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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먹게 될 실험실 재배육 버거, ‘소고기’ 함량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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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먹게 될 실험실 재배육 버거, ‘소고기’ 함량 적다?
바이오리액터를 이용한 육류 생산 실험이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비싼 비용이 문제이다. 비용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을까? 바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것이다.
By MATT REYNOLDS, WIRED UK

미래 육류는 철학적 난제를 제기한다. 일부 측면에서 보면, 소고기 버거라고 분명하게 지칭할 수 있다. 그 예시로 100% 소고기 패티를 언급할 수 있다. 고기를 기계로 다진 뒤 물과 양파, 소금, 후추를 조금 더했다. 이제 소고기 함량이 82%이다. 여전히 소고기 버거라고 칭할 수 있을까?

대다수 소비자는 소고기 버거가 맞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소고기 버거와 재배육 버거와의 차이를 더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동물성 성분을 줄이고 콩이나 완두콩 성분의 단백질을 대거 첨가했다는 점을 한 가지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동물성 세포 50%가 포함되었어도 소고기 버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소고기 함량이 5%이면서 고기가 없는 상태에서 감칠맛을 더하는 재료를 대거 첨가하여 사실상 공장 가공 버거와 큰 차이가 없다면 어떨까? 소고기 버거가 맞는가? 아니면 소고기 맛 버거가 맞는가?

바로 지금 당장 재배육 산업이 다루는 데 애먹고 있는 의문 사항이다. 미국의 두 기업이 자사의 재배육을 인간이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점에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인정을 받았으며, 식당과 가게에서 재배육 판매를 시작하기 전 농무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리액터로 재배한 동물 세포 경제는 여전히 비용 부담이 막대하다. 바이오리액터로 가공한 육류를 대다수 소비자가 접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낮출 가장 빠른 방법은 고가의 바이오리액터로 생산한 동물 세포를 훨씬 더 저렴한 공장 가공 단백질과 혼합하는 것이다. 재배육의 가까운 미래에는 혼합 육류를 섭취하게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본사를 둔 식품 기술 기업인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는 혼합 닭고기 제품 두 종류를 실험 중이다. 필자는 2022년 5월, 업사이드 푸드의 실험 시설을 방문했을 때 닭 세포 35%를 함유한 아침 소시지와 닭 세포 2/3이 포함된 빠떼, 닭 세포 100% 포함된 치킨 필렛을 시식했다. 혼합 육류 모두 훌륭하게 가공되었으나 감칠맛을 내는 재료가 식품 성분 목록에 포함되었다. 업사이드 푸드 시설 인근 지역인 샌 레안드로에 설립된 또 다른 재배육 스타트업이 감칠맛을 내는 재료 비율을 더 높이려 한다. 사이파이 푸드(SciFi foods) CEO 조슈아 마쉬(Joshua Marsh)는 동물 세포가 단 5% 포함된 소고기 버거 생산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마쉬는 동물 세포가 5~10%만 포함되더라도 맛이 훨씬 더 훌륭해진다”라고 말했다. 바로 식물성 단백질이 실제 육류와 같은 구조와 식감을 구현하면서 소 세포가 가끔 가공 단백질과 관련된 이상한 맛을 없애는 동시에 소고기 향과 맛을 더한다. 특히, 마쉬는 지방 세포는 대다수 공장 가공 버거에 육류 맛을 더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방 세포 극소량만 첨가해도 그 맛이 크게 달라진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맛을 제외하고 이야기하자면, 다수 재배육 기업에 혼합 버거가 실제로 매력적인 이유는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혼합하면서 육류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공장에서 동물 세포를 배양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여전히 매우 비싸다. 재배육은 제작 및 가동 비용이 비싼 바이오리액터가 가득 배치된 대형 시설에서 생산된다. 세포에는 비싼 아미노산과 설탕, 지금까지 연구 및 제약 업계에서 극소량만 생산된 성장 요소 혼합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규모의 문제이다. 콩이나 완두콩 등 식물성 단백질은 매우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재배육 업계는 여전히 이윤이 훨씬 더 높은 제약 업계에 존재하는 공급망에 의존한다. 영국 옥스퍼드 재배육 기업 아이비 팜 테크놀로지스(Ivy Farm Technologies)의 과학자팀은 돼지 세포 51%와 완두콩 단백질 7%, 양파, 허브, 시즈닝 등으로 혼합 돼지 미트볼을 만든다. 필자가 아이비 팜 테크놀로지스 시범 공장에서 시식한 재배육으로 제작한 미트볼 생산 가격은 하나당 약 20달러이다. 아이비 팜 테크놀로지스 CEO 리치 딜론(Rich Dillon)은 전체 생산 비용 중 약 95%는 동물 세포 생산 비용이라고 전했다.

가공 및 공장 기반 육류 전문 벤처 캐피털 기업인 클리어 커렌트 캐피털(Clear Current Capital) 소속 투자자 스티브 모리노(Steve Molino)는 공급망 문제를 동물 세포와 재배육 혼합이 재배육 업계의 제품 생산을 위한 주요 접긴 방식이 될 확률이 높은 이유로 지목했다. 혼합 버거는 100% 가공 버거보다 기존 버거와 가격 차이가 훨씬 더 적다. 또한, 육류 생산량이 매우 적을 것이라는 재배육 산업이 초기에 직면하게 될 확률이 높은 또 다른 문제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에는 대규모 재배육 공장이 없다. 업사이드 푸드는 매년 재배육 5만 파운드를 생산할 수 있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공장을 보유했다. 반면, 2021년 미국 내 닭고기 생산량은 510억 파운드이다. 재배육이 미국 내 닭고기 공급량의 1%에 불과하더라도 생산량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모리노는 “공급량이 너무 적은 탓에 재배육 애호가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재배육 생산 기업의 재배육 공급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물 세포와 식물성 단백질을 혼합한다면, 공급량 제한을 훨씬 더 늘릴 수 있다. 기업은 재배육 생산 공장 건설 비용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적은 비용을 확보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딜론이 지적한 바와 같이 식물성 단백질을 추가한 혼합 육류는 새로 등장한 것이 아니다. 일부 소시지의 돼지고기 함량은 단 42%이며, 고기를 뭉치거나 큰 덩어리로 생산하는 과정 혹은 맛을 더하기 위한 과정에 단 몇 가지 재료도 첨가하지 않은 다진 고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기존 육류 생산 기업도 혼합 육류의 장점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건강에 더 좋은 육류를 홍보하는 동시에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에서 버터넛 스쿼시와 양파를 섞은 소고기 미트볼을 판매한다. 하지만 혼합 육류의 매력이 큰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 육류 기업 타이슨(Tyson)은 일시적으로 육류와 식물성 성분을 혼합한 버거와 너겟을 생산했으나 2020년에 판매 중단하였다.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 세포를 혼합한다면, 재배육 기업이 이상적인 신제품 구성을 실험하도록 한다. 아이비 팜 테크놀로지스 최고 상업 및 제품 책임자 엠마 루이스(Emma Lewis)는 “다양한 계획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배육 기업은 더 부드럽거나 얇은 미트볼을 생산하기 위해 지방과 근육 세포 비율을 변경할 수도 있고, 특정 영양소 품질을 변경할 수 있다. 아이비 팜 테크놀로지스는 소고기 재배육과 기존 육류를 혼합한 버거 생산에 관심이 있는 프리미엄 버거 음식점 한 곳과 협력하였다. 딜론은 “육류의 지속 가능성 향상이나 영양이 가장 훌륭한 버거를 생산하면서 기존 버거와 같은 맛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맛이나 영양 성분을 떠나 핵심은 맛이다. 모리노는 “소비자의 마음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혼합 버거가 식물성 대체 버거 맛과 큰 차이가 없다면, 실험실에서 생산한 육류는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시식한 돼지 미트볼은 실제 육류와 같은 맛이었다. 식물성 미트볼보다 더 맛있었으며, 감칠맛이 더 깊었다. 필자가 업사이드 푸드 시설에서 시식한 혼합 닭고기 식품 맛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모두 감칠맛을 내는 재료가 대거 첨가되고 가공되어 육류가 식품의 주요 성분이 되지는 않았다.

문제를 입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재배육 산업은 오랫동안 자체적으로 식물성 육류 산업과 구분하였다. 실제 동물 세포로 실제 육류와 같은 식품 생산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쉬는 100% 재배육 생산이라는 경제적 요소가 맞지 않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분명해졌다고 말한다. 마쉬는 “많은 기업이 100% 재배육 생산이라는 꿈을 판매하려 한다는 사실은 항상 충격적이다. 100% 재배육 생산을 주장하는 기업이 자사에 해를 가하고, 업계에도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바이오리액터로 생산한 육류는 이미 약간 이상한 듯하다. 동물 세포와 식물성 단백질을 혼합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식품을 생산하기에는 매우 이상하다. 혹은 소비자가 혼합 기존 육류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기꺼이 혼합 재배육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떤 쪽이든 업계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조만간, 혹은 1년 이내로 미국 시장에서 재배육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고급 음식점 단 몇 곳에서만 재배육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배육 생산 기업이 잔혹한 동물 학대 감소, 현재의 육류 생산 방식에 내재된 환경 피해 감축이라는 임무를 전달하고자 한다면, 소비자가 재배육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소비자가 혼합 육류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게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Your First Lab-Grown Burger Won’t Contain Much Be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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