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IWC, 루이스 해밀턴을 위해 역대 최고로 밝은 시계 제작...그 방법은?
상태바
IWC, 루이스 해밀턴을 위해 역대 최고로 밝은 시계 제작...그 방법은?
F1 카레이서인 루이스 해밀턴이 착용한 세라룸 소재 시계는 지금까지 제작된 시계 중 가장 밝은 시계이다. 루이스 해밀턴이 착용한 시계 제작 과정을 설명한다.
By CHRIS HALL, WIRED US

2024년 5월 26일(현지 시각), 모나코 그랑프리(Monaco Grand Prix)가 열린 주말 내내 F1 카레이서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이 대회 관련 기사 대문을 장식한 것을 보았을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해밀턴 관련 기사 대부분 퍼포먼스를 중점적으로 다룬 기사가 아니다. (해밀턴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은 사실이다.) 시계 제품을 관찰하는 시계 애호가는 퍼포먼스 대신 해밀턴이 대회 당시 손목에 착용한 IWC 제품에 주목했다. 대회 후 시계 관련 웹사이트는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제는 제품 전체가 흰색인 해밀턴의 시계가 스위스 명품 시계 제조사인 IWC의 제품이 아닌 세계 최초 야광 세라믹 케이스를 채택한 파일럿(Pilot)의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로 탄생한 일회성 컨셉 제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IWC는 세라룸(Ceralume)이라는 전용 소재를 채택하고, 시계의 모든 표면이 빛나도록 밝은 다이얼과 고무 스트랩을 추가했다. 그 효과는 매우 멋지다. 천장용 야광 별 스티커를 친구 집에서 처음 본 날 밤 놀랐던 경험을 고급스러운 시계 제작법에 적용한 듯한 효과를 선사한다.

해밀턴이 모나코 그랑프리 당시 착용한 시계가 전 세계에서 정식 판매할 제품으로 출시되더라도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IWC는 포뮬러1(Formula 1) 세계 챔피언과 7차례 협력하여 한정판 제품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또, 2020년에는 해밀턴을 위해 세라믹과 티타늄 소재를 혼합한 IWC의 전용 소재인 세라타늄(Ceratanium)으로 제작한 컨셉 제품인 빅파일럿(Big Pilot)의 퍼페츄얼 캘린더(Perpetual Calendar)를 제작하기도 했다. 와이어드는 로렌즈 브루너(Lorenz Brunner) IWC 연구혁신부사장과 해밀턴이 착용한 야광 시계의 특별함을 부여하는 요소를 주제로 대화했다.

브루너 사장은 “컨셉 제품은 시장에서 시험하고자 하는 기회를 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12년간 IWC에 재직하면서 지금과 같이 시장에 출시할 제품을 시험한 적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시계 전체가 밝게 빛나는 야광 시계는 재미를 위해 적용한 재치 있는 변경 사항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IWC는 단순히 인스타그램에서 과시할 만한 제품 이상이 되도록 시계를 제작했다. 빛 에너지를 저장하는 소재인 세라믹 케이스에 슈퍼 루미노바(Super-LumiNova)를 혼합하면서 다른 밝기 수준을 달성했다. 밝기 수준이 다르다는 사실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브루너 사장은 IWC가 어두운 실내 공간에서 세라룸 소재가 최장 24시간 연속으로 빛을 낼 수 있다는 밝기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었다.
 
[사진=IWC Newsroom]
[사진=IWC Newsroom]

세라믹 시계 케이스 대부분 지르코니아(zirconia)라고도 알려진 산화지르코늄(zirconium oxide)으로 구성되었다. 지르코니아는 파우더 형태로 시작한 뒤 몰드에 배치되어 고온에서 소결된다. 이후 최종 형태로 압축된다. 소결 과정은 원자재에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첫 단계보다 케이스 크기가 축소될 가능성은 물론이고, 변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밝은 합성물이 추가되어 소결 과정이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브루너 사장은 “IWC의 소결 과정에는 두 가지 물질을 혼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IWC가 택한 두 가지 소재 중 하나는 널리 알려진 지르코니아 파우더이다. 나머지 하나는 세라믹과 비슷한 형태의 소재이기도 한 슈퍼 루미노바이다. 화학 반응을 설명하자면, 희토류 금속 원자를 부여한 알루민산스트론튬(strontium aluminate)이다. 두 가지 물질을 혼합하면, 밀도와 결정 입도가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브루너 사장은 일정한 밝기와 깨끗한 외관을 완성하려면, 지르코니아 파우더와 슈퍼 루미노바 파우더를 100% 균일하게 분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는 파우더 두 개를 볼 베어링이 가득한 회전건조기처럼 파우더를 균일하게 섞는 볼밀(ball mill) 기계를 사용한다.

브루너 사장은 “파우더를 균일하게 분포하기 쉽지 않다. 하단의 파우더가 무겁고, 상단에 분포된 파우더가 가벼울수록 파우더가 뭉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파우더 혼합 과정에 사용하는 볼의 수 종류, 크기, 컨테이너 크기, 회전 속도, 소결 시간 등도 모두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몇 달 동안 시행착오를 겪은 뒤 완성된 결과물은 IWC의 기존 세라믹 케이스 생산을 담당하는 전문 공급사와의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제품 최종 완성 과정으로 기계 특징과 밝기 사이 최적의 균형을 발견했다.

하지만 야광 시계 제작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점은 더 있었다. 표준 산화 세라믹은 산소가 풍부한 일반 대기에서 소결되지만, 산소가 풍부한 대기에서는 슈퍼 루미노바 등급이 저하될 수도 있다. 슈퍼 루미노바는 다양하게 혼합한 불활성 가스 안에서 태워야 한다. 브루너 사장은 “일반적인 지르코니아 소결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어려웠다. 야광 시계를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IWC는 케이스 제작 방법과 밝게 빛날 때도 부드러운 모습을 확실히 유지하도록 한 뒤 결과물로 얻은 케이스가 긁힘 저항성과 견고한 표면으로 유명한 일반 세라믹 시계와 같은 표준 내구성을 유지하도록 보장해야 했다.
 

벨앤로스(Bell & Ross), 제니스(Zenith) 등 다른 시계 제조사는 섬유글래스나 석영, 탄소폴리머 등을 슈퍼 루미노바와 융합하여 제품 전체나 일부분이 빛나는 시계를 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세라믹 소재로 빛이 나는 시계를 제작하려 한 시계 제조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브루너 사장은 “세라믹 소재를 채택한다면, 타사의 발광 시계와는 전혀 다른 긁힘 저항성과 내구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브루너 사장은 “물질 과학자처럼 지르코니아와 슈퍼 루미노바의 혼합을 두고 구조적 세라믹과 기능적 세라믹의 혼합이라고 칭했다. 구조적 세라믹은 물리적으로 안정적인 소재를, 기능적 세라믹은 특정 기능을 갖춘 소재를 부여한다. 해밀턴의 야광 시계 제작 과정에서는 기능적 세라믹으로 발광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두 가지 소재를 혼합한다면, 기계적 안정성을 상실하게 된다. 100% 지르코니아를 갖추었을 때, 강도도 100%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브루너 사장은 “영률(Young's modulus)로 측정한 소재의 강도 측면에서는 강도 100%를 달성했다. 표준 세라믹과 같은 긁힘 저항성을 갖출 것이라는 의미이다. IWC는 파괴 인성(fracture toughness)을 조금 낮추었다. 100개의 조각을 떨어뜨린다면, 슈퍼 루미노바를 적용한 상태에서 일부 조각이 깨질 위험성이 커진다. 하지만 파괴 인성을 낮춘다면, 그 위험성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 되지는 않는다. IWC 내부에서도 25G부터 5,000G까지 충격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일반 테스트를 모두 진행했다. 세라룸 소재는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다”라고 전했다.

세라룸 시계의 야광 빛 유지 기간은 슈퍼 루미노바 함량이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기능이다. 세라믹 소재가 다양하게 배치되었으나 햇빛 에너지 상당량을 흡수할 수 있다.

반면, 케이스는 자외선 손상 차단 기능이 없다. 브루너 사장은 “순수한 질량이 자외선 손상 수준을 좌우한다. 표준 시계에서는 보통 극소량 포함된 슈퍼 루미노바에 포함된 몇 가지 특징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는 전체 케이스를 이야기한 것이다. 또, 스트랩에는 슈퍼 루미노바가 더 많이 포함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브루너 사장은 스트랩 제작 과정은 소결 과정과 크기 축소, 변색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케이스 제작 과정보다 비교적 쉬운 편이라고 전했다. 브루너 사장은 “물론, 완벽히 동일한 수준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라스틱이나 레진을 단단한 입자와 혼합할 때 항상 어려운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동질성은 IWC의 파일럿 크로노그래프 세라룸이 적어도 지금은 개념 증명으로 제작된 시계인 이유이다. 세라룸 소재로 제작한 시계 완제품은 단 세 개이다. 하나는 루이스 해밀턴이 착용한 시계이다. 나머지 두 개는 다이얼이 조금씩 다른 시제품이다.

IWC는 언론 보도를 통해 특허 심사가 보류된 자사의 기술이 미래 시계 개발 및 출시 근간을 형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야광 시계에 중독된 시계 애호가는 추후 발표 사항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상용화 목적으로 제작한 새로운 케이스 소재로 제작한 시계는 여전히 개발 단계라고 보는 것이 낫다.

세라룸 소재 제작 과정은 지금까지 2년 반이 걸렸다. 브루너 사장은 “재료 과학 프로젝트인 세라룸 제작 과정은 꽤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컨셉 시계를 수백 개 혹은 수천 개에 달하는 시리즈 제품으로 출시하기는 매우 어렵다. 안정성 과정을 이어간다는 측면에서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세라타늄을 제작할 때는 단순히 비교용으로 첫 번째 시계를 완성하는 데 5년 반이 걸렸다”라고 밝혔다.

물론, 완제품이 가장 매력적인 시계가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지 않다. 브루너 사장은 개발 단계에서 다양한 색상을 실험한 뒤 시제품에 파란색 음영을 채택했다고 전했다. 또한, 다이빙 시계의 베젤처럼 일반 세라믹 소재 요소를 추가하면서 세라믹을 시계 무브먼트에 통합한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다.

하지만 IWC가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IWC Made the Most Glow-In-the-Dark Watch Ever for Lewis Hamilton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