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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자의 ‘신경’에 부착하는 인공 관절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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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자의 ‘신경’에 부착하는 인공 관절 등장
신경계와 직접 연결하는 로봇 의수는 착용자가 생각한 대로 손가락을 움직이도록 하면서 각각의 손가락 제어 수준을 향상한다.
By MAGGIE CHEN, WIRED UK

올림픽과 패럴림픽 이외에도 오랫동안 꾸준히 이어진 인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낼 만한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바로 ‘사이보그 올림픽’이라고도 알려진 사이배슬론(Cybathlon)이다. 스웨덴 샬머스공과대학교 생물공학 엔지니어인 막스 오티즈 카타란(Max Ortiz-Catalan) 박사는 “사이배슬론은 기술일 활용한 장애 극복이 이루어지는 사이보그 올림픽이다”라고 전했다. 사이배슬론은 다른 행사와 달리 새로운 인공기관 기술을 기념하면서 바이크부터 세탁물 들기까지 다양한 대회를 진행한다.

의수를 착용한 채로 티셔츠를 집는 일은 어려운 일로 널리 알려졌다. 의수는 무겁고, 움직임 통제가 어려운 데다가 움직임 범위도 제한되었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의 연구팀이 10년 넘게 보완하고자 연구한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구팀은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학술지(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의수 움직임의 정교함과 통제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를 다룬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직접 개발한 의수를 착용한 이가 2024년 개최될 사이배슬론 의수 경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면서 해당 연구를 진행했다. 어깨나 팔꿈치 등 다른 신체 부위를 이용하여 힘을 주어야 하는 대다수 기존 의수는 손으로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활동을 재빨리 마치기 어렵다. 하지만 연구팀이 논문을 통해 소개한 의수는 착용자의 신경계에 직접 부착돼, 각각의 손가락을 의지대로 움직이도록 한다. 사이배슬론 종목 중 하나이기도 한 의상 바느질 선을 따라 티셔츠를 개는 등 정교한 작업을 할 때 유용한 부분이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는 “환자가 의수 사용 시 우선순위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움직임 통제 능력이다. 따라서 움직임을 통제할 정보 접근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수술 과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인공기관은 약 3000년간 존재했다. 최초로 발견된 인공기관은 이집트 귀족 여성의 장식함에서 발견된 나무 발가락이다. 인공기관은 인류 역사에 걸쳐 긴 시간동안 더 가볍고 인체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다양한 범위에서 움직이도록 정교함을 더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장벽이 남아있다. 미시간대학교 성형외과 전문의인 폴 세더나(Paul Cederna) 박사는 케이블을 통해 인공기관을 제어하면서 인공기관과 연결된 남은 관절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식으로 신체의 힘을 이용한 인공기관의 움직임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며, 종종 통증이나 피로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근전기 인공기관’이라고 알려진 최신 인공기관은 인체에 남은 관절에서 전기 신경 신호를 이용하여 힘을 가한다. 세더나 박사는 “전기 신경 신호로 로봇의 뛰어난 역량을 갖추게 되지만, 훌륭한 수준으로 움직임을 통제할 능력을 갖추지는 못한다”라며, 차고지에 페라리가 있는데도 차 키가 없어 운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인공기관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상체 관절 절단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 각각의 손가락이나 미세한 움직임을 통제할 근육이 사라지면서 인공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된다. 뇌의 신경 신호가 매우 작아질 수 있어, 인공기관을 장착한 환자는 신체의 다른 전기 잡음 사이에서 움직임을 통제할 신호를 포착하기 어렵다. 근전기 인공기관 대부분 착용자의 신체에 남은 관절 피부에 장착된 표면 전극 여러 개를 바탕으로 움직이지만, 전극이 미끄러지면서 인공기관의 움직임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2020년, 세더나 박사의 연구팀은 다른 수술 전략을 개발했다. 바로 관절의 신경계를 작은 근육 조각과 연결하는 방법이다. 팔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를 피실험자로 모집하고는 신체에 남은 관절의 모든 신경계 끝부분을 신경 섬유 다발로 절단했다. 그리고 신경 섬유 다발을 신체 다른 부위의 근육 조각으로 감싸고는 남은 관절의 신경계를 제거했다. (빵 속에 작은 소시지가 들어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아라. 소시지를 신경계로, 소시지를 동그랗게 감싼 빵을 이식된 근육으로 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달 뒤 각각의 신경 섬유 다발이 근육으로 성장하면서 신경 신호를 다시 공급했다. 전극을 미세한 근육-신경 묶음으로 제공하면서 실시간으로 신경 신호를 보내는 각각의 신경 섬유 다발을 기록할 수 있었다. 세더나 박사는 “작은 신경 신호 대신 대거 절단된 근육 신호를 기록할 수 있다. 근육이 작은 부분이 생체 증폭기 역할을 하므로 신경계의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 연구팀은 세더나 박사 연구팀의 전략을 보고 배운 뒤 확대 적용하고자 했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 연구팀은 신체 다른 부위에서 근육 이식술을 사용하는 대신 절단된 신경 섬유 다발 일부분을 기존 팔 근육을 연결했다. 신경을 기존 근융으로 전송하는 수술법이자 ‘표적 근육 신경재식법 수술(targeted muscle reinnervatio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수술법이다. 또, 이전부터 인공기관의 움직임 제어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한 수술 방법이기도 하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는 해당 수술 방법이 신체 내 신경 신호와 인공기관 간의 움직임을 최적화하도록 하며, 더 많은 전기 신경 신호를 다른 움직임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 연구팀은 모든 신경 정보를 실제 인공기관으로 보내려 삽입 전극을 팔의 뼈에 주입한 티타늄 임플란트와 연결했다. 임플란트는 신체의 전극과 외부 인공기관 간의 원활한 양방향 소통을 지원한다.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 모든 신경 경로를 변경하는 12시간에 걸친 수술을 포함하여 임플란트 주입부터 전체 수술 과정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됐다.

수술 과정이 모두 끝난 뒤 오티즈 카타란 박사 연구팀은 전극 체계와 인공기관의 소통 방식을 관찰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각각의 삽입 전극에서 발생한 전기 신호를 추적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신호가 더 강력해졌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의 연구소 소속 대학원생이자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얀 즈빈덴(Jan Zbinden)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호가 강력해진 것은 신경 섬유 다발이 각각의 근육에 통합되어 적정 신호를 공급하는 과정이 성공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팀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손 펴기나 집게손가락 펼치기 등 특정 움직임에 따라 생성되는 신호 지도를 제작했다. 각각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인공기관을 설계하고, 각각의 전기 신호가 그에 따라 인공 관절에서 움직이도록 했다.

연구팀의 실험에 응한 피실험자는 수술 4개월 후 손목 굽히기, 손 펴기는 물론이고 각각의 손가락 움직임 등 각종 기본적인 움직임 훈련을 마쳤다. 그리고 1년이 조금 지나자 연구팀은 환자가 인공관절을 손쉽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각각의 움직임을 여러 단계를 거친 절차로 생각하기보다는 움직임을 생각하는 즉시 행동하고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즈빈덴은 “만약, ‘이두박근과 삼두박근 열기’, ‘손 접기’ 등 특정 행동을 생각한다면, 인지 부하가 형성된다. 엄지손가락을 움직이고 싶다고 생각한 다음 행동하려는 것보다 더 간단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즈빈덴은 환자가 수술을 받고 2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인공기관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는 손을 접거나 펴는 행동과 손을 돌리는 행동, 팔꿈치를 접었다 펴는 행동 모두 생각하는 즉시 자유롭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의과대학원 성형외과 전문의 오스카 아즈만(Oskar Aszmann) 박사는 환자가 모든 손가락을 따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인공기관이 매우 흥미로우며, 지금도 매우 새로운 연구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아즈만 박사는 인공기관이 무선으로도 자유롭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지 지켜보고자 한다. 전극과 인공기관을 오가는 정보 전송량이 많다는 점에서 인공기관으로의 무선 정보 전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아즈만 박스와 세더나 박사 모두 오티즈 카타란 박사 연구팀의 연구 성과와 같은 결과를 다른 환자를 통해서도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와 즈빈덴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 연구팀은 앞으로 인공기관 플랫폼을 개선할 계획이며, 감각 피드백을 추가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연구 과정에 응한 환자의 다음 사이배슬론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오티즈 카타란 박사는 “환자는 수술 후 양손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이전에는 육체 움직임이 많은 일을 하고, 워크숍에도 참석하면서 일상에서는 기기를 다루었다. 삽입 전극과 인공기관 간 연계 작업과 인공기관의 움직임 향상 수준을 지켜보는 것은 연구팀이 얻는 연구 보상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is Prosthetic Limb Actually Attaches to the Wearer’s Ner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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