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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무대 설계도 바꾼다...그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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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무대 설계도 바꾼다...그 과정은?
레이 윙클러가 이끄는 엔터테인먼트 설계 기업 스투피시는 대형 공연장이나 수직형 스마트폰 화면에서 무대를 선보이기 좋은 쪽으로 무대를 설계한다.
By WILL PRITCHARD, WIRED UK

30년간 트럭 뒤에서 아이디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한 레이 윙클러(Ray Winkler)가 “세계 최고의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럭 뒤에서 아이디어를 펼치지 않는다면, 성공 가능성이 없다”라고 말했다.

윙클러는 예술 무대부터 콘서트홀, 경기장까지 어디서나 멋진 무대 세트를 설계하는 건축가팀이 모인 스투피시(Stufish) CEO이다. 윙클러는 와이어드티메 런던 중심부에 있는 스투피시 사무실과 워크샵, 스튜디오 모두 보여주었다. 스투피시 사무실과 워크샵 현장, 스튜디오는 플라스틱 스케일 모델이 흩어져 있다. 최근 기억의 가장 강렬한 순간을 담은 하이라이트 릴스도 있다.

찰스3세 영국 국왕 즉위 콘서트를 위해 꾸민 유니언잭으로 가득한 무대 세트와 2018년, 비욘세의 코첼라 세트 무대로 꾸민 소규모 댄서 그룹이 올라설 무대도 있다. 필자가 윙클러와 만난 실내 공간 전체에는 U2의 360° 투어에 사용된 상징적인 거미줄과 같은 발사나무 프로토타입이 잉크 스케치가 뿌려진 이젤에 기울여진 채로 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U2의 투어는 10년간 역사상 가장 오래 열린 단기 투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23년, 엘튼 존의 5년에 걸친 작별 무대가 U2의 투어를 제치고 오래 이어진 단기 투어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윤기가 있는 금속 프레임과 오랜 경력의 상징으로 장식된 무대의 모델도 찾아볼 수 있었다.

윙클러는 또 다른 문을 열고, 쉴 틈 없이 가동되는 3D 프린터 여러 대가 배치된 것을 보여주었다. (3D 프린터는 24시간 내내 가동된다.) 윙클러는 “개인적으로 집착하게 된 부분이다”라며, 처음 장난감 자동차 세트 선물을 뜯어보는 아이와 같은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 손수 고통스럽게 무대 모델을 제작하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 되었다. 윙클러는 “무대 설계 작업은 약간의 문제에 수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하루 동안 접착제 냄새가 진동하는 방 안에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제 스투피시팀은 플라스틱과 함께 3D 디지털 재설계 작업을 활용해 실제 무대 설치 작업을 하기 몇 달 전 무대에 아티스트가 선 모습을 구상한다. 그러나 윙클러가 이번 취재에서 말하고자 하는 기기는 다른 기기이다. 윙클러는 손에 든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기기는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오늘날 무대 현장의 관객의 전형적인 모습을 담고, 약간 움직인 무대 화면의 모습은 스투피시와 같은 기업이 콘서트장을 직접 찾은 관객 수천만 명뿐만 아니라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화면으로 간접적으로 무대를 경험하고자 하는 전 세계 사용자도 염두에 둔 채로 무대를 구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스투피시는 앞에 선 키 큰 관객 때문에 무대 일부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60야드(약 54.9m) 떨어진 잔디에서 보는 무대의 모습도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사용자의 얼굴과 가까운 거리에 둔 스마트폰 화면으로 접하는 웹에 고정된 무대의 모습도 고려해야 한다.

윙클러는 “무대를 위해 경기장을 찾는 관객 모두 시야의 차이가 있으며, 모두가 세계에 공유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엄선한다. 기본적으로 어떠한 무대든 관객 누구나 사진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빠른 속도로 즉시 평가받게 된다. 따라서 관객이 카메라를 들고 찍는 무대의 모습이 카메라상으로는 멋진 모습으로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는 이를 인스타그램 모먼트(Instagram Moment)라고 칭한다. 사진 공유 앱의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인스타그램 모먼트는 일반 스마트폰 사진과 달리 완벽함과 가장 거리가 먼 순간을 다룬다. 많은 관객이 콘서트 무대 사진을 완벽하게 촬영하지 않는다.

스투피시는 이에, 관객의 눈과 모든 각도에서 함께 사로잡을 수 있는 거대한 실루엣을 제작했다. 따라서 엘튼 존의 황금 아치,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꼭대기에 선 듯한 U2의 무대, 한옥 기와 아래에 서서 공연하는 듯한 블랙핑크의 무대 등을 볼 수 있다. 비욘세 무대에서는 공기로 부풀릴 수 있는 30피트의 말을 볼 수 있다. 바로 고인이 된 스투피시 창립자 마크 피셔(Mark Fisher)가 1976년, 핑크 플로이드의 애니멀 투어에 사용할 거대한 풍선형 조각상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모습이다.

윙클러는 다른 모델을 향해 걸어가면서 2017년 노필터 투어 당시 사용한 롤링스톤 무대 세트의 미니어처를 보여주었다. 매우 단순한 모습으로 구성되었다. 확실한 무대 공간과 짧은 캔틸레버 지붕, 밴드 멤버 한 명씩 빛을 비추어 관객에게 보여줄 의도로 적용된 LED가 있는 4개의 거대하면서 하나로 된 듯한 22m 화면으로 구성되었다. 윙클러는 해당 무대가 초상화 모드로 촬영한 모습을 고려한 무대 설정이라고 강조하며,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언급했다.

윙클러가 평행 세계에 존재하는 SNS를 이야기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스타가 무대를 하는 순간을 유지하려는 팬의 바람과 SNS에 멋진 무대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바람 간의 대립은 스투피시가 지원하고자 하는 바이다. 또한, 스투피시는 50피트 떨어진 화면에서도 바람에 날려 주름이 보이는 듯한 사소한 모습도 지나치게 의식하는 아티스트의 욕구도 적당히 맞추고자 한다. 윙클러는 “SNS는 어떤 수단이든 될 수 있다. 멋진 순간과 나쁜 순간을 모두 포착한다”라고 말했다.

스페인 아티스트 로자리아(Rosalía)는 최근, 월드투어에서 무대 현장을 찾은 팬과 SNS 무대 영상을 원하는 팬의 바람을 모두 충족하는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택했다. 로자리아는 댄서가 들고 있는 셀프카메라 바로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경기장 곳곳의 수직 형태에 로자리아의 사진을 보여주는 형태로 무대를 연출했다. 간단한 컨셉이지만, 능숙하게 연출된 무대이다. 무대를 인지하고, 뒤집은 뒤 마지막으로 디지털 시대의 큰 무대 특성을 받아들이면서 팬과 아티스트 간 대화 방식이 바뀐 것이다.

윙클러는 팔을 높이 들어 올린 모습이든 무대에서 떼창하는 모습이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 게재할 무대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든 무언가 놀라운 것이 공개되기 전 서둘러 팬의 모습을 지켜본다. 윙클러는 “무대를 찾는 관객이 유대감을 느끼는 부분은 바로 같은 경함을 공유하면서 느끼는 소속감이다. 귀중한 감정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TikTok Is Changing Stage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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