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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드랙퀸 아티스트 니키 돌, 온라인 혐오 세력 악성 공격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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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드랙퀸 아티스트 니키 돌, 온라인 혐오 세력 악성 공격 시달려
니키 돌은 파리올림픽 개막식 공연 이후 온라인 혐오 세력의 공격에 시달렸다. 이후 돌은 자신을 겨냥한 공격의 주동자라고 생각하는 영국 극우 논객 겸 배우 로렌스 폭스를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By Morgan Meaker, WIRED US

드랙퀸 아티스트 니키 돌(Nicky Doll)은 2024년 파리올림픽 개막식 공연 이후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었다. 돌의 메이크업이 센강 다리에서 공연하는 45분 동안 폭우 속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이때 돌은 전 세계 인구 수십억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올림픽 개막식에서 퀴어 문화에 뿌리를 둔 와킹댄스와 보그 댄스 공연을 했다.

보트 위에 있던 탈의실로 돌아간 뒤 축하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돌은 “2024년, 드랙퀸 공연 기회가 주어진 점이 매우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돌은 인기 프로그램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RuPaul’s Drag Race)’ 출연자이자 ‘드래그 레이스 프랑스(Drag Race France)’ 진행자로 유명한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돌은 다음 날 자신이 선 올림픽 개막식이라는 큰 무대에 선 것만큼 강한 비판을 받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프랑스 천주교의 주교 집단이 돌의 무대를 기독교회 경멸이자 조롱이라고 맹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돌의 무대를 수치스러운 행위라고 비난했다. 돌이 드래그 레이스에 출연한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 서서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작품이자 기독교의 상징과 같은 중요한 그림인 ‘최후의 만찬’을 재해석한 자세를 취한 모습이 비판 세력의 분노 집중 대상이 되었다. 주최측은 최후의 만찬을 재해석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온라인 악성 누리꾼 세력은 돌의 공연이 최후의 만찬 재해석 논란을 공격 의도로 악용했다.

돌의 스마트폰에는 순식간에 각종 알림이 쏟아졌다. 돌의 이름이 불특정 다수의 온라인 게시글에 태그되었다. 돌의 DM은 개막식 공연 관련 공격 메시지로 도배되었다. 그리고 “네가 사는 곳을 알고 있다”, “총을 들고 있다”, “네 목을 벨 것이다”라는 내용을 포함한 위협이 이어졌다. 돌과 함께 무대에 선 다른 아티스트를 겨냥한 괴롭힘도 이어졌다. 파리검찰청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혐오 범죄를 조사할 경찰 특수 전담팀을 형성하여 레즈비언 운동가 겸 DJ 바바라 버치(Barbara Butch)의 온라인 괴롭힘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마르세유 출신이지만, 현재 뉴욕에 거주하는 돌은 “퀴어인 이들은 SNS에서 항상 비판 대상이 된다. 그러나 퀴어 집단을 공격할 목적으로 종교적으로 이용하는 상황을 보면, 앞으로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부당한 주장이라고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공격성 메시지 뒤에는 익명의 악성 사용자 집단이 사용자명이나 프로필 사진이 없는 계정에 숨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돌을 공격한 이들 중에는 극우 논객으로 변신한 영국 배우 로렌스 폭스(Laurence Fox)도 있다. 폭스는 여성 혐오 및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악명이 높은 인물이기도 하다. 개막식 당일 밤 폭스는 비판 여론 속에서 X에 캣워크 장면을 공유하면서 당시 무대에 선 공연자를 “보잘것없는 소아성애자들”이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글은 “사진 속 인물이 소아성애자라는 증거는 없다”라는 사실 검증 라벨이 추가된 채로 여전히 X에 남아있다.

폭스가 공유한 장면 속에서 버치의 옆에 서 있던 돌은 프랑스에서 폭스를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기로 결심했다. 돌은 “개인적으로 폭스를 고소할 의사가 있다. 폭스가 개막식 공연자를 개인의 안건에 악용했으며, 폭스의 발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폭스가 자신의 팬층에 보낸 메시지 내용이 중요하다. 폭스는 혐오와 동성애 혐오, 트랜스젠더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폭스 대변인과 X 모두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돌은 자신의 올림픽 개막식 공연 이후 쏟아진 거짓 발언은 사실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로 널리 유포된다면, 현실 세계에서의 폭력을 조장할 만한 유형의 거짓 발언이라는 점에 우려한다. 돌은 “퀴어 집단은 말 그대로 길거리에서 살해당하기도 한다. 퀴어 집단을 마녀사냥할 거짓 발언이 유포되는 일을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퀴어 집단은 악인이 아니다. 특정 종교와 가족을 공격하지 않는다. 단순히 개인의 삶을 살면서 사랑받지 못하는 이들이나 공격적인 시선을 두려워하여 성소수자임을 밝히지 못한 이들을 위해 미디어에서 대변하기만 한다”라고 호소했다.

폭스가 드랙퀸 집단을 공격하여 피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4월, 영국 법원은 폭스에게 성소수자 캠페인 단체 스톤월(Stonewall)의 CEO가 될 인물인 사이먼 블레이크(Simon Blake)와 또 다른 드래그 레이스 출연자 크리스탈(Crystal)을 X에서 성소수자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폭스에게 18만 파운드(20만 달러) 상당의 손해 배상 지급을 명령했다.

돌은 자신의 사건이 온라인 악성 사용자의 공격을 홀로 견뎌내야 한다는 생각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돌은 “법은 퀴어 집단이 보호를 위해 택할 수단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정부가 공격받은 성소수자 집단의 편에 있으며, 공격당했을 때 보호할 방법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과 X에서 불특정 다수의 공격을 받은 돌은 인스타그램과 X의 괴롭힘 문제 해결 시도가 똑같지 않다고 지적한다. 돌은 “인스타그램과 그 모기업인 메타는 최대한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언급했다. 인스타그램에서 공격성 DM을 신고하자 메타는 신고한 계정 모두 삭제했다고 안내했다.

반면, X에서는 돌을 향한 공격성 게시물을 올린 이들이 받은 처벌이 거의 없었다. 돌은 “X는 각종 부정적인 발언을 내뱉는 온라인 쓰레기통과 같은 플랫폼이며, 혐오 발언을 마구 유포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악성 온라인 사용자의 공격이 유명인만 겨냥한 것은 아니다. 돌은 “개인적으로 나와 같은 힘이 없는 이들도 나와 같은 공격을 당하는 사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Olympic Drag Artist Nicky Doll Hits Back at Online Hate M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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