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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자담배, 미국서 대규모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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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자담배, 미국서 대규모 유통
미국 정부가 니코틴 성분의 불법 전자담배 판매 단속을 다짐했다. 전자담배는 날이 갈수록 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맛, 강력한 효과를 갖춘 채로 출시된다.
By LOUISE MATSAKIS, WIRED US

2024년 3월 말, 테네시주 다이어스버그 지역의 어느 한 담배 판매장에서 신제품 출시를 홍보했다. 바로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는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일회용 니코틴 전자담배이다. RAMA라는 브랜드 명칭으로 홍보되어 딸기 맛과 키위 맛 두 종류로 출시된 LCD 디스플레이 탑재 전자담배의 겉모습은 전형적인 전자담배보다는 2000년대 초반 출시된 휴대전화와 더 비슷하다. 사용자는 화면 배경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으며, 디스플레이를 통해 남은 니코틴 함량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전자담배 호환 앱을 통해 기기 위치 추적도 가능하다. RAMA 전자담배를 홍보한 매장인 Mk 스모크샵(Mk Smoke Shop)은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전자담배를 두 번 다시 잃어버리지 마라!!!!”라는 문구와 함께 전자담배를 홍보했다.

단 한 번 일시적으로 새로움을 부여하는 것과 거리가 먼 RAMA의 니코틴 전자담배 모델은 와이어드가 입수한 업계 데이터, SNS 게시글 및 기타 기록을 종합했을 때 지난 몇 달간 미국 각지의 담배 판매장과 편의점 진열대에 등장하기 시작한 기술적으로 첨단화되었으면서도 강력한 흡연 효과를 지닌 일회성 전자담배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거의 단독 생산되는 전자담배는 화려한 색상과 시선을 사로잡은 금속 마감과 부드러운 실리콘 질감, 사람이 한 손에 편안하게 잡기 적합한 원형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중국산 니코틴 전자담배를 일반 전자담배와 구분할 만한 부분은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여 일반 일회용 담배보다 환경에 더 해롭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미국 전자담배 판매장에서 판매하는 대다수 전자담배는 엄밀히 말하자면 불법이며,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허가를 받지 않은 상품이다.

이른바 스마트 전자담배는 중국의 280억 달러 규모의 전자담배 수출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제품 혁신 호황의 산물이다. 미국 내 중국산 전자담배 거래를 촉발한 부분적인 이유는 미국의 허술한 니코틴 규제 집행이다. 중국 전자상공회의소(China Electronics Chamber of Commerce)는 중국산 전자담배 수출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2/3에 육박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전자상공회의소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내 담배 맛이 나지 않는 전자담배 판매량이 1,120만 개에서 1,800만여 개로 60% 이상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국 선전시의 전자담배 제조사 여러 곳이 제품 차별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복수 제조사가 기존 전자담배 대비 더 저렴하면서도 멋진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니코틴 함량도 더 높은 전자담배 생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제품 혁신 전략이 전자 담배 공급망 변화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였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스탠퍼드대학교 두경부암 수술학 명예 교수이자 담배 광고의 파장을 연구하는 학제 간 연구 단체 창립자인 로버트 재클러(Robert Jackler) 교수는 미국 기업이 오랫동안 선전에서 전자담배를 생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2022년, 다양한 맛이 나는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자 중국 전자담배 공급사가 해외 고객에게 직접 마케팅을 하는 데 주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재클러 교수는 “중국 전자담배 공급망이 순식간 미국 공급망을 제거했다”라고 언급했다. 2023년, AP통신은 미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전자담배 종류가 2020년 이후 3배 가까이 증가하여 9,000종 이상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다양한 맛으로 생산된 중국산 일회용 전자담배 확산 추세는 미국과 유럽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모두 경각심을 제기하는 문제가 되었다. 현지 규제 당국은 전자담배의 악영향이 단맛과 화려한 디자인을 유독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 아동에게 미칠 영향을 특히 우려한다.

2019년, 미국 브랜드 줄(Juul)의 전자담배가 미국 전역 공교육 기관의 유행 액세서리가 된 후 미국 내 미성년자 흡연율이 약 60% 감소했다. 2023년, 정부 차원의 연간 설문 조사에서 미국 학생 중 최소 월 1회 이상 전자담배를 사용한다고 밝힌 학생 비율은 7.7%로 집계됐다. 전자담배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학생 대부분 중국 브랜드를 포함한 일회성 전자담배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와이어드가 입수한 2024년 6월 자로 발행된 CHAMPS의 니코틴 및 마리화나 업계 문제 보고서가 지적한 문제 중에는 에어바(Air Bar), GINI 등과 같은 브랜드 명칭으로 LCD 디스플레이 탑재 전자담배를 생산하는 중국 제조사의 미국 유통사 최소 9곳의 광고 문제도 포함되었다. 보고서에서 주목한 중국 일회용 전자담배 브랜드인 에어바와 GINI는 흡입할 수 있는 니코틴양 추산치를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2024년, 캐나다 블로거 제이슨 진(Jason Gin)은 Kraze HD7K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전자담배 역설계를 시도했다. 진은 역설계 후 전자담배에 배터리 아이콘 등 자신이 프로그램이 작업을 한 윈도 95 테마 애니메이션 여러 개를 실행할 수 있는 첨단 하드웨어가 포함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최근 미국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한 일회성 전자담배 중 가장 과감한 제품은 Craftbox V-Play이다. 해당 제품은 테트리스, 팩맨과 같은 게임의 불법 해적판을 실행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소형 D-패드를 탑재했다. 어느 한 중국 도매 업체는 온라인에서 워터멜론 사워 베리(Watermelon Sour Berry), 스트로베리 블로우팝(Strawberry Blowpop) 맛 등 12가지 맛으로 출시된 전자담배 제품 라인업을 개당 5달러에 판매한다.

LCD 디스플레이와 다양한 맛을 특징으로 한 일회성 전자담배에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니코틴 함량이 매우 많다는 점이다. 2023년 발표된 어느 한 연구 논문은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미국 시장에 유통 중인 일회성 전자담배의 전자 액체량이 110ml에서 570ml로 500%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와 동시에 니코틴 자체의 평균 강도는 기존 함량 1.7%에서 5%로 300% 가까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클러 교수는 전자담배 하나로 니코틴 5%를 포함한 전자 액체를 5,000회 흡입할 때의 효과가 기존 담배 약 25팩을 흡연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전자담배가 훨씬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 한 갑이나 전자담배 1개당 세금을 부과할 것이 아니라 니코틴 함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2024년 6월 초 진행된 상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양당 의원은 FDA와 법무부가 불법 과일 맛 전자담배 판매를 충분히 규제하지 못한 것을 질타했다. 딕 더빈(Dick Durbin) 민주당 의원 겸 상원 사법위원회 위원장은 메릴랜드주에 있는 FDA 건물 인근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전자담배 진열대 사진을 보여주었다. 더빈 위원장은 “다양한 맛으로 아동의 구매를 유도하도록 제작된 것이 분명한 불법 전자담배가 FDA 건물과 매우 가까운 곳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어떻게 가만히 두고 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청문회 이틀 전, FDA와 미국 법무부는 여러 기관이 협력하여 구성된 신설 전담팀 출범 소식을 발표했다. 전담팀은 미국 청소년의 니코틴 중독 원인이 되는 전자담배 불법 유통 및 판매에 맞서 모든 범죄 조직 및 민간 수단에 맞서 대응한다.

짐 맥킨니(Jim McKinney) FDA 대변인은 FAD가 다양한 맛을 내는 불법 전자담배 공급망 전체를 규제할 기존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에는 국경을 넘어서 출하된 전자담배 압수, 전자담배 유통에 개입한 제조사 및 유통 매장을 대상으로 한 벌금 부과 등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은 이전에도 FDA의 규제 노력을 무력화할 방법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FDA는 2023년, 미국 세관 소속 관료에게 중국 최대 규모 전자담배 제조사 중 한 곳인 헤븐기프트(Heaven Gifts)가 소유한 브랜드인 엘프바(Elf Bar)와 EBDesign 전자담배 출하품 압수를 시작하도록 명령했다. 선전 아이미라클 테크놀로지스(Shenzhen iMiracle Technology)라는 기업 이름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헤븐기프트는 EBCreate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름을 이용하여 미국에 전자담배 제품을 계속 수출한다.

워싱턴 소재 전자담배 기업 권리 로비 활동을 펼치는 업계 단체인 전자담배기술협회(Vapor Technology Association) 전무 토나 아바운드(Tony Abboud)는 FDA의 전자담배 규제 접근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으며, 고객의 전자담배 제품 접근성 상실 시 발생하는 피해가 기존 담배 접근성 상실 시 발생하는 피해보다는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FDA는 전자담배 금지 규제를 집행하려 하지만,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와이어드는 지난 몇 주간 로스엔젤레스 내 담배 판매장 세 곳을 찾았다. 로스엔젤레스 지역은 다양한 맛을 내는 니코틴 전자담배 자체를 주정부 차원에서 금지하는 미국 내 극소수 주 중 한 곳인 캘리포니아주 도시에 해당한다. 와이어드가 직접 찾은 매장 모두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마이애미 민트(Miami Mint)’, ‘프로즌 블랙베리 팹(Frozen Blackberry Fab)’ 등 다양한 맛으로 생산된 중국산 일회성 전자담배를 판매 중이었다. 

매장 세 곳 모두 니코틴을 1만 5,000회 흡입하고, 선전에서 차로 약 1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도시인 둥관이 생산지라고 적힌 박스에 담긴 긱바펄스(Geek Bar Pulse)라는 특정 모델을 대대적으로 전시했다. 

와이어드가 찾은 매장 세 곳 중 두 곳은 마찬가지로 제품 혁신 경쟁으로 탄생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산 전자담배를 판매했다. ‘탑샤인 스퀴즈 10000(TopShine Squeeze 10000)’이라는 모델 명칭으로 판매되는 해당 제품은 스트레스 해소용 공처럼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소프트 실리콘 소재 외관이 돋보인다. 와이어드가 발견한 탑샤인 스퀴즈 10000을 판매하는 온라인 전자담배 판매점은 13.99달러에 제품을 판매하며, “귀엽고 사랑스러운 일회성 담배로 흡연하지 않고 생활 스트레스를 즉시 해소할 수 있다”는 문구로 제품을 홍보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US Is Being Flooded by Chinese Va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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