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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교육 대체는 불가능...향상은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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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교육 대체는 불가능...향상은 오케이
기술 낙관론자도 교육을 봇의 통제 영역으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기를 꺼린다. 그러나 교육에서 인공지능을 채택할 범위를 주제로 한 논쟁은 진행 중이다.
By CHRIS BERDIK, WIRED US

2024년 어느 봄날 아침, 과학 교사 다니엘 톰슨(Daniel Thompson)은 애틀랜타 론 클락 아카데미(Ron Clark Academy)의 6학년 학생 사이를 돌아다니며, 학생의 과제물 점검 후 날씨와 물의 과학적 원리를 주제로 한 토론을 이끌었다. 이날 톰슨의 수업의 보조 강사는 대형 스마트보드로 앱과 교육 영상을 전송한 음성이 실행되는 인공지능(AI)이었다.

어느 한 학생이 “물이 없어도 살 수 있는 동물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자 톰슨은 AI에 학생의 질문을 입력했다. AI는 몇 초 이내로 교실 앞에서 캥거루쥐의 간략한 설명을 보여주었다.

톰슨의 음성 활성화 어시스턴트인 오리진(Origin)은 IBM에서 다년간 근무한 뒤 멀린 마인드(Merlyn Mind)라는 기업을 창립한 컴퓨터 과학자 사티아 니타(Satya Nitta)가 개발한 AI 앱이다. 니타는 IBM에 재직할 당시에도 학생에게 직접 강의할 수 있는 AI 툴을 개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초기에 설립되어 실패로 끝난 IBM 왓슨(IBM Watson)의 초기 개발 AI 툴은 미국 인기 퀴즈 쇼 제퍼디(Jeopardy!) 챔피언 여러 명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IBM 왓슨의 AI가 퀴즈에서 인간을 상대로 승리했으나 학생을 가르치는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5년간 1억 달러를 투자하여 강의 능력을 갖춘 AI 툴 개발 노력을 펼쳤으나 IBM 왓슨은 2017년에 실패를 인정했다. 니타는 “IBM 왓슨은 강의 능력을 갖춘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했다.

2022년 11월,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AI 튜터와 도우미 개발 범위가 확장되면서 AI 기술이 교육 분야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대다수 AI 툴과 챗봇은 다량의 데이터로 훈련받은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하여 학생의 질문을 이해하고는 대화 형태로 유연하면서도 학습 보조라는 목표는 유지하는 범위에서 답변했다. AI 학습 보조 툴은 퀴즈 생성, 복잡한 글의 핵심 요약, 대수방정식의 단계별 그래프 제공, 에세이 초안 피드백 제공 기능으로 여러모로 학습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라이터블(Writable), 포토매스(Photomath) 등 특정 주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AI 툴도 있지만, 구글이 개발한 소크라틱(Socratic), 오픈AI와 다양한 학술 주제 온라인 강의 제공 비영리 단체 칸 아카데미의 협업으로 개발된 칸미고(Khanmigo)처럼 종합 목표를 갖춘 교육 AI 툴도 있다.

전 세계 사용자 사이에서 확산되는 툴의 종류가 증가함과 동시에 AI 툴의 기능이 계속 향상되지만, 교육 분야도 AI의 통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는 관측통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게다가 맹목적인 기술 낙관론자도 교육을 AI 봇의 통제 영역으로 넘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기를 꺼린다.

AI 회의론자는 학생이 학습 과정을 건너뛸 의도로 AI를 사용하는 사례와 AI가 거짓을 사실처럼 꾸며내는 경향, 모든 질문의 답을 제공하고자 갈망하여 질문자를 속일 수도 있다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AI의 거짓 답변 전달 문제는 완벽하게 제거하지는 못해도 프로그래밍 봇이 검토된 체계적 교육 자료의 기본 답변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조처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 효과라는 핵심에서 AI는 더 까다로운 문제를 직면한다. 바로 학생의 수업 참여와 동기 부여이다.

니타는 실제 인간 교사가 실시간으로 학생의 수업 이해도 문제와 관심 등 재빨리 잡아내고 다루는 인간의 소통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요소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니타는 기술 및 교육 전문가 여러 명과 함께 협력했다. 니타와 손을 잡은 전문가 모두 교사의 역할 강화 및 도달 범위 확장을 위해 AI를 사용하는 것이 교육 분야에서 최고의 AI 사용 사례라고 믿는다. 다른 형태의 AI 전망을 지녔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오리진은 교사가 학생의 참여도를 비교적 손쉽게 끌어올리도록 하면서 앱과 여러 디지털 교육 자료를 다루도록 돕는다. 교사는 컴퓨터 앞에 가만히 서 있는 대신 교실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학생과 상호작용하고, 더 나아가 교사가 교실 뒤로 이동해도 효과적인 수업이 가능해지기를 바란다.

다른 교육계 종사자는 AI가 더 생산적인 학생과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교사를 교육하거나 교사자 수업 참여를 위해 인솔할 수 있는 학생 수를 늘리도록 AI를 사용하여 교사의 역할에 도움을 주는 AI 비전을 달성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교육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자 하는 전문가는 AI를 교사라고 칭하지 않는 선에서 AI와 교사가 협력하면서도 교육 분야에서 이미 인간이 보유한 강점을 강화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협력을 구상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AI 참여 변경
오리진은 2023년, 방학을 제외한 기간 동안 톰슨과 론 클락 아카데미의 다른 교사 3명을 포함하여 미국 전 지역 교사 수천 명이 시험 삼아 사용했다. 주로 저소득층 학생 기관에 거액의 보조금 지원으로 강의를 제공하는 사우스 애틀랜타 사립학교는 허름한 호그와트처럼 보이면서 입구에 현대 시계탑과 날개 달린 용으로 채운 채로 보수된 벽돌로 지은 창고 건물에 있다.

톰슨은 수업 도중 학생 사이를 오가면서 버튼으로 실행할 수 있는 마이크를 장착한 얇은 리모컨을 들고 AI 소프트웨어 명령을 활용한다. 톰슨은 처음 AI에 스마트보드에 등장하는 3분짜리 타이머를 실행하도록 명령했다. 이후 “바람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등 이전 수업의 질문을 신속하게 검토하도록 요청했다. 학생이 이전 수업의 상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할 때는 AI에 지구 표면의 불규칙한 열이 원인이 된 공기 흐름의 일러스트레이션을 화면에 띄우도록 요청했다.

톰슨은 성층권을 주제로 토론하던 중 어느 한 학생의 책상으로 향하면서 대기층에서 대다수 날씨가 발생한다는 정확하지 않은 주장을 했다. 학생이 잘못된 주장을 찾아낼 수 있는가 확인할 의도였다. (이때 몇몇 학생은 날씨가 대류권에서 형성된다는 이전 수업 내용을 기억했다.) 이후 톰슨은 타이머를 새로 설정하고는 물의 과학 원리 수업을 시작했다. 이때 AI에 담수와 소금물 생태계를 다룬 짧은 교육 영상을 찾도록 지시했다. 톰슨은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끔 영상을 멈추고, 새로운 교육 영상의 내용을 주제로 퀴즈를 냈다.

2018년, 소셜 비헤이버 앤 퍼소널리티(Social Behavior and Personality)에 게재된 연구 검토 사항과 2020년, 호주 교사 교육 저널에 게재된 연구 검토 사항 등 학생의 수업 참여도를 다룬 여러 연구를 통해 참여도가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니타는 AI가 교육 측면에서 여러 강점을 보유했으나 흥미가 없는 활동을 이어갈 때는 동기 부여를 하는 능력이 훌륭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니타는 “AI 챗봇이 수업할 때 분명하지만 종종 회피하는 문제는 참여도 지속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IBM 왓슨의 실험에서 많은 학생이 AI의 수업 참여 시도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칸 아카데미 창립자 겸 CEO 살 칸(Sal Khan)은 칸미고 출시 직후 2023년 봄 테드 강연에서 연구가 이루어진 교육 개입 조건 중 가르침이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의를 할 수 있는 교사나 교사 임금 지급 비용이 충분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촉발한 학습 손실이 유독 큰 타격을 주었다.

칸 아카데미 최고 학습 책임자 크리스틴 디세르보(Kristen DiCerbo)는 2016년, 교육 출판사 피어슨(Pearson)의 학습 연구 및 설계 부사장이었다. 당시 피어슨은 IBM과 협력하여 AI 툴 개발 작업을 진행했다. 디세르보는 AI를 이용한 수업 진행 기술이 스크립트가 작성된 반응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완성하기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사전 작성된 스크립트 없이 학생을 가르칠 때는 생성형 AI도 활용할 수 있다.

칸미고는 학생의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는다. 대신, 학생에게 질문의 답을 찾을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는 등 자체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학생에게 힌트, 격려와 함께 단계별 해결책을 제공한다.

특히, 칸 아카데미의 전 세계 모든 학생의 훌륭한 개인 교사 확보라는 포괄적 비전을 두고 디세르보는 칸미고에 더 제한된 교사 역할을 부여한다. 학생이 독자적으로 역량이나 개념을 습득하면서도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걱정할 때는 학생의 학업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고자 한다.

2024년 학기 시작 후 미국 전역의 학생과 교사 10만여 명이 칸미고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칸미고가 거짓을 사실처럼 잘못 전달하는 문제를 알린다. 디세르보와 칸 아카데미팀이 분석할 학생과 봇의 대화를 대거 제공하기도 한다.

디세르보는 “칸미고가 수업 내용 요약과 학생이 질문의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줄 힌트를 제공하면서도 격려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칸미고가 좁힌 AI의 참여 격차 수준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칸 아카데미는 2024년 여름 중으로 학생과 AI 봇 간의 상호작용 요약 데이터를 일부 공개할 계획이다. 외부 기관 연구원에게 학습 시 교사의 영향을 평가하도록 하는 계획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모든 방면에서 효과가 있는 AI 피드백
교육 비영리단체 사가 에듀케이션(Saga Education)은 2021년부터 항상 AI 피드백으로 교사의 학생 참여도와 동기 부여 수준을 향상하도록 돕는 실험을 진행해 왔다. 멤피스대학교, 콜로라도대학교 연구팀과 협업하는 사가 에듀케이션팀은 2023년, 교사가 학생에게 문제 풀이 이유를 설명하도록 할 때를 인식하고, 학생의 답을 고치거나 심층 토론을 시작하도록 수학 강의 내용 대본을 AI 모델에 주입했다. AI는 교사가 각각의 과정을 수업에서 채택하는 빈도를 분석한다.

사가 에듀케이션은 몇 주간 수업 2,300건을 추적한 뒤 수업 중간에 AI 피드백을 활용하여 수업한 교사가 학생의 수업 참여 독려를 훨씬 더 촉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가 에듀케이션은 AI를 일부 피드백에서 교사에게 직접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면서도 매우 신중하게 AI를 적용하려 한다. 사가 에듀케이션 제품 연구 및 개발 부사장 브렌트 밀네(Brent Milne)는 교육 피드백 반복 과정에 인간 교사가 있는 것이 매우 귀중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전문가가 교육에서 AI의 역할이 커지면서 AI가 수업 도중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2024년 초반 오픈AI와 스타트업 흄 AI(Hume AI)는 인간의 목소리와 표정 분석으로 기분을 추론하고는 계산에 따라 공감할 수 있는 감정적 지능 AI를 별도로 출시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재단 정보지능시스템 부서 책임자이자 브라운대학교 컴퓨터과학 교수인 마이클 리트만(Michael Littman) 교수는 감정적 지능 AI도 학생 앞에서는 참여도를 높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리트만 교수는 AI가 인간처럼 대화하는 능력을 떠나 학생은 기본적으로 AI가 학생을 실제로 신경 쓰지 않고, AI의 텍스트에 학생이 해야 할 말이나 시험 통과 여부 등에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6월, 학술지 러닝 앤 인스트럭션(Learning and Instruction)은 AI가 학생의 에세이를 검토하고, 양호한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AI가 학생의 과제물 주요 평가자가 될 때는 AI 봇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보다는 학생이 성의 있는 과제물 작성 노력을 할 것인지가 불확실하다.

리트만 교수는 “학습 과정에는 인간관계 구성요소의 가치가 있다. 인간이 수업 현장에서 사라진다면, 학습 과정의 중요한 요소가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I Can’t Replace Teaching, but It Can Make It B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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