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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마그넷 수수께끼, 일론 머스크가 포기하려는 부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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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마그넷 수수께끼, 일론 머스크가 포기하려는 부분 알려준다?
테슬라는 자사 차량 모터에서 희토류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엔지니어의 창의력 발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By GREGORY BARBER, WIRED US

2023년, 신형 차량 정보는 부족했으나 장황한 설명이 오래 이어진 테슬라 투자자 이벤트 현장 생중계를 통해 공개된 일론 머스크의 ‘마스터 플랜 파트 3(Master Plan Part 3)’의 약간의 상세 정보가 물리학의 불분명한 측면에서 화제가 되었다. 테슬라 파워트레인 부서 책임자 콜린 캠벨(Colin Campbell)은 파워트레인 부서가 희토류 마그넷을 모터에서 제거할 것이라고 밝히며, 공급망 우려와 생성 과정의 유해성을 그 이유로 언급했다.

캠벨은 모터 생산 과정의 변화를 강조하고자 각각 ‘희토류 1~3’이라는 이름으로 구분된 세 가지 의문의 물질을 언급한 여러 편의 슬라이드 사이를 오가면서 클릭했다. 첫 번째 슬라이드는 테슬라의 현재 희토류 함량인 0.5~10kg를 언급했다. 구체적인 시기가 언급되지 않은 다음 단계에서는 희토류를 전혀 포함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전자의 움직임 때문에 일부 물질이 발휘하는 기묘한 힘을 연구하고 때로는 의문의 손짓을 이용하는 자기학자는 희토류 1의 정체가 네오디뮴(neodymium)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철과 붕소 등 비교적 익숙한 원소를 추가한다면, 금속은 더 강력하면서 항상 힘을 지닌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할 만한 품질을 지닌 물질은 드물다. 게다가 자기장을 형성할 수 있는 물질 중 테슬라의 4,500파운드에 이르는 차량과 산업용 로봇부터 전투기까지 많은 물질을 움직일 정도로 강력한 물질은 더 드물다. 테슬라가 네오디뮴과 그 외 희토류를 모터에서 제거한다면, 대신 어떤 마그넷을 이용할까?

물리학계에서는 다음의 사실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마그넷 물질을 개발하지 않았다. 차세대 자석 개발에 도전하는 극소수 스타트업 중 한 곳인 니론 마그네틱스(Niron Magnetics)의 전략 전무이사 앤디 블랙번(Andy Blackburn)은 “새로운 상용화 마그넷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블랙번 이사를 포함한 업계의 다수 전문가는 테슬라가 자력이 약한 마그넷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택했을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고 본다. 테슬라가 희토류를 제거하는 대신 택할 수 있는 소재 중 유력한 소재에 코발트처럼 비싸고 지정학적으로 위험한 원소를 포함한 페라이트(ferrite)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페라이트는 스트론튬과 같은 금속을 소량 혼합한 철과 산소로 구성된 세라믹이다. 저렴하면서 제작이 쉬운 데다가 1950년대부터 냉장고 문에 사용되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그러나 페라이트의 자력은 네오디뮴의 자력 1/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 것으로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하만 테슬라가 페라이트로 전환하기로 택했다면, 테슬라가 앞으로 포기하고자 하는 바도 드러난다. (테슬라는 와이어드의 마그넷 생산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배터리가 전기차의 구성 요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다수 전기차의 동력이 되는 요소는 전자기이다. (테슬라라는 기업 이름과 자기의 단위인 테슬라가 같은 인물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자가 모터의 와이어 코일을 따라 흐를 때면, 반대 자기력에 밀리는 전자기장이 생성된다. 그리고 모터의 축이 회전하면서 바퀴가 돌아간다.

테슬라의 뒷바퀴를 움직이는 자기력은 일정한 자기장을 지닌 기이한 특성을 지닌 물질인 영구 마그넷을 지닌 모터가 공급한다. 이때는 별도의 전자가 필요하지 않다. 원소를 중심으로 훌륭하게 조율된 전자의 회전 덕분이다. 테슬라가 이를 차량에 추가하여 배터리를 업그레이드하지 않고도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하고 토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5년 전이다.  이전에는 전류를 소모하면서 자성을 지닌 전자석 주위에 형성된 유도 모터를 사용했다. (지금도 전면 모터가 장착된 모델에도 사용된다.)

희토류를 제거하고 최고의 마그넷을 포기한다고 선언하는 것이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다수 차량 기업은 효율성을 집착에 가까운 수준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운전자의 주행거리 제한 우려와 관련하여 설득력을 부여하고자 하는 전기차 생산 시 효율성을 더 중시한다. 하지만 다수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면서 그동안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던 일부 엔지니어링 요소를 다시 채택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다수 자동차 제조사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는 코발트, 니켈 등으로 생산한 배터리 탑재 차량보다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 물론, 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 차량이 더 무거운 데다가 에너지양이 비교적 적다. 일례로, 현재 출시된 모델 3 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 모델의 주행거리는 272마일(약 437.7km)이다. 반면, 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더 우수한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 S의 주행거리는 최대 400마일(약 643.7km)이다. 하지만 비싼 비용과 정치적 위험성을 지닌 물질을 피하고자 한다면,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지금도 테슬라가 다른 요소를 변경하지 않고 마그넷을 페라이트와 같이 열등한 요소로 바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웁살라대학교 물리학자인 알레나 비쉬나(Alena Vishina) 박사는 “차량에는 큰 마그넷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모터는 수많은 구성요소를 갖춘 매우 복잡한 기계이다. 이론적으로는 더 약한 마그넷 사용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 최근, 물질 연구 기업 프로테리얼(Proterial)은 컴퓨터 모델로 페라이트 마그넷을 신중하게 배치하고 모터 설계의 다른 측면을 변경하면서 희토류 구동 모터의 성능 지표 중 여러 요소를 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이전보다 무게가 단 30% 더 무거워졌다. 이는 자동차의 전체 부피와 비교하면 적은 차이이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자동차 제조사가 희토류를 제거하고자 하는 이유는 많다. 덩샤오핑은 중국 주석이었던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의 금속을 사우디 원유와 같은 원자재라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금속이 범아시아 지정학적 불안감의 대명사와 같은 표현이 되었다. 그러나 희토류는 원유와 다르다. 금속 시장은 전체 시장이 미국 계란 시장과 같은 규모이면서 이론적으로 채굴과 가공이 가능하며, 전 세계에서 마그넷으로 생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국은 금속 채굴부터 마그넷 최종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중국의 금속 시장 독재에 가까운 상황의 부분적인 원인은 경제적 요소이다. 1990년대, 중국 희토류가 시장에 대거 유입과 함께 미국과 같은 국가의 금속 채굴 및 가공업체가 문을 닫았다. 또 다른 부분적인 이유로 환경 우려를 언급할 수 있다. 희토류 채굴 및 정제 과정은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자성을 높이는 네오디뮴과 같은 귀중한 원소가 다른 희토류는 물론이고, 우라늄과 토륨 등 방사성 물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국의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약 2/3, 전 세계 마그넷 가공량은 90% 이상이다.

인기 블로그인 ‘레어 어스 옵저버(Rare Earth Observer)’ 운영자이자 광물 애널리스트인 토마스 크루머(Thomas Kruemmer)는 희토류 산업과 관련, “연간 2조~3조 달러 상당의 가치를 지닌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10조 달러 규모의 산업을 갖추었다”라고 말했다. 크루머는 자동차 제조 산업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또한, 희토류 함량이 매우 적더라도 마찬가지이다. 희토류를 제거하면 모터 전체를 다시 설계하지 않는 한 자동차가 작동하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은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한다. 2000년대 초반 폐쇄된 캘리포니아주 광산은 최근 다시 문을 열고, 전 세계 희토류 15%를 공급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에서 채굴한 희토류는 가공 작업을 위해 중국으로 운송된다. 미국에서는 항공기와 위성을 포함한 장비의 강력한 마그넷이 필요한 국방성을 위주로 대다수 정부 기관이 국내와 일본, 유럽 등 우호국의 공급망에 꾸준히 투자했다. (반면, 에너지부는 해수의 희토류를 모으기 위해 해초를 분리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비용, 필요한 노하우, 환경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수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한편, 자동차나 풍력 터빈 등 탈탄소화 툴에 내장된 툴의 마그넷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다마스 인텔리전스(Adamas Intelligence)에 따르면, 현재 희토류 12%는 전기차 생산 시 사용되며, 시장은 막 성장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희토류 가격은 중국 국내 시장과 정치적 개입 등 외부 기업이 예측할 수 없는 요소 탓에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택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에서 자성 물질을 연구하는 물리학자 짐 첼리코프스키(Jim Chelikowsky)는 대체품을 만들 수 있는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대체품 생산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페라이트보다 더 나은 희토류 대안을 찾아야 할 이유가 많다고 덧붙여 전했다. 자성을 띠고, 다른 자기장이 있을 때도 자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 고온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세 가지 특성을 갖춘 소재를 찾아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뜨거운 자석은 자석이라고 할 수 없다.

다수 전문가는 훌륭한 마그넷 생산 시 필요한 화학 원소를 알고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원소 배열은 수백만 가지에 이른다. 일부 마그넷 전문가는 수십만 가지 물질로 시작하여 희토류 함량을 포함한 단점을 지닌 물질을 버린 뒤 머신러닝 기법으로 남은 물질의 자성을 예측한다. 2022년 말, 첼리코프스키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코발트를 포함하여 자성이 높은 새로운 물질을 생성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이상적이지 않지만,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또 다른 어려움으로 손쉽게 생산할 수 있는 마그넷을 찾는 것을 언급할 수 있다. 비쉬나 교수는 망간을 포함한 마그넷과 같이 새로 개발한 마그넷이 유망하지만,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한다. 간혹 자성이 매우 뛰어나지만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물질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 운석에서만 발견되는 수천 년에 걸쳐 천천히 식혀야 원자를 정확한 상태로 정밀하게 배열할 수 있는 니켈-철 화합물인 테트라테나이트(tetrataenite)를 언급할 수 있다. 실험실에서 생산 속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니론 마그네틱스는 이론적으로 네오디뮴보다 자성이 강한 질화철 자석을 개발해, 조금 더 나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형태로 생산하고 보존하기 어렵다. 블랙번 이사는 니론 마그네틱스의 실험이 진전을 거두고 있으나 테슬라의 차세대 차량에 맞춰 전기차를 혁신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자석을 생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번 이사는 음향 시스템과 같은 소형 장치에 새로 개발한 마그넷을 넣는 것이 니론 마그네틱스의 첫 번째 단계라고 밝혔다.

크루머는 다른 자동차 제조사가 테슬라의 선례를 따라 희토류를 제거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은 희토류 사용을 고수할 수도 있다. 반면, 유도 모터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기업도 존재할 것이다. 크루머는 테슬라도 미래 출시될 차량에 자동 창문, 파워 스티어링, 앞 유리 와이퍼 등에 희토류를 소량 포함할 수도 있다고 본다. (실제로 테슬라의 투자자 행사에서 희토류 함량을 대조한 슬라이드는 현재 세대의 자동차 전체와 미래형 자동차를 비교한 것이다.) 테슬라가 진행 중인 해결 방법 이외에도 전 세계가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공급되는 희토류 자석은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전 세계 인구의 주변에 계속 존재할 것이다. 모두 대체한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크루머가 지적한 바와 같이 희토류를 완벽하게 제거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sla’s Magnet Mystery Shows Elon Musk Is Willing to Com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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