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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체중 감량 약물 ‘오젬픽’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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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체중 감량 약물 ‘오젬픽’ 개발 경쟁
제2의 비만 치료제 개발 열풍이 소비자가 추가로 체중 감량을 하도록 돕고, 제약사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By EMILY MULLIN, WIRED US

1980년대에 어느 한 연구팀이 인간의 장에서 GLP-1이라는 호르몬을 발견했다. GLP-1은 혈당 수치 조절이 가능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GLP-1 발견은 2005년 최초로 승인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s)라는 새로운 당뇨 치료제 출시로 이어졌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역할만 하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식욕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환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체중을 어느 정도 감량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체중 감량 효과가 발견되어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14년, 체중 감량용 GLP-1 약물을 처음 승인했다. 삭센다라는 브랜드 명칭으로 판매된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를 주 1회 투여한 임상시험 피실험자의 체중이 약 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에 삭센다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이미 더 나은 GLP-1 개발 작업을 진행했다. 노보 노디스크가 새로 개발한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2017년, 오젬픽(Ozempic)이라는 브랜드 명칭과 함께 처음에는 당뇨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4년 후에는 위고비(Wegovy)라는 브랜드 명의 체중 감량 약물로 승인되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 위고비를 투여한 피실험자의 체중은 투여 시작 전보다 약 15% 줄어들었다. 체중 감량 약물 시장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결과이다.

세마글루타이드 등장 직후 일라이 릴리(Eli Lily)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2022년, 마운자로(Mounjaro)라는 당뇨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이듬해에는 체중 관리 약물인 젭바운드(Zepbound)로 승인받았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를 나란히 두고 직접 비교한 결과를 담은 채로 2024년 7월 발표된 연구 논문은 젭바운드가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이끌 확률이 높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현재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널리 인기가 확산되어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덩달아 위고비와 젭바운드 제약사는 거액의 매출을 기록했다.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성공은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새로운 약물 개발을 모색하는 제약사 사이에서의 열풍을 촉진했다. 연구팀은 시장에서 유통 중인 약물보다 효과나 편의성이 뛰어나거나 부작용이 적은 항비만 약물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 약물은 구역질, 두통 등 일부 불편함을 유발하는 부작용 때문에 일부 환자가 투여를 중단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부작용 외에도 단점을 더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시장 기준 한 달 치 약물 비용이 1,000달러가 넘는 데다가 보험 보장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 1회 피부에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체중 감량 효과를 본 이들은 계속 체중 감량 약물을 구매하지만, 반대로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GLP-1이 부족한 현재 상황도 환자가 약물을 처방받기 시작하고, 꾸준히 처방받는 데 어려움을 준다.

시장에 유통되는 약물이 증가하면, 환자의 선택 범위가 더 넓어진다. 동시에 체중 감량 약물 판매 기업의 매출도 상승한다. 대런 맥과이어(Darren McGuire)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 의학 센터 심장병 전문의 겸 내과 교수는 “비만 치료 부문이 유독 흥미로우면서도 분주한 시기이다”라고 말했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는 췌장의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인슐린은 2형 당뇨 환자의 혈당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는 장이 빈 상태가 되는 속도를 늦추면서 뇌의 GLP-1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하여 식욕을 조절한다. 결과적으로 약물 투여 시 음식 섭취량이 감소하고, 식욕도 저하된다.

트리제파타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조금 더 우수한 이유는 듀얼 수용체 작용제이기 때문이다. 트리제파타이드는 GLP-1 외에도 혈당과 식욕 조절 과정에 개입하는 또 다른 호르몬인 GIP 수용체도 활성화한다. 그러나 맥과이어 교수는 GIP의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GIP가 체중 감량 수준 상승이라는 결과를 이끄는지, 혹은 트리제파타이드의 GLP-1 활성화 효과가 더 나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당장 체중 감량 효과의 원인을 밝혀낼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그러나 제약사의 GIP를 이용한 한 체중 감량 약물 개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지역의 바이킹 파마슈티컬스(Viking Pharmaceuticals)도 GLP-1과 GIP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약물을 개발 중이다. 바이킹 파마슈티컬스는 주사로 투여하는 형태와 알약 형태 모두 시험 중이다. 2024년, 13주간 진행된 임상시험 초기 단계의 피실험자는 실험 전 체중 대비 평균 15%를 감량했다. 임상시험 초기 단계였던 2024년 3월, 바이킹 파마슈티컬스의 알약을 복용한 이들은 한 달 만에 평균 5%를 감량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화이자 모두 자체 GLP-1 알약을 개발 중이다. 일부 환자는 주 1회 투여하는 주사보다는 매일 복용하는 알약을 선호한다. 알약은 제약사가 위고비, 젭바운드와 같은 주사 형태 펜보다 생산하기 수월하다. 게다가 주사 형태의 펜은 냉장 보관해야 한다.

로라 데이비손(Laura Davisson)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 보건시스템 체중 관리 프로그램 소장은 “위고비, 젭바운드 생산 과정의 단점은 유통 가격 인상 원인이다. 경구약으로 생산한다면, 가격이 인하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암젠(Amgen)은 약물 복용 빈도가 적은 것이 일부 환자에게는 더 편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암젠은 월 1회 투여하는 주사 형태 약물인 마리타이드(MariTide)를 개발 중이다. 마리타이드는 GLP-1과 GIP를 모두 이용하여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그러나 GIP 수용체는 촉진하지 않고, 차단한다.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 촉진 및 차단이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암젠의 전략은 GIP가 없는 실험용 쥐 연구 결과, GIP 수용체 변이가 있는 인간 모두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2024년 2월 게재된 연구 논문은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마리타이드를 투여한 피실험자가 12주 만에 체중 14% 이상 감량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일라이 릴리는 체중 감량과 관련이 있는 제3의 요소를 추가하여 젭바운드보다 더 강력한 체중 감량 약물을 개발하고자 한다. 바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라고 알려진 GLP-1, GIP, 글루카곤을 이용한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다. 글루카곤은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3년 공개된 임상시험 데이터는 레타트루타이드가 투여 24주 후 체중 17% 이상 혹은 41파운드(약 18.6kg)를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되었음을 입증했다. 48주 뒤 피실험자의 체중은 임상시험 시작 전보다 평균 24% 혹은 약 58파운드(약 26.3kg) 줄어들었다. 현재 시장에 유통 중인 모든 약물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강하다.

아니아 자스트레보프(Ania Jastreboff)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학자 겸 체중 전문의는 2023년, 미국 당뇨병 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의 연례 회의에서 “과거, 1년 미만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레타트루타이드처럼 체중 감량 효과가 강력한 약을 본 적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데이비손 소장도 레타트루타이드 임상시험 결과에 놀랐다. 임상시험 결과를 본 뒤 “매우 놀랍다”라며, 뇌의 식욕 억제 과정에 개입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추가 수용체에도 약물 효력이 있다면, 체중 감량 효과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제약사도 자체 개발 약물 혹은 GLP-1 약물과의 혼합으로 다른 수용체로 체중 감량 효과를 유도하는 약물 개발을 추진 중이다. 그중 한 곳인 덴마크 제약사 질랜드 파르마(Zealand Pharma)는 투입형 약물인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를 개발 중이다. 페트렐린타이드는 췌장에서 생성되는 아밀린(amylin)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하고는 식사 후 인슐린과 함께 생성된다. 아밀린은 뇌로 포만감을 느낄 신호를 보내면서 식사량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6월, 질랜드 파르마는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바로 약물 투여량이 많을 때는 16주간 투여한 뒤 피실험자의 체중이 9% 줄어들었음을 입증하는 데이터이다. 질랜드 파르마 최고 의학 책임자 데이비드 켄달(David Kendall)은 GLP-1의 대체 호르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환자는 GLP-1 수용체 반응 수준이 낮아서 체중 감량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GLP-1 약물 투여 환자도 체중 감량 속도가 둔화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켄달은 체중 감량 효과가 미미해질 때는 대체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질랜드 파르마는 우수한 대체 의약품을 개발한다”라고 말했다.

켄달은 질랜드 파르마의 약이 기존 GLP-1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피실험자 48명 중 메스꺼움이나 구토 증상 때문에 임상시험을 포기한 이는 단 한 명이었다. 나머지 피실험자는 구토 증상을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더 넓은 범위의 집단을 대상으로 약물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도 필요하다.

켄달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체중 감량 약물의 장벽을 허물었다. 과거, 체중 감량 치료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이제는 호르몬 기반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비만 치료 시장에 뛰어들면, 성공 가능성이 없는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는 점으로 세계의 인식을 바꾸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980년대에 GLP-1을 공동 개발한 다니엘 드러커(Daniel Drucker) 토론토대학교 의학 교수는 현재 위고비, 젭바운드 부족 사태 지속 기간이 알려진 바가 없어서 더 많은 약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모두 신규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새로 지은 시설을 가동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드러커 교수는 “신설 공장 건설에 돌입한 후에도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전 세계 수요를 충족할 수준으로 체중 감량 약물을 공급할 확률이 낮다”라며, “신규 공장에 들어가야만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드러커 교수는 GLP-1 이외에도 과학계에서 발견하지 못한 배고픔과 식욕 조절 과정에 개입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일련의 식욕 조절이나 배고픔 조절 활동으로 지금 갖춘 것보다 더 나은 새로운 약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Race for the Next Ozem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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