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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거북목’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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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거북목’ 문제
재택근무 중인 직원은 휴식을 취할 수 없다. 결국, 건강의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엠마(Emma)의 눈은 컴퓨터 화면을 장시간 응시한 탓에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엠마가 착용한 원피스 소매에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습진도 재빨리 볼 수 있다. 장시간 앉아 있었던 탓에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목이 부어 하지정맥류가 발생했다. 등뼈가 굽은 상태인 데다가 피부가 창백한 엠마의 모습은 2040년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평균적인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장시간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거의 움직이지 않은 행동과 관련된 건강 문제를 무시무시할 정도로 개인의 모습으로 묘사한 것이다.

사무실 가구 제조사 펠로우스(Fellowes)가 2019년 제작한 실제 인간 크기의 인형은 많은 직장인에게 두려움을 유발한다. 그러나 모두 지식 관련 종사자인 직장인 수백만 명이 갑자기 재택근무로 전환하게 된 코로나19 확산 전의 일이다.

사무실에서 벗어난다면,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건강 문제가 더 나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출퇴근 압박에서 벗어난 많은 직장인이 업무용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활동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3년간 임시 책상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장시간 앉아서 생활한 탓에 지식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직 직장인의 건강 상태는 더 빠른 속도로 엠마의 건강 문제를 설명한 것과 같은 상태가 되고 있다.

펠로우스와 엠마의 모습을 통한 직장인 건강 문제 경고 프로젝트에 협력한 행동 미래학자인 윌리엄 하이엄(William Higham) 박사는 “공기 질부터 소음 수준까지 수많은 이유로 사무실 환경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재택근무 환경은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만약, 엠마가 재택근무를 한다면, 건강이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혹은 반대로 훨씬 더 건강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엠마와 같이 직장인의 건강을 경고하는 모습을 제작한 프로젝트는 척추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지난 몇 년간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면서 활동량이 적은 상황이 이어질 때의 건강 문제를 반영한 밀랍 인형을 가까이서 지켜볼 필요성이 없어졌다. 사무실 환경과 원격 근무 환경에 모두 영향을 미치지만, 엠마의 모습으로 드러낸 건강 문제는 집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매우 심각한 딜레마가 되었다. 장시간 근무와 불편할 정도로 오래 이어지는 회의, 대규모 정리해고, 처벌을 가하는 성과 지표까지 더해지면서 직장인은 하루 동안 집 밖을 나서지 않는다. 스포츠 및 신체 활동 관리를 위한 공인 협회(Chartered Institute for the Management of Sport and Physical Activity, Cimpspa)의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직장인 다수(63%)는 근무일 중 외출 시간이 10분도 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원격 근무 인력 세 명 중 한 명꼴로 하루 내내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며, 24%는 절대로 집 밖을 나서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부분적인 영향을 미친 화면 사용 시간이 급격히 증가했다. 영국인이 하루 동안 컴퓨터 등 전자 기기 화면을 응시하는 시간은 14시간 이상이다.

근무 환경 변화에 따른 직장인 건강 향상 약속과 현실 간의 격차는 코로나19 도중 급부상했다. 왕립공중보건학회(Royal Society for Public Health)는 재택근무 환경이 사무실 근무 환경보다 건강에 더 낫다고 생각하는 영국인의 비율이 45%로, 재택근무 환경이 건강에 더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율(29%)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하게 된 이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물어보았을 때 46%는 운동량 감소를, 39%는 근골격 문제 악화를 언급했다.

2022년 발표된 능동적 업무 휴식 종료를 주제로 한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소속 인류학자인 데이브 쿡(Dave Cook) 박사는 “코로나 시대에 발생한 가장 큰 변화는 근무 장소가 아닌 근무 장소의 문화이다. 업무 중 휴식을 취하는 관행이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심층 분석 결과는 많은 직장인이 근무 도중 쉬는 시간을 갖는 것에 느끼는 죄책감의 정도이다. 쿡 박사는 “간혹 많은 이들이 근무 도중 집중력을 잃거나 무언가를 미루게 된다. 따라서 죄책감을 느끼거나 실질적으로 미루게 된 업무를 따라잡으려 책상 앞에 더 오래 앉아있는다. 직장인 개인과 기업 간의 힘의 역학과 관련된 문제이다. 또, 논문 게재 후 이어진 대화를 통해 재택근무가 사무실 근무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서서히 완화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Cimpspa가 2022년 말부터 시작한 연구는 직장인 86%가 근무일의 업무량이 너무 많았다고 답변했다. 54%는 8시간 이상 책상 앞에 앉아 있었던 사실을 인정했다. 직장인 1/3 이상(34%)은 자신이 일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책상 앞을 떠나는 것을 우려한다. 테크 업계에서는 정리해고 사태가 더해지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쿡 박사는 “코로나 시대와 정리해고 여파가 더해지면서 많은 직장인이 실직을 우려하면서 휴식 시간을 줄일 확률이 더 높다. 효과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한 직원이라는 인상을 남기고자 하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게다가 하루 근무 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31개국 직장인과 자영업자 3만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한 2022년 3월 근무 동향 지수(March 2022 Work Trend Index)에 따르면, 전 세계 근무 시간이 46분 증가했으며, 직장인 28%는 근무 시간 종료 후에도 추가 근무를, 14%는 주말에도 추가 근무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연 근무 제도는 어느 정도 유연성을 부여했으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1년 연구는 근무 시간이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오전 9시~오후 5시 근무보다 더 증가하면서 업무 시간 이후 이메일 관련 활동이 가장 빈번해지는 등 세 번째 생산성 정점이 급부상한 사실을 입증했다.

엉망으로 설계된 업무용 책상이나 침실 책상에 묶인 데다가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고위급 관리자가 인식하는 직원 개인의 휴식 시간 관련 우려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영국의 재택근무 인력 4명 중 한 명은 자택 소파나 침실에서 근무한다. 그중 48%는 근골격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고개를 계속 내리면서 작은 화면을 보는 행동 때문에 발생한 염증과 고통, 뭉침을 칭하는 거북목 증상은 많은 이들에게 급속도로 확산되는 질병이 되었다.

텍사스대학교 오도넬 뇌 연구소(O’Donnell Brain Institute)의 척추 재활 전문가인 카비타 트리베디(Kavita Trivedi) 박사는 “오랫동안 앉아있는 행동은 척추 디스크 압력을 심하게 가하며, 추가 압박은 요통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뻣뻣하여 움직임이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인지하지 못하는 파급 효과도 많다. 많은 연구가 장시간 앉아있는 행동과 혈압 상승, 인슐린 민감성 저하, 비만율 증가와의 관련성을 입증하였다.

일부 기업은 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유도하려 근무 도중 움직일 수 있는 방식에 투자한다. 중앙 계단과 실내 암벽 등반 등으로 운동 유도 기능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 업체인 에지(Edge)는 2023년 말 문을 열 암스테르담 자우다스 CBD에 세계 최대 걷기 회의실을 설치했다. 회의실에는 15명이 회의를 하고, 걷기 운동을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벤톨그린오크(BentallGreenOak)의 런던 빅토리아 스트리트 105번가는 200m 면적의 야외 육상 및 대화 트랙을 두어 스포츠 및 경기를 즐길 실내경기는 물론이고, 활동적인 회의 진행을 추진한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소규모 연구는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근로자 70%가 일상생활 속 신체 활동을 늘리고자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업무 도중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유도하는 첨단 사무실 시설이 발전한다. 그러나 과격한 등산이나 암벽타기를 몇 시간 동안 하는 것만으로는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의 건강 악영향을 완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트리베디 박사는 “신체 활동을 유도하는 사무실 환경 내 운동량만으로 하루 중 8시간 동안 앉아서 화면을 볼 때의 건강 문제 전체를 없애기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신체 활동의 독립성과 관련하여 장시간 앉아있는 활동은 심혈관 건강 악화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트리베디 박사는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탓에 발생하는 신체 효과를 최소화할 유일한 방법은 주기적인 휴식이다”라고 말했다.

복수 전문가는 기업 차원에서 직원이 재택근무 환경에서 건강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이엄 박사는 “기업에 신체 활동을 할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면, 그에 따른 단점이 존재할 것이다. 또한, 신체 활동 공간을 마련하지 않으면서 절약한 비용을 직원을 위한 안전한 공간 임대에 투자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테크 업계의 원격 근무 인력 다수는 직원의 신체 건강을 위한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레딧은 직원을 위해 책상, 모니터 등 자택 사무용품 구매 비용 일부를 환급했다. 몰타에 본사를 둔 기업 핫자(Hotjar) 직원은 자택용 사무실 예산 2,500유로(약 2,700달러)를 받았다. 핫자 직원은 자택용 사무실 예산 지출을 선택할 수 있으며, 연간 500유로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플랫파일(Flatfile)은 장소를 떠나 직원 개인이 선택한 전용 업무 공간 투자 비용으로 직원 한 명단 1만 달러를 지원한다. 플랫파일은 구인 공고 광고를 통해 업무 공간 투자 비용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개인 업무 공간 구성을 위해 협력하며,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기업 문화와 결합한다”라고 설명했다.

보험 기술 기업은 움직임의 장점이라는 바람을 이해하며, 이를 기업 혜택과 직원 수당과 연결 짓고자 한다. 예를 들어, 영국 생명 보험 기술 기업 유라이프(YuLife)는 직원이 매일 새로운 운동 과제를 달성하여 유니버스(Yuniverse)라는 가상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상 화폐인 유코인(YuCoin)을 벌도록 하는 게임화 앱을 제공한다.

그러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연구 펠로이자 쿡 박사의 연구 논문 공동 저자인 안나 루드니카(Anna Rudnicka) 박사는 보상을 이용한 직원의 움직임 유도를 경계한다. 루드니카 박사는 “다시 돌아가서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인지 혹은 기업의 또 다른 직원 통제 수단 확보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고용이 보건복지 접근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북미에서는 기업이 근로자의 이동량 기록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면, 순식간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권위주의적인 통제와 친근한 독려 간 차이는 매우 적지만, 루드니카 박사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은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루드니카 박사는 “꾸준한 활용성이 필요 조건이 되었다. 항상 화상회의를 채택하기보다는 통화 도중 걸을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 유형을 받아들이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기업이 의식적으로 근무 중 스트레스 저하와 휴식 독려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계획은 거의 없을 것이다. 루드니카는 “직원 누구나 항상 기업의 연락에 응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근로자가 활동을 하든 장시간 앉아있든 계속 통제된다고 느낀다면, 휴식을 취할 수 없다고 느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ch Neck Is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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