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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대교 붕괴 음모론, 겉잡을 수 없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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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대교 붕괴 음모론, 겉잡을 수 없이 확산
복수 음모론자가 볼티모어 대교 붕괴 사고를 ‘블랙스완 이벤트’라고 칭하며, 이스라엘부터 다양성·평등성·포괄성과 코로나19 백신까지 모든 것이 사고 원인이라고 탓한다.
By DAVID GILBERT, WIRED US

음모론자와 극우 세력 모두 2024년 3월 26일(현지 시각)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다리 붕괴 사고를 두고 다양한 요소를 탓한다.

음모론자가 텔레그램과 X(구 트위터)에서 탓한 붕괴 사고 원인의 일부 대상 중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하마스, ISIS, 미국 래퍼 퍼프 대디(P. Diddy), 니켈로던(Nickelodeon), 인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슬람교, 외계인, 스리랑카, 세계경제포럼, 국제연합기구(UN), 사회적 정의 민감도, 우크라이나, 해외 원조, 미국 중앙정보국(CIA), 유대인, 이스라엘, 러시아, 중국, 이란, 코로나19 백신, 다양성·평등성·포괄성(DEI) 정책, 이민자, 흑인, 봉쇄 조치 등이다.

프란시스 스콧 키 트러스 다리는 MV Dali 선박이 다리를 지탱한 부분 중 한 곳과 충돌하면서 붕괴되었다. 사고 당시 다리 위 도로에 패인 구멍을 채우던 건설 현장 근로자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MV Dali는 싱가포르 기업 그레이스오션프라이빗(Grace Ocean Private Ltd.)이 소유했으며, 선박 탑승자 22명 모두 인도인이었다. 선박은 사고 당시 스리랑카 콜롬보로 항해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무엇도 사고 관련 의문 사항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번 사고는 주로 음모론자가 중요한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사건 유형이다. 음모론자 사이에서 붕괴 원인이 된 음모른 정확하게 지목하지 못하였으나 사고 자체가 예상치 못한 사고를 칭하는 ‘블랙스완 이벤트’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블랙스완 이벤트라는 표현은 수십 년 동안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전 세계(주로 금융 시장)의 중대한 사건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블랙스완이라는 표현을 음모론자들이 혁명, 제3차 세계대전 혹은 무정부주의 재앙 등의 임박을 암시하는 비밀스러운 조작이 촉발한 사건을 칭할 때 사용하기도 했다.

볼티모어항 대교 붕괴 사고를 블랙스완 이벤트라고 가장 먼저 칭한 이는 명예가 실추된 전 미국 국가안보 보좌관 마이클 플린(Michael Flynn)이다. 플린은 X에 “볼티모어 대교 붕괴 사고는 블랙스완 이벤트이다”라며, “블랙스완은 보통 군사 분야가 아닌 금융계에서 발생한다. 미국 내 모든 주요 거점 중 한 곳에는 항해 안전 보장을 담당하는 항구 전문가가 있다. 사고는 이 부분에서부터 시작한다”라고 게재했다. 플린의 게시글은 조회 수 720만 회를 돌파했다.

루마니아에서 강간과 인신매매로 기소된 여성 혐오 인플루언서 앤드류 테이트(Andrew Tate)도 사고 당일 아침 X에 글을 남겼다. 그는 “그 무엇도 안전하지 않다. 블랙스완 이벤트가 임박했다”라고 게재했다. 테이트의 게시글은 조회 수 약 1,900만 회를 기록했다.

블랙스완이라는 표현이 순식간에 X의 트렌드 검색어가 되었다. 이내 음모론자와 극단주의 세력, 우익 성향의 정치인까지 블랙스완 이벤트 원인이 된 요소나 세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다리 붕괴 사고가 영화 ‘러브 더 월드 비하인드(Leave the World Behind)’와 관련되었다고 주장하는 게시글은 조회 수 120만 회를 넘었다. 해당 게시글은 선박이 국기에 사자 모습이 있는 스리랑카로 항해했기 때문에 상황이 영화 초반부의 ‘화이트 라이언’이라고 칭하는 바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은 ‘러브 더 월드 비하인드’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작한 영화라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앤서니 사바티니(Anthony Sabatini) 전 플로리다주 의원은 아무 증거도 없이 “DEI가 붕괴 사고 원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사바티니 전 의원의 게시글 조회수는 220만 회를 돌파했다.

일부 정치인은 음모론이 힘을 얻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미 의회 내 영향력이 있는 음모론 지지 성향을 지닌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하원 의원은 프란시스 스콧 키 트러스 다리 붕괴 사건과 관련, 큐아넌의 유명 음모론자가 공유한 영상과 함께 “의도적인 공격인가 아니면 사고인가?”라고 게재했다. 

X에서 거듭 반복된 바와 같이 근거 없는 추측은 보통 거의 주목받지 못한다. X의 알고리즘이 신뢰할 만한 뉴스 출처와 중요한 증거를 우선순위로 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뒤 파란색 인증 마크 추가 비용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용자의 게시글이 알고리즘으로 인위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했다. 즉,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다리 붕괴 사고와 같은 사건과 관련된 음모론 모두 X의 불특정 다수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등장한다는 의미이다.

텔레그램에서는 어느 한 유명한 부정선거 음모론자가 볼티모어 프란시스 스콧 키 대교 사고가 다리 이름이 미국 국가 작사가인 프란시스 스콧 키의 이름에서 유래된 사실과 관련성이 있으므로 사고가 미국 멸망 시도라고 주장했다.

해당 음로론자는 “미국 멸망에 나서는 세력이 미국 역사를 지우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라는 글을 작성했다.

조사관은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지만, 사고 조사를 담당한 윌리엄 델바그노(William DelBagno) 미국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은 3월 26일(현지 시각), 테러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발표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Online Conspiracies About the Baltimore Bridge Collapse Are Out of Cont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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