 에퀴닉스 고객사 소유 컴퓨터 서버 온도를 낮추려 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이다. PA10 엔지니어 이만 에라지(Imane Erraji)는 인공지능(AI) 훈련 능력을 갖춘 서버 타워를 가리키면서 “PA10은 고밀도 랙을 위해 특수 설계된 시설이다”라고 말했다.

PA10은 2024 파리올림픽 개막에 앞서 몇 달간 대기로 증발하는 뜨거운 에너지를 물로 변환하고는 프라이스 시설 기업 엔지(Engie)이 가동하는 지역 에너지 시스템으로 연결하여 전달했다. 시설 전체를 가동할 때 에퀴닉스가 건물에서 방출하는 열은 6.6MW로 추정된다. 1,000가구 이상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PA10 설계는 인공지능(AI)이 데이터센터의 전기 수요를 빠른 속도로 높일 것이라는 전망을 시사한다. 에퀴닉스는 랙 1개당 전력 소모량이 최대 4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PA10은 유럽 전역에서 AI 에너지 작업 처리량 증가에 따른 환경 영향을 완화하고자 하면서 데이터센터를 도시 난방 유지에 필요한 기반 시설의 일부분으로 전환하려는 현상을 반영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에라지는 PA10 운영 프로젝트가 에퀴닉스와 파리 북동부 센생드니(Seine-Saint-Denis) 교외 지역에 모두 득이 된다고 설명한다. 에퀴닉스는 건물에서 생성된 열을 방출하여 냉각 기기 가동률을 높일 필요가 없으며, 도시에서는 저렴한 난방 자원을 자체 공급할 수 있다. 파리시에서 PA10 데이터센터의 난방 공급 프로젝트 투자금 200만 유로(210만 달러)를 지원하자 에퀴닉스는 15년간 에너지 무상 공급을 약속했다. 2024년 6월, 마테우 하노틴(Mathieu Hanotin) 센생드니 주지사는 PA10을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매년 도시의 이산화탄소 1,800메트릭 톤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PA10의 환경 이점에 집중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전기 사용량 62%를 핵발전소에서 생성하는 프랑스가 저탄소 전기를 보유했다고 평가한다. PA10 비판 세력은 열 재사용 프로젝트가 데이터센터의 토지, 물, 전기 소모가 극심하다는 진짜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고 지적한다. 프랑스 에콜데보자르(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informatique pour l'industrie et l'entreprise, ENSIIE) 컴퓨터과학 교수 앤 로르 리고자트(Anne-Laure Ligozat)는 “데이터센터가 이미 건설된 상태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열을 재사용하는 편이 낫다는 점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데이터센터 수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이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가 없다면, 기본 전기 난방 시스템의 환경 영향도 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열을 가두었다가 가정, 사무실, 대학 기관 난방용으로 재사용하는 프로젝트가 파리 일대에 우후죽순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독일 보더스텝 혁신 및 지속가능성 연구소(Borderstep Institute for Innovation and Sustainability) 연구원 사이몬 힌터홀처(Simon Hinterholzer)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까지 배출량 55% 감축과 같은 유럽연합의 높은 환경 목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압박을 직면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데이터센터의 열 재사용 프로젝트는 유럽 에너지 가격 급등세 속에서 인기가 상승했으며, 유럽 각지 지방정부가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저렴한 열 자원을 모색하도록 촉진했다. 힌터홀처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데이터센터의 열 재사용 프로젝트 시작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추가로 전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데이터센터 완공 후 열 재사용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지속 가능한 컴퓨팅 전문 교수인 샤오레이 런(Shaolei Ren)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재사용했을 때와 재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크다”라고 언급했다. 런 교수는 냉각 기술이 데이터센터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50%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와 관련, “기본적으로 열 재사용은 냉방 시스템을 가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양을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열 재사용 프로젝트의 장점을 주장하려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출처를 처음부터 검증해야 한다. 에퀴닉스는 PA10의 에너지 수요 100%를 전력 구매 합의 계약을 포함하여 재생에너지원으로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전력 구매 합의 계약은 테크 기업이 생성하는 전력과 비슷한 수준의 비용을 풍력발전소나 태양열발전소에 부담하는 조건을 담은 계약이다. 기업은 재생에너지원의 전력 모두 데이터센터에서 직접 사용하지 않을 때도 전력 비용을 부담한다.

런 교수는 “지금 당장 100%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공급하는 데이터센터는 단 한 곳도 없다. 여러 기업이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고 주장하거나 탄소 중립을 선언하지만, 실질적으로 탄소 상쇄를 언급한다. 즉, 데이터센터와 전력 그리드를 연결하고는 탄소 배출량을 다른 곳에서 상쇄한다는 의미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력 구매 합의 계약에 의존하는 기업이 항상 데이터센터가 건설된 지역의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PA10의 가동 소음은 올림픽 개막 후 올림픽 수영장을 찾은 관중의 응원 소리를 덮을 수 있을 정도로 크다. 그러나 파리시에는 데이터센터라는 호황기를 맞이한 업계와 AI가 유발할 수 있는 피해를 회의적으로 보는 관점이 남아있다. 리고자트 교수는 데이터센터 설립이 지속되는 추세와 데이터센터가 환경 문제를 완화하고자 적용한 방식 간 논쟁을 주된 문제로 지목했다. 이 부분에서 “데이터센터를 계속 세워야 하는가를 주된 의문점으로 제기할 수 있다. 만약, 데이터센터를 계속 건설해야 한다면, 열을 재사용해야 하는가 질문을 던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I Is Heating the Olympic Pool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