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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오픈AI 대항마 ‘알레프 알파’ 만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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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오픈AI 대항마 ‘알레프 알파’ 만나보기
유럽연합은 유럽 내 인공지능 대기업을 간절히 원한다. 독일 스타트업 알레프 알파가 유럽 기업 중 오픈AI의 가장 유력한 라이벌로 주목받고 있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유럽은 대륙 내에서 탄생한 오픈AI와 같은 기업을 원한다. 유럽 정치인은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의 관행을 규제하는 데 신물이 난 상태이다. 유럽 기업이 자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개발하기를 원한다. 바로 느긋하면서도 턱수염을 정갈하게 다듬은 독일인인 요나스 안드룰리스(Jonas Andrulis)를 지지하는 이유이다.

유럽 테크 업계 관계자에게 가장 관심이 있는 AI 기업을 물어보면, 대부분 어떤 제품도 출시하지 않았으나 1조 달러를 조달한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Mistral)과 안드룰리스가 창업한 알레프 알파(Aleph Alpha)를 언급하면서 관심을 보일 것이다. 알레프 알파는 기업과 정부 기관에 서비스로서의 생성형 AI를 판매하며, 이미 유료 서비스 고객 수천 명을 확보했다.

AI 업계 회의론자는 알레프 알파가 구글, 그리고 현재의 생성형 AI 열풍을 시작한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유럽연합은 알레프 알파가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이라고 믿는 영역에서 미국의 장악력을 견제하기를 바란다. 유럽연합은 오랫동안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과 프라이버시, 데이터 보안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일부 유럽인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유럽의 가치관이 미국의 가치관과 크게 갈라진 사실을 나타낸다고 본다. 반대로 거대한 경제적 기회가 위험에 처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지켜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안드룰리스는 알레프 알파가 민족주의 프로젝트 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알레프 알파에 근무 중인 미국인이 많다. 또, 안드룰리스는 알레프 알파가 유럽의 미국 기업 장악력 견제에서 선두에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한다. 안드룰리스는 “개인적으로 유럽이 쿠키 배너를 넘어서 더 많은 영역에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제 41세인 안드룰리스는 애플에서 3년간 AI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2019년에 퇴사하여 대기업의 제한을 넘어선 AI의 잠재성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독일 남서부 도시인 하이델베르크에서 알레프 알파를 창업했다. 알레프 알파는 AI가 텍스트를 직접 생성하거나 다량의 문서를 분석할 때 인간의 언어 형태를 식별하는 일반적인 모델인 대규모 언어 모델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알레프 알파는 창업 2년 만에 투자금 2,7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안드룰리스가 암시한 조만간 진행될 또 다른 펀딩 라운드에서는 훨씬 더 큰돈을 투자금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 기관부터 정부 기관까지 알레프 알파의 고객사는 알레프 알파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금융 보고서 작성과 수백 페이지 분량의 문서 요약, 특정 기업의 작업 방식에 특화된 챗봇 개발 작업 등에 활용한다. 안드룰리스는 “인턴에게 가르칠 수 있는 훌륭한 원칙은 무엇이든 알레프 알파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AI를 맞춤 개발하여 기업이 편안하게 대규모 언어 모델을 제어하면서 작업 방식을 지시하는 것을 당면 과제로 언급했다. 안드룰리스는 “대형 은행에서 모욕적이면서 빈정대는 어투로 답변을 하는 챗봇을 원한다면, 그에 따른 모든 올바른 원칙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Aleph Alpha]
[사진=Aleph Alpha]

그러나 안드룰리스는 대규모 언어 모델은 초석일 뿐이라고 본다. 그는 “알레프 알파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AGI는 인간과 같은 AI를 다방면에 적용한다는 생성형 AI의 궁극적인 목표로 널리 알려졌다.

업계 단체인 독일 AI 협회(German AI Association) CEO 요르 비너트(Jörg Bienert)의 설명에 따르면, 기업과 정부 기관 고객사 1만 곳을 보유한 알레프 알파의 관심사는 지금까지 AI 분야에서 떠오르는 대기업과 경쟁하거나 적어도 공존하는 것이다. 비너트는 “알레프 알파가 AI 분야 대기업과의 경쟁을 원한다는 사실은 독일에서도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개인과 기관에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특히, 유럽에서 개발하고 관리하는 AI 솔루션을 확실히 원하는 정부 기관에는 독일에서 개발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2년, 알레프 알파는 정부 기관이나 보안 업계 등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업계가 민감한 데이터를 독일에서 처리하도록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베를린에 첫 번째 데이터 센터를 개설했다. 비너트는 민감한 데이터를 타국으로 전송해야 한다는 점은 유럽 AI 개발이 중요한 한 가지 이유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유럽의 언어가 AI 개발에서 배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알레프 알파의 대규모 언어 모델은 이미 독일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를 사용하며, 훈련 데이터에는 유럽의회가 발행한 다국어 공용문서 저장소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알레프 알파의 대규모 언어 모델이 처리하는 언어만 유럽 태생 기술임을 강조하는 요소가 아니다. 투명성을 갖춘 의사 결정은 AI 시스템이 거짓을 사실인 것처럼 생성하는 문제나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확신하여 공유하는 문제를 퇴치하려는 시도이다.

안드룰리스는 알레프 알파의 AI가 의사 결정을 하는 방식을 설명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알레프 알파의 AI 모델은 H.P 러브크래프트(H. P. Lovecraft)의 단편 소설 『끔찍한 노인(The Terrible Old Man)』의 주인공을 설명하라는 명령어에 “끔찍한 노인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지나치게 약한 인물이다”라고 답변했다.

안드룰리스는 필자에게 AI가 생성한 문장 속 각각의 단어를 선택하여 AI의 답변 결정 과정에 제공된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안드룰리스가 ‘정신적’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자 AI는 ‘정신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 정보 출처로 소설의 짧은 구절을 보여주었다. 이미지를 생성할 때도 AI의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준 정보를 추적할 수 있다. AI에 하이델부르크의 해 질 녘 풍경 사진 제작을 지시한 뒤 안드룰리스는 명령어 속 ‘해 질 녘’이라는 단어를 클릭했다. 이때 AI는 수평선이 노을 속에서 희미해지는 사진 일부 영역에 정사각형을 그리면서 명령 처리 과정을 다시 보여주었다.

AI 전문가도 새롭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국책 연구소 퓨처 소사이어티(Future Society) 유럽 AI 관리 책임자인 니콜라스 모예스(Nicolas Moës)는 “알레프 알파는 설명 능력과 같이 신뢰 가치가 있는 AI 기능 실험을 시작했다. 그동안 본 적이 없는 AI 개발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모예스는 투명성을 요구하는 규정을 포함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럽연합의 AI법(AI Act)이 통과한 뒤 AI의 결과물 생성 과정 설명 능력이 더 널리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독일 AI 협회를 포함한 복수 업계 단체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면서 부담스러운 규정 때문에 유럽의 자체 AI 대기업 창업 노력 추진 속도가 저하되면서 스타트업이 혁신이 아닌 새로운 규정 준수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형성할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그러나 모예스는 반대로 엄격한 규정이 유럽 AI 기업의 더 나은 기술 개발, 일종의 AI 품질 기준 형성, 과도한 규제가 적용된 유럽 업계의 성공 사례 반복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모예스는 “독일 자동차는 전체적인 검사 과정 덕분에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라며, 예시를 언급했다.

알레프 알파의 AI가 우수한 설명 능력을 갖추었으나 일각에서는 알레프 알파의 대규모 언어 모델이 유럽의 AI 대기업 설립이라는 희망에 부응할 정도로 발전하였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모예스는 “다양한 언어 모델과 상호작용을 한 적이 있다면, 알레프 알파의 대규모 언어 모델이 최고의 언어 모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

4년간 오픈AI 연구원으로 근무한 뒤 현재 베를린에서 AI 컨설턴트로 근무 중인 마티아스 플라퍼트(Matthias Plappert)가 지적한 바와 같이 알레프 알파는 기업이 신규 AI 모델의 효과를 입증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준화 테스트에서 미국 경쟁사보다 더 나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플라퍼트는 “알레프 알파의 AI 표준화 테스트 결과를 원하는 이유는 유럽의 AI를 옹호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레프 알파의 AI 성능 경쟁 능력 측면에서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유럽인 다수는 여전히 미국의 유력 기업이 개발한 AI에 맞설 기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고수한다. 단순한 경제적 이유 때문이 아니다. 유럽연합의 AI 업계는 유럽 기업이 미국 기업보다는 프라이버시와 차별 문제에 더 민감하게 대응할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안드룰리스는 “미국 기업이 유럽의 가치관을 훌륭하게 반영한 AI 기술을 개발할 것임을 보장할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유럽인이 미국의 AI 기술 사용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유럽의 가치관’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반복하여 듣게 될 것이다. 안드룰리스에게 유럽의 가치관이 의미하는 바를 묻자 2017년, 페이스북이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조각상인 ‘다비드’ 사진을 제거한 사례와 관련하여 분노를 드러냈다. (페이스북은 자체 정책에 따라 와이어드에 나체를 표현한 그림과 조각상 게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안드룰리스는 “사용자는 페이스북에 나체라는 이유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사진을 게재할 수 없다. 유럽의 가치관을 따른다면,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안드룰리스는 유럽의 가치관을 AI로 전달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내 역할은 훌륭하면서도 투명성과 통제 가능성을 지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Meet Aleph Alpha, Europe’s Answer to Ope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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