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현지 시각) 구글 I/O 기조연설 현장에서 공개된 픽셀 폴드(Pixel Fold)를 볼 때, 출고가 1,800달러에 책정된 구글의 폴더블폰을 오랫동안 본 뒤 “멋지지만, 기이한 형태의 기기에 지출할 큰돈이 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폴더블폰을 구매하지 않도록 하는 조언은 보편적인 조언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 기기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2% 미만이며, 지금도 틈새시장을 공략한 제품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소비자 사이에서 폴더블폰 구매를 꺼리는 추세는 실제로 구글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다. 구글 내부에서도 픽셀 폴드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구글은 픽셀 폴드가 자사 디자이너에게 소비자의 다양한 폴더블폰 사용 방식, 안드로이드가 다양한 화면을 채택한 기기 시장의 성장세에서 가장 훌륭한 역할을 하도록 적응할 필요성 등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시장 조사 기관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터지(Moor Insights & Strategy) 소속 애널리스트 안셀 사그(Anshel Sag)는 픽셀 폴드의 비싼 가격을 구글의 픽셀 폴드 출시 의도를 나타내는 바로 지목했다. 픽셀 폴드의 가격은 삼성 갤럭시 Z 폴드4와 같은 수준이며, 삼성의 또 다른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4보다는 800달러 더 비싸다.
사그는 “구글은 폴더블 기기 하드웨어를 제작해, 소프트웨어 사용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폴더블폰의 문제 대부분 소프트웨어 문제점을 제외하고는 해결되었다. 구글은 폴더블 기기의 소프트웨어 사용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부분은 개발자가 폴더블 기기를 폼 팩터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Google]
구글의 폴더블 기기 소프트웨어 경험 개선과 관련하여 안드로이드 기반 웨어러블 기기인 구글 픽셀 워치(Pixel Watch)를 언급할 수 있다. 구글 픽셀 워치는 이미 애플, 삼성, 가민이 장악하여 포화 상태가 된 스마트 워치 시장에 최근, 신제품을 내놓았다. 구글의 스마트 워치는 첫 번째 제품부터 다른 기업보다 몇 년 늦은 시점에 등장하면서 원활하면서 아름다운 기기로 주목받았으나 부족한 전력과 버그 문제가 발생했다. 픽셀 워치의 판매 실적은 제법 우수한 편이었으나 어떠한 부분에서도 스마트 워치 시장을 장악한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견줄만한 수준이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굳이 픽셀 워치를 생산한 이유가 무엇일까? 웨어 OS 기기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전체 때문일 수도 있다. 구글은 스마트 워치의 하드웨어 특성과 함께 소프트웨어 문제 전체를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구글은 픽셀 워치를 이용해 새로운 상호작용과 앱, 경험을 실험할 수 있었다.
구글 소유 폴더블 기기를 생산한다면, 구글이 또다시 새로운 유형의 기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체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은 자체 제작한 폴더블 기기를 이용해 일반 스마트폰보더 더 큰 화면의 특별한 요소인 멀티태스킹이나 화면 전환, 앱 행동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 경험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경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은 픽셀 폴드 판매량 수백만 대를 기록하지 않더라도 폴더블 기기에서 소프트웨어가 실행돼야 하는 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판매 실적을 기록하기만 해도 소비자가 실제 상황에서 폴더블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그는 “픽셀 폴드는 1세대 기기이다. 다른 기기에서는 접할 수 없는 고유한 기능도 몇 가지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픽셀 폴드의 수량은 적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 깔끔한 기기
픽셀 폴드는 구글의 광범위한 제품군의 오래된 폼팩터인 태블릿 기기를 쇄신할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지금까지 수년간 애플 아이패드가 태블릿 시장에서 관심을 독차지하며, 인기가 약해졌다. 소비자나 구글 모두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사용자의 일상에 적합할 만한 방법을 알지 못한다. 구글은 새로 발표한 픽셀 태블릿을 스마트홈 제어, 엔터테인먼트 소비용으로 제작된 일상용 기기로 홍보했으나 생산성이나 창의적 작업을 위한 제품으로 홍보하지 않았다. 구글의 전략을 강조한다면, 구글의 태블릿은 스피커가 내장된 충전 독과 함께 등장한다. 태블릿을 도킹하면, 스마트 홈 컨트롤러로도 사용할 수 있는 액자로 변신한다.
테크 업계 분석 기업 IDC 연구 매니저 지테쉬 우브라니(Jitesh Ubrani)는 “구글은 태블릿이 항상 집에 자주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픽셀 폴드의 더 큰 디스플레이로 얻은 통찰력을 이용해 사용자가 실제 사용하는 태블릿에서 앱이 더 깔끔하게 실행되도록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디스플레이를 계속 접었다 펼치고 회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기에서 실행되는 앱은 디스플레이 사용 조건의 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픽셀 폴드로 앱 생태계를 처음부터 테스트해, 디스플레이 형태를 바꾸는 행동 적응과 반응을 향상하고 다른 앱 작동 상황에 따라 간편한 회전과 화면 확장, 축소가 가능하도록 할 수도 있다.
물론, 구글은 각각의 신제품을 인공지능(AI) 개발 노력의 실험 목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사그는 구글의 서비스 다수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행동을 연구하면서 사용자 개인 데이터를 추적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위한 목적이 훤히 보이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도 구글 I/O 기조연설 현장에서 구글 경영진은 안드로이드 기기 신제품 발표 전, 80분 동안 생성형 AI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신제품 발표 시 제품 발표 도중 AI의 흥미로움을 조금씩 언급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AI 생성 월페이퍼 이미지와 AI 기반 사진 편집 툴, AI 보조 텍스트 전송이 가능한 메시지 앱 등이 추가되었다. 구글은 모든 맥락에서 모든 모바일 기기에 AI를 적용하는 것을 고수한다. 픽셀 폴드와 픽셀 태블릿은 기이한 만큼 구글이 새로운 기기의 상호작용이 일상생활에 적용돼야 하는 방식을 더 자세히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