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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에서 지구인을 관찰하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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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에서 지구인을 관찰하는 눈
성층권서 고해상도 영상 촬영해 상업적 활용

10여년 전 대학생들이 대기권 밖으로 풍선을 띄워 한반도 촬영에 성공한 소식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4명의 충남대 기술교육과 학생들은 헬륨가스를 넣은 기상 관측용 풍선에 회수용 GPS 수신기를 부착하고 폴리스티렌 상자에 디지털카메라를 장착 후 하늘로 올려 보냈다. 1.2Kg 무게 풍선은 31리터 헬륨에 의해 30Km 상공 대기권과 성층권 경계 지점에 도달했다. 

오전 11시 40분 하늘로 올라간 풍선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시간은 오후 3시 11분, 총 3시간 반이 소요됐다. 풍선이 발견된 지점은 경북 의성군 낙동강 유역으로 출발지인 전북 군산에서는 무려 150Km나 떨어진 곳에 안착했다. 

10만원 미만인 디지털 '똑딱이' 카메라 속에는 한반도 하늘에서 촬영된 888장의 사진이 담겨있었다. 이후 대학교와 고등학교 과학동아리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우주 풍선 날려보내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월드뷰 같은 기업들은 대기권 밖에서 지상 이미지를 촬영해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사진=GETTY IMAGE]
월드뷰 같은 기업들은 대기권 밖에서 지상 이미지를 촬영해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사진=GETTY IMAGE]

지금과 비교하면 아이들 장난감 같은 성능의 카메라이지만 200만 화소에 담긴 영상 만으로 감동은 충분했다. 당시가 2010년 10월 4일이었다.

◆ 우주로 향하는 '스트래털라이트' 기술

2019년, 이제 기업들이 나서 초고해상도 영상을 얻고자 거대한 고(高)고도 풍선을 성층권으로 보내고 일이 잦아지고 있다. 

대표적 기업이 월드뷰 엔터프라이즈(World View Enterprises) 기업이다. 이 회사는 미국의 기구(氣球) 전문기업으로 지난 2017년 지름 30m인 기구를 지상 30km까지 띄워 사흘간 머무는 실험에 성공했다. 

자연재해 감시, 기상 관측 등 기구는 일정기간 성층권에 머물며 정지 인공위성과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월드뷰가 성층권에 띄운 기구에 성층권(stratosphere)과 위성(satellite)의 합성어인 스트래털라이트(stratollite)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스트래털라이트는 정밀하게 연마된 감시 장치로, 우주 가장자리에서 지상에 서있는 사람들을 감지 할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한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또 두 개의 거대한 풍선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백만 개의 파티용 풍선을 채울 만한 양의 헬륨으로 채워져 수직 리프트를 담당한다. 다른 하나는 가압공기로 채워져 이를 사용해 방향을 조정한다. 가압된 공기는 헬륨보다 밀도가 높으므로 초고압 풍선은 무게추 역할도 하게 된다. 

스트래털라이트의 사업영역은 지구 관측에 머물러 있지 않다. 한화 7500만원짜리 상업적 우주여행상품을 내 놓을 만한 기술력을 지녔다. 실제 지난 2014년 구글의 수석 부사장 앨런 유스타스가 41Km 상공에서 낙하산 점프를 시도할 때 이 회사의 기구를 사용했다. 

 '지상탐지' 유익한가, 유해한가

그러나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이안 하트먼(Ryan Hartman) 월드뷰 CEO는 회사의 주력사업을 데이터 서비스플랫폼으로 전환했다. 고해상도 이미지를 수집해 정부와 민간 회사에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풍선에 장착된 캐논 카메라는 23Km 상공에서 지상 15Cm까지 근접 촬영 가능한 해상도를 지녔다. 주문형 카메라가 완성되면 곧 5Cm까지 근접 촬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트먼 대표는 "월드 뷰의 시스템은 미국 국방부의 관심을 끌었고 첫 고객이 될 것"이라며 "석유와 가스 유정, 송전선 및 기타 중요한 자산을 감시하는 데  이미지 데이터가 쓰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문제는 월드뷰와 같은 회사가 늘어가면서 지상 감시에 따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응용수학자인 레마 마테보시아(Rema Matevosyan) 역시 니어스페이스랩(Near Space Labs)을 세우고 성층권 고해상도 이미지 수집에 나섰다. 이 회사 역시 성층권에서 30Cm 해상도를 갖췄다. 말그대로 그가 흡연자인지 아닌지도 관측할 수 있는 범위다. 이들 회사에 의한 고고도 감시가 어떤 유익과 유해한 결과를 불러올 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단계이다.

 

<참조기사 및 링크>

Giant Surveillance Balloons Are Lurking at the Edge of Space

The Pentagon Launched Another Space Agency. Do We Need It?

와이어드 코리아=유재형 기자 yjh@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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