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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에서 ‘이상한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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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에서 ‘이상한 소리’가?
이상하지만 멋진 소리가 들린다! 무인 전기차에서 다른 탑승객과의 대화를 잠깐 멈추고, 주행 중 경로를 안전하면서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 지는 청각 단서를 즐겨보아라.
By BOONE ASHWORTH, WIRED US

어쩌면 차량 공유 문제 해결책을 모두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택시나 우버를 호출하고 뒷좌석에 앉아 운전기사와 몇 마디 나눈 뒤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이동 중 문제가 생긴다면, 운전기사가 상황을 알려준다. 어찌 되었든 오랫동안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운전석에 인간이 아닌 로봇이 탑승한다면, 운전기사와의 유용한 상호작용은 모두 사라진다.

로보택시가 조만간 등장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 알파벳의 웨이모(Waymo)와 제너럴 모터스의 크루즈(Cruise)가 샌프란시스코 차도를 주행하는 컴퓨터 차량을 배치하고, 다른 도시로 시범 운행 지역을 확대했다. 아마존 계열사가 생산한 토스트 형태의 로보밴인 죽스(Zoox)는 최근 공공 도로에서 자체 차량 테스트를 진행했다. 어쩌면 약 1년 뒤 법적 장벽을 넘어선다면, 앱으로 웨이모나 크루즈, 죽스 로보택시 중 한 대를 호출하여 탑승할 수 있을 것이다.

무인 택시 탑승이라는 의견은 매우 매력적이다. 강제로 타인과 소통하지 않아도 되고, 어색한 짧은 대화도 할 필요가 없다. 목적지를 지도에 입력한 뒤 로봇이 이동하도록 하면서 뒷좌석에 앉아 잠깐 눈을 붙이고 코를 골거나 틱톡 피드를 구경할 수도 있다. 만약, 탑승자가 도로 주행 상황에 전혀 지켜보지 않는다면, 로보택시는 탑승자가 이동 상황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탑승자가 도로 이동 상황에 관심을 유지하도록 할 임무 완수 방법 중 하나는 소리이다. 로보택시는 각종 소음을 이용하여 이동 내내 탑승자를 안내하고는 이동 도중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한다. 로보택시가 탑승자의 관심을 유지하고자 이용하는 소음은 문이 열리는 소리와 안전벨트 착용 여부 안내, 경로 변경 안내음 전달 등 대부분 표준 차량의 요소이다. 문제는 로보택시가 탑승객과 소통할 의도로 내는 소음이 인간처럼 분명한 의사 전달이 되도록 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이다.
 
[사진=Zoox]
[사진=Zoox]

죽스는 자사 로보택시에 적용할 각종 소음을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오디오 팔레트 소음은 전체 음악 중 일부분만 편집한 1980년대 합성 사운드트랙과 같다. 차량 내부 분위기는 차분한 라디오 방송국 '하츠 오브 스페이스(Hearts of Space)’에서 들을 수 있는 것과 같은 느리고 잔잔한 배경음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이다. 탑승객이 평화로운 느낌을 받도록 하고자 적용한 요소이다.

죽스 수석 음향 설계자 제레미 양(Jeremy Yang)은 “음향의 심리적 측면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배경 음악의 분위기와 같은 느낌을 선사할 수 있는 점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양은 클래식 교육을 받은 음악가로, 다양한 고객사를 위해 근무한 경력이 있다. 양이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고객사 중에는 스카이프가 있다. 스카이프에서는 스카이프 비즈니스 기본 알림음을 수정했다. 또, 앱의 매치 알림음으로 휙 소리가 나는 소리를 제작했다. 로보택시의 긴박감을 더하는 다양한 메시지 전달음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죽스와의 협력은 또 다른 도전이 되었다.

누군가가 자율주행 차량 작업에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허비한다면, 장거리 주행 시 반복할 수 있을 정도로 잔잔한 알림음을 적용하는 동시에 만취 상태에서 차량 안에서 넘어지는 승객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하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양은 “로보택시의 알림음이 탑승객과 소통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다. 인간은 도로를 주행 중인 로봇과 소통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부문에서 소통이 가능한 것은 아닌 듯하다. 죽스는 지금도 청각장애인이나 난청이 있는 탑승객과의 소통 경험을 구축 중이며, 청각 단서에 의존하지 않는다. 또한, 사고 상황과 같이 문제가 발생할 때 사용할 경고음도 제작 중이지만, 아직 로보택시에 적용하지는 않았다. 긴급 상황 발생 시 탑승자는 뒷좌석 터치스크린을 제어하여 음성 통화나 SMS 텍스트 채팅으로 지원 인력과 연락할 수 있다.

로보택시의 모든 알림음이 부드러운 소리를 내도록 제작된 것은 아니다. 일부 소리는 탑승객의 시선을 끌도록 설계됐다. 문을 여닫을 때 알림음이 울린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적용한 안전벨트 경고음은 계속 울릴수록 소리가 더 커진다. 알림음은 짜증을 유발할 만한 방식으로 탑승객의 귀에 들리도록 명령 의도로 설계되었다.

음향 생산 기업 오디오 UX(Audio UX) 공동 창립자 에릭 세이(Eric Seay)는 “로보택시의 명령음은 어느 정도 필요한 마찰을 소통 경험에 도입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디오 UX는 리비안, 니콜라 모터 등 일부 기업의 차량 알림음을 제작한 적이 있다.

소통을 위한 마찰의 필요성은 차량 바깥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전기차 엔진은 매우 조용하다. 저속 주행 시 특정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차량이 가까워지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사고를 막고자 다수 전기차 제조사가 인공 소음을 길거리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소음이 큰 내연 기관 엔진을 보완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기업 모두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정한 표준을 따라야 한다. 주행 속도가 30mph 미만일 때 소리를 방출해야 하며, 차량의 소리도 일정 데시벨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 차량 제조사는 각종 창의적인 소리를 생성해야 한다. 리비안의 상징적인 소리는 새 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와 고요하게 흐르는 개울가 소리이다. BMW는 할리우드 사운드트랙 거장 한스 짐머(Hans Zimmer)와 협력하여 조금 더 웅장한 소리를 제작했다.

죽스의 로보택시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단계음을 사용해 위험하게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와 무인주행 차량의 경로에 무심코 발을 들인 이들에게 재빨리 경고한다. 양이 제작한 경고음은 샌프란시스코 전차의 소음에서 영감을 받았다. 노면 전차가 경로를 따라 이동할 때 전선 위의 연결 부위가 삐걱거리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고, 도로 교통 소음에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가 도로를 장악하여 모든 차량 제조사가 자체 사운드트랙을 경고음으로 사용하는 미래에는 각종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세이와 양 모두 차량 알림음 제작자의 목표는 시끄러운 경고음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유의 알림음을 내는 전기차가 장악한 도로는 화석 연료 엔진 차량이 밀집한 도로에서 현재 들리는 소음보다는 상대적으로 조용할 것이다.

세이는 “언젠가는 규제로 다른 전기차와 알림음을 조화흘 이루거나 각자의 영역에 머무르도록 하는 등의 상황에 따라 전기차의 알림음이 균일화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로보택시 제조사는 알림음 설계와 관련, 시민의 로보택시 선호도라는 상황을 원한다는 점에서 부차적인 동기를 보유했다. 인간은 로봇, 특히 인간이 탑승한 차량을 고속으로 이동하도록 설계된 로봇을 경계한다. 많은 시민이 거리낌 없이 자율주행차에 탑승하려면, 먼저 안전하다고 느껴야 한다. 친근하면서 부드러운 알림음과 꾸준히 반복되면서도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경고음은 실용적이면서도 자율주행차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도록 설계되었다.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아마도 챗GPT와 같이 유용하면서 간절한 로봇 사물에 공감하고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큰 눈을 가진 로봇 인형을 의인화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고려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이는 “음성이나 소리 입력을 통해 로보택시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과 기계 사이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Robotaxis Are Going to Sound We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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