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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코로나19 수수께끼, 새로운 가설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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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코로나19 수수께끼, 새로운 가설 제시
단핵구라는 새로운 면역 세포가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간혹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환자가 몇 달간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원인이 된다.
By MAGGIE CHEN, WIRED UK

러닝머신 위에서 달린 뒤 가쁜 호흡을 내쉬게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호흡 곤란은 코로나19 환자가 초기 감염 후 몇 달간 오래 겪을 수 있는 무시무시하고도 짜증을 유발할 만한 여러 증상 중 하나이다. 장기 코로나19 증상은 코로나19 확산 초창기부터 풀리지 않은 의문 사항이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과학계에서 서서히 그 원인을 이해하고 있어, 치료법 발견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팀은 유럽호흡기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에 게재한 최신 연구 논문을 통해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호흡 곤란 증상의 주된 원흉 중 하나로 ‘단핵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면역 세포를 지목했다. 부드러운 푸른색과 회색 형태로 혈액을 따라 흐르는 백혈구 중 하나이자 문제의 징조로 보는 대상이기도 하다. 단핵구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 침입한 병원체를 마주하면, 다른 중요한 면역 세포를 생성하고는 면역 체계에 추가 방어를 활성화하도록 경고 신호를 보낸다. 단핵구는 폐 손상 도중 특히 중요한 요소이다. 문제의 첫 번째 징조로 폐에 이동하면서 다양한 특수 대식세포를 분출한다. 대식세포는 병원체를 먹는 면역 세포로 세균의 침입에 맞설 첫 번째 면역 방어 체계가 된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시 면역 세포 작동 방식이 엉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맨체스터대학교 임상의학 부교수이자 연구 논문 공동 저자인 로렌스 피어메인(Laurence Pearmain) 부교수는 “추후 발생하는 일에 비정상적인 반응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초기 감염 후 호흡 곤란 증상을 계속 겪는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단핵구가 불규칙하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건강한 사람의 단핵구와 비교했을 때,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단핵구는 결합된 단백질 수치가 다르다. 단핵구에 붙어 있는 단백질은 폐로 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결과적으로 비정상적인 단핵구가 장기 코로나19, 폐 손상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덩달아 비정상적인 단핵구를 정상화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방식을 택한 잠재적인 치료법을 향한 토대를 마련했다.

피어메인 부교수 연구팀은 단핵구를 의심할 만한 타당한 근거를 발견했다. 다른 여러 연구팀이 이미 SARS-CoV-2가 단핵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원 생물학자인 주디 리버맨(Judy Lieberman) 교수는 중증 코로나19 감염 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단핵구가 종종 경계해야 할 정도로 많은 수준으로 단핵구를 인체에서 방출하는 방식으로 죽게 되며, 지나친 염증을 추가로 촉발한다고 설명했다. 리버맨 교수는 “일종의 ‘피드 포워드 루프(feed-forward loop)’와 같다. 한 번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극도로 통제가 어려워진다”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인체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단핵구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피어메인 부교수 연구팀은 단핵구를 조사하기로 했다. 단핵구가 코로나19 감염과 장기 코로나19 증상 발현 시 하는 역할을 정확히 알아내려 혈액 샘플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2020년 여름부터 영국 전역의 일부 병원 기관에 걸쳐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71명의 혈액을 채취했다. 그 후 몇 달간 코로나19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환자 142명의 혈액 샘플을 별도로 확보하고는 추가 방문 도중 샘플을 채취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연구팀이 조사한 환자는 조사 시점 기준 6개월 전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이다. 피어메인 부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시점 기준 약 6개월이 지났을 때 인체에 침투하여 정착한 바이러스 때문에 면역 체계 기능 손상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연구팀이 조사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었다. 피어메인 부교수는 “장기 코로나19 환자 다수가 실제로 호흡 곤란과 피로 등 여러 가지 장기 코로나19 증상을 겪는다는 사실이 확실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연구팀이 추가로 조사한 장기 코로나19 환자 48%는 호흡 곤란 증상을, 44%는 피로를 호소했다. 연구팀은 장기 코로나19 환자 집단을 연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면역 세포를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먼저 연구팀은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서 수집한 단핵구를 조사했다. 전반적으로 건강한 이들과 달리 중증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한 환자는 이동과 염증 유발과 관련된 단백질 양이 불규칙한 단핵구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단핵구의 불규칙함이 초기 감염과 함께 시작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환자의 코로나19 증상을 경미함, 중간, 중증으로 나누어 조사했을 때는 증상에 따라 나눈 환자 집단마다 단핵구의 불규칙성 수준이 다른 것을 발견했다.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환자마다 단핵구 불규칙성의 미세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증상마다 단핵구 불규칙성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장기 코로나19 환자를 조사했다. 장기 코로나19 환자 집단은 병원에 입원한 중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움직임, 염증과 관련된 단백질양이 불규칙한 단핵구를 보유했다. 호흡곤란과 피로를 호소한 장기 코로나19 환자 다수의 흉부 방사선 스캔을 통해 폐 손상을 시사하는 불규칙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인 장기 코로나19 환자 집단을 집중 연구하면서 단핵구의 단백질 중 하나인 ‘CXCR6’이라는 수용기가 증가한 점에 특히 주목했다. 그리고 CXCR6의 수치는 흉부 스캔 사진이 비정상적이었던 환자에게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맨체스터대학교 면역학 교수이자 연구 논문 제1 저자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맨(Elizabeth Mann) 교수는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CXCR6이 CXCL16라는 단백질의 수용기로, 두 개가 결합되었다는 사실이다. CXCL16은 간혹 폐에서 발견되며, 그 수치는 중증 코로나19와 장기 코로나19 증상 발현 시 증가한다. 연구팀은 단핵구의 CXCR6 수치가 높은 코로나19 감염 시 단핵구가 폐로 이동할 준비를 해 수치가 증가한 CXCL16과 결합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바로 장기 염증 증상이나 손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연구팀은 가설 실험을 위해 호흡 곤란을 겪는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단핵구를 채취하고는 특수 조직 배양 접시의 가장 위층에 두었다. 접시 아래에는 CXCL16를 추가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가설이 맞다면, 호흡 곤란을 겪는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단핵구는 건강한 환자의 단핵구보다 접시 아래에 있는 CXCL16로 더 빨리 이동할 것이다. 바로 연구팀이 발견한 결과이다. 맨 교수는 “CXCR6 수치 증가는 실제로 단핵구의 CXCL16 이동량 증가와 상응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호흡 곤란 등 장기 코로나19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물학적 정보의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연구팀이 RSV나 독감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액 샘플을 연구했을 때,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특징으로 나타난 단핵구의 CXCR6 수치가 증가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맨 교수는 단핵구의 CXCR6 수치가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단핵구가 중증 감염 및 회복 전일 때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즉, 비정상적인 단핵구가 폐에 계속 존재하면서 염증 원인이 된다는 의미이다. 장기 호흡 곤란 증상과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맨 교수는 “치료와 코로나19 감염 회복을 위해 단핵구 이동이 필요하다. 회복한 뒤에는 단핵구가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단핵구는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남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와는 관련이 없는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심장병 전문의 에릭 토폴(Eric Topol) 박사는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면역 반응이 코로나19 환자의 인체에 계속 남아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를 더한다”라고 말했다. 예일대학교 면역학자인 데이비드 마르티네즈(David Martinez) 박사도 동의하는 바이다. 마르티네즈 박사는 와이어드에 “마찬가지로 장기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한 흑인과 남미 출신 환자 등 피실험자 집단을 추가로 포함한 개별 연구와 대규모 연구 결과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맨 교수와 피어메인 부교수의 연구팀의 피실험자 중 백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나아갈 다음 단계는 단핵구에서 발견된 몇 가지 경로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다. 동물 모델의 CXCR6 수치를 낮추는 약물 사용 후 증상 호전 여부를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호흡 곤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다양한 장기 코로나19 증상을 완벽하게 완화하려면 약물이나 치료법 한 가지 이상이 필요하다. 피어메인 부교수는 “증상마다 다른 메커니즘이 드러난다. 따라서 단 한 가지 문제 원천만으로 장기 코로나19를 치료할 완벽한 방법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피어메인 부교수는 이번 연구가 장기 코로나19의 질병이 복잡하다는 사실과 장기 코로나19 환자마다 겪는 증상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본다. 일부 환자는 호흡 곤란을, 다른 환자는 장기 피로를 호소한다. 장기 코로나19 환자마다 증상은 물론이고, 폐 손상 정도와 CXCR6 수치도 다르다. 피어메인 부교수는 “이번 연구와 다른 연구팀의 연구를 통해 올바른 환자에게 올바른 치료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장기 코로나19 치료의 미래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Long Covid Mystery Has a New Su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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