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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넷플릭스 구독자 집단, 여전히 ‘DVD’ 대여 서비스 이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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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넷플릭스 구독자 집단, 여전히 ‘DVD’ 대여 서비스 이용 중
DVD 제작 및 유통 중단 움직임 때문에 사라지는 것은 수많은 고전 영화뿐이 아니다. DVD 대여를 원하던 사용자층도 사라진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누군가는 넷플릭스에 접속한 화면 앞에 앉아 저녁을 맞이하는 일을 투둠(Tudum)의 CM송과 함께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넷플릭스 구독자는 작은 빨간 봉투을 뜯는 것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넷플릭스 사용자가 빨간 봉투를 뜯는 일이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넷플릭스의 DVD 대여 사업은 오래전에 끝났으나 일부 구독자에게는 DVD 대여 사업이 곧 넷플릭스이다. 또, 많은 구독자에게 DVD 사업의 종말이 스트리밍은 영화 산업의 역사에서 매우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조만간 넷플릭스에서 DVD를 찾아보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디지털 권리 및 프라이버시 분야 종사자인 제프 랜데일(Jeff Landale)은 “부모님께서는 넷플릭스가 DVD 서비스만 제공하던 시절부터 넷플릭스를 구독하셨다”라고 말했다. 랜데일이 형과 함께 넷플릭스를 DVD 대여가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용 방식을 변경했다. 반면, 60대 후반과 70대 초반에 접어들고, 보스턴 외곽 지역에 거주 중인 랜데일의 부모님께서는 여전히 우편물로 DVD를 받아 보는 방식으로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한다.

랜데일의 부모님은 주기적으로 밤에 영화 한 편을 재생하면서 여가 서비스를 접할 수 있다는 점 이외에도 다른 이유로 넷플릭스의 DVD 서비스를 그리워한다. 기억력 퇴화 등 주요 건강 문제를 여럿 앓고 계신 랜데일의 할머니를 간호하기 때문이다. 랜데일은 “부모님께서 나에게 주로 도움을 청하시는 때는 할머니께서 젊은 시절 좋아하시던 영화와 TV 쇼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을 때이다. 부모님께서는 할머니의 기억력 문제와 할머니께서 쉽게 즐기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할머니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와 TV 쇼를 찾는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1997년 창립된 넷플릭스는 2007년이 되어서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 후 고객 4,000만 명에게 DVD 52억 개 이상 배송했다. 넷플릭스의 DVD 우편 서비스 사용자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는 산드라 블록(Sandra Bullock)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이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마이클 오어(Michael Oher)가 NFL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블라인드 사이드’ DVD 60억 개를 배송하지 못했다.

DVD와 같은 물리적 미디어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규모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옴디아(Omdia) 수석 TV, 비디오, 광고 애널리스트 토니 군나르손(Tony Gunnarsson)은 DVD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2021년, 모든 디스크 기반 형태의 미디어 80% 이상 생산한 테크니컬러 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Technicolor Home Entertainment Services, 현 반티바)가 시장에 출하한 DVD를 포함한 디스크는 총 7억 5,000만 개이다. 테크니컬러 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는 2022년 9월, 반티바로 사명을 변경했다. 2022년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반티바의 디스크 생산량은 수요 감소 추세에 따라 디스크 생산량을 줄였으나 여전히 매년 DVD를 포함한 디스크 수억 개를 생산한다.

군나르손은 넷플릭스의 행보가 DVD 생산 기업의 부의 중대한 전환과 디스크 형태 미디어의 종말 시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DVD의 종말은 오래전부터 거듭 예측된 바이다. 2002년, 소비자는 월마트의 매장 내 DVD 사업 시작이 넷플릭스의 DVD 우편 배송 사업의 종료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월마트의 DVD 대여 사업 진출은 불과 3년 만에 종료되었다. 2006년, 애플과 아마존의 자체 스트리밍 비디오 플랫폼 출시는 DVD 우편 배송 서비스 종료 전망 제기로 이어지기 충분했다. 2007년, 넷플릭스 자체의 잠정적인 스트리밍 서비스 의존이 실제 우편 DVD 대여 서비스 감소의 시작점이 되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DVD 사업을 종료하는 데 2023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사실은 일각에서 물리적 미디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필요로 한다는 점을 입증한다.

넷플릭스 DVD 대여 서비스의 종료는 단순히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지 않은 구독자 이탈만 의미하지 않는다. DVD로 제공하던 수만 편의 영화도 사라진다. 넷플릭스가 DVD 대여 사업으로 제공하는 타이틀은 약 10만 개에 이르며, 매달 DVD 서비스로 제공할 신규 타이틀을 추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23년 4월 한 달간 DVD 서비스에 추가된 타이틀은 총 11개이다. 어느 한 집계 결과 기준, 넷플릭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타이틀 수 약 6,200개보다 DVD로 제공하는 타이틀이 훨씬 더 많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하는 콘텐츠 풀이 더 얕은 데다가 그 범위도 좁다. ‘시민 케인(Citizen Kane)’, ‘더 써드 맨(The Third Man)’,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 등 세계 명작이 탄생한 1940년대 영화를 보고 싶은가?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현재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영화 중 1940년대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지금 당장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1950년대 영화 4편 중 유일하게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는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단 한 편이다. 주 2회 넷플릭스를 실행하는 영화 애호가라면,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로 찾아볼 수 있는 1990년대 영화를 1년 이내로 모두 볼 수 있을 것이다.

HBO 시리즈 ‘퍼스트 타임 펠론(First Time Felon)’ 작가 댄 테리올트(Dan Therriault)는 “예술 영화와 고전 영화를 중심으로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보다 DVD 서비스로 접할 수 있는 작품의 범위가 더 넓다. DVD 서비스로 접할 수 있는 예술 영화와 고전 영화 다수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볼 수 없을 확률이 높다. DVD 영화 시청 경험을 원한다면, 다른 서비스를 찾아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테리올트는 1990년대 말, 넷플릭스 DVD 서비스를 구독했으나 몇 년 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했다. 이어, 그는 “DVD 서비스 구독자의 스트리밍 서비스 전환은 넷플릭스가 추진하는 흐름이다”라고 덧붙였다. 랜데일의 부모님과 할머니께서 간절히 원하는 것은 풍부한 콘텐츠이다. 랜데일은 “동네 근처에 영화를 대여할 수 없는 곳이 없는 것 같다. 넷플릭스 때문에 풍부한 고전 콘텐츠가 사라진 듯하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eople Who Still Love Renting DVDs From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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