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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작가, ‘AI 문제 협상’으로 새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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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작가, ‘AI 문제 협상’으로 새 역사 썼다
작가 단체가 AI의 일자리 침투 위협 속에서 직접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 그 효과는 할리우드를 넘어선 여러 업계로도 반복될 것이다.
By WILL BEDINGFIELD, WIRED UK

2023년 5월, 미국 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이 파업에 돌입하기 몇 주 전, 미국 작가조합 협상 위원회 구성원이자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 작가인 존 어거스트(John August)는 개인적으로 생각한 탈이상주의적 현실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바로 인공지능(AI)이 대흥행작 작가의 문체를 모방할 정도로 매우 유명한 작가로 진화하는 세계이다.

AI가 작가로 성공하게 되는 문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으나 미국 작가조합과 영화·TV제작자연맹(AMPTP)이 AI의 글 작성 능력이 미칠 여파에서 작가를 어느 정도 보호하는 방향으로 진전을 거둘 협상에 타결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스크립트나 치료법을 작성하거나 재작성할 목적으로 AI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한 계약은 영화 제작사가 작가에게 AI로 생성한 스크립트를 제공할 때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작가의 작품을 무단으로 AI 훈련 데이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보장한다. AI 관련 계약 조항에는 스크립트 사본을 자체적으로 AI에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도 명시되었다. 여러 전문 분야 종사자가 자신의 일자리에 생성형 AI가 등장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가운데, 미국 작가조합의 파업 후 추가된 신규 계약 조건은 배우의 파업 시위가 끝나지 않은 할리우드는 물론이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여러 업계에 전반적으로 인간의 일자리 보호라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

어거스트는 “AI 문제 협상 타결은 다른 노동조합에서 확보하지 못한 성과이다. 미국 작가조합은 사상 최초로 실제로 AI 사용 사례와 관련하여 시행 가능한 정의와 한계를 적용했다. 작가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작가조합의 파업 시위는 파업 시작일 기준 148일이 지난 2023년 9월 27일 자로 공식 종료되었다. 이번 시위 기간은 미국 작가조합의 역사상 가장 긴 파업 시위보다 일주일 더 짧다. 2023년 5월 2일(현지 시각), 미국 작가조합 구성원 1만 1,500명이 길거리 행진과 함께 파업 시위를 시작했을 때 AI가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그러나 파업 시위가 계속되면서 소리 없이 작가의 우려 대상이 된 AI가 업계 불문 모든 근로자의 새로운 동료로 성장했다. 작가부터 개발자, 건축가까지 다양한 업계의 근로자가 AI가 일상생활과 생계를 통제할 방식을 두고 존립 위기를 직면하기 시작했다. 미국 작가조합의 AI 관련 계약 조항 협상에 나선 이들은 최종 협상 단계까지 돌입한 뒤 잠정적 합의 발표 직전 최종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적어도 서면상 계약 조건 마련에 합의했다는 결과는 작가의 예상치 못한 성공이다. AI가 작가의 역할을 직접 대체할 수 없다는 조건을 보장하는 보호 대책 적용을 넘어서 추후 AI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더 많은 상황을 억제하는 조항도 추가했다. 작가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이나 챗GPT 등 텍스트 생성 AI 툴로 시나리오를 변경하거나 편집하고, 작가의 임금을 줄일 때는 작가의 동의를 구한다는 조건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AI 사용 관련 투명성도 계약 조건으로 포함되었다.) 어거스트는 5월, 파업 돌입 당시 “생성형 AI의 등장은 작가의 작업 보상과 작품 반복 사용 대가 지급, 방송 및 영화 산업에서 할 수 있는 예술적 능력의 위기이다”라고 주장했다. (AMPTP는 초기에 AI 사용 관련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하기보다는 생성형 AI 기술 발전 상황을 논의할 연례 회의를 진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에모리대학교 법률 및 AI 교수 매튜 사그(Matthew Sag)는 “미국 작가조합 시위의 핵심은 AI로 생성한 작품을 작가의 신뢰도를 저하하거나 작가의 권리를 분리하는 데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항상 작가가 주로 우려한 부분은 제작사 측이 AI를 사용하여 작가의 신뢰도나 보상을 낮출 용도로 이용할 가능성이다. 미국 작가조합과 AMPTP의 협상은 작가의 우려를 다루고, 많은 작가가 작업 흐름 속도를 높일 목적으로 AI 툴 사용을 채택할 현실을 인식하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작가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과 작업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둔 채로 작가에게 진정한 선택권을 남긴다는 측면은 미국 작가조합의 중요한 승리이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작가조합과 AMPTP의 협상은 작가의 선택권도 포함한다. 테네시주 내슈빌 지역 소재 밴더빌트대학교 지식재산권 및 AI 법률 교수 대니얼 게바이스(Daniel Gervais)는 AI 관련 계약 조건 시행이 자동으로 진행된다고 언급했다. AI 사용 조건을 명시한 계약 조건 시행 방법을 찾는 것이 다른 선례로 남을 확률이 높다. 게바이스 교수도 미국 작가조합의 협상으로 작가가 어느 정도 제작사를 활용할 권리를 부여하지만,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 설립된 AI 기업이 작가의 작품을 수집하는 행위를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어거스트도 게바이스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며, 미국 작가조합이 계약 조건의 한계를 정직하게 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작가조합은 갑인 TV 프로그램 및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협상에 타결했다. 하지만 주요 AI 기업과는 계약 관계를 체결하지 않았다. 따라서 AI의 작가 일자리 위협이라는 다툼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크립트 일부 내용을 AI로 작성한 사실을 밝힐 책임이 있는 이도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제작사 측은 작가에게서 스크립트를 받고, 원본 작가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AI 생성 툴로 작성한 내용을 포함하여 재작성하도록 타인에게 원본을 건넸다고 주장할 수 있다. 변호사의 관점에서는 미국 작가조합의 협상 타결로 추가한 계약 조건이 의미하는 바와 스크립트 작성 시 AI를 사용한 사실을 입증할 방법, AI 사용 사실 입증 부담, AI 사용 계약 조건을 현실적으로 다룰 방법 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미국 작가조합이 협상에 타결한 조항은 기계와 인간이 함께 작업하는 미래를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아티스트의 관점에서 보면, 협상은 AI를 가치 없는 대상으로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J.R.R 톨킨의 소설과 같은 풍자극 속 흥미로운 등장인물 이름 생성이든 더 세련된 방식으로 AI 툴과 작품 제작 과정에서 협업하는 것이든 AI 사용 실험을 계속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AI 사용 사례에 개방적으로 접근한 계약은 이제 어느 정도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한 AI 기술을 향한 예민한 반응과는 대비된다.

미국 작가조합의 협상 타결은 AI 도입을 통제하고자 싸울 수 있거나 맞서 싸워야 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할리우드 바깥의 여러 분야에서 근로자를 위한 선례를 마련한다. 오히려 미국 작가조합의 선례는 AMPTP와 배우 조합인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간 협상이 재개되면서 더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내 AI 사용 관련 협상이 계속될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SAG-AFTRA가 미국 작가조합의 선례를 따라 협상에 돌입하고자 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나 배우 겸 감독인 알렉스 윈터(Alex Winter)는 AI 사용 조건을 명시한 계약이 작가와 배우의 권리를 확실히 보호할 시작일 뿐이라고 본다. 윈터는 계약 조건이 작가와 배우 권리를 충분히 보호할 정도로 확장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제작사는 다양한 자원을 새로운 AI 사용 사례에 적용하며, 제작사의 AI 사용 시도는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작가조합의 협상은 제작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점을 크게 신뢰한다. 윈터는 배우 조합의 계약이 완성되면, 배우의 권리 보호 범위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 그는 “미국 정부가 테크 업계 대기업의 자체 AI 관리 권한을 허용한 것처럼 테크 업계 대기업과의 협력을 기대하지 않는다. 또한, 안타깝게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AI의 위험성 보호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배우는 이름, 이미지, 유사성 권리로도 알려진 퍼블리시티권 형태로 권리 보호 수준을 강화해야 하지만, 배우의 기존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한 합성 기술 기반 배우의 등장 우려가 크다. (이 기사가 송출될 시점까지 SAG-AFTRA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또한, 미국 작가조합의 협상 도중 제기된 문제 중 현재 노동조합 형성 노력이 진행 중인 비디오 게임 스튜디오나 다른 테크 기업으로도 영향을 미칠 문제가 등장할 가능성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2023년 9월 25일(현지 시각), SAG-AFTRA 구성원은 비디오 게임 분야에서 일하는 배우의 파업 권한도 승인했다. 비디오 게임 부문에서도 AI가 문제로 제기되었다.

MIT 경제학자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은 AI와 관련하여 미국 작가조합이 갑자기 다른 노동조합 앞에 갑자기 등장했으며, 모든 업계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존슨을 포함한 공동 저자 여러 명이 최근 발행한 노동조합의 AI 문제 지지 관련 정책 문건을 통해 주목한 바와 같이 자동화 역사를 통해 근로자는 경영진이 최신 기술을 직접 적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 근로자가 기술을 채택하게 될 때까지 기다리기만 한다면, 기술이 인간 근로자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존슨은 “기업이 AI를 채택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바로 AI를 반대한다고 직접 말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유이다. AI가 인간을 통제하고, 근로자가 최대한 많이 활용하면서 인간 근로자를 채용하는 방향으로 AI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자 할 것이다. 인간이 AI를 통제하면서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수월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기업의 AI 사용을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한다. 이에, 미국 작가조합이 AI 사용 조건 제한이라는 부분에서는 미국 경제의 다른 근로자보다 더 확고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llywood Writers Reached an AI Deal That Will Rewrite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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