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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과 기계, AI 기반 미래의 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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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과 기계, AI 기반 미래의 음향
컴퓨터가 작곡가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음악 제작자는 생성형 AI의 기능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By WILL BEDINGFIELD, WIRED UK

2022년 11월, 스톡홀름 예술대학교에서 인간과 인공지능(AI)이 함께 음악 작업을 했다. AI와 함께 제작한 음악은 뮤지션 데이비드 도란(David Dolan)이 마이크로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시작됐다. 도란이 연주를 하자 작곡가이자 킹스턴대학교 연구원 오데드 벤 탈(Oded Ben-Tal)이 설계와 감독을 담당한 컴퓨터 시스템이 연주를 듣고는 무대와 리듬, 음색으로 데이터를 추출했다. 그다음에 인간이 작곡한 것과 같은 반주를 자체적으로 추가했다. 컴퓨터 시스템이 더한 일부 음은 도란의 피아노가 연주한 것처럼 들렸다. 간혹 비행 중 합성한 새로운 음처럼 들리기도 했다. 연주는 오싹함과 잔잔함, 기괴함, 부드러움이 섞였다.

기계와 인간이 조화롭게 협력한 연주 장면은 현재 인간 아티스트와 기계 간의 대립이라는 대화에서 합의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AI가 기자를 대체한 사례와 오류가 넘쳐나는 SEO을 복제한 결과물을 대거 생성한 사례를 접할 수 있다. 혹은 AI가 일러스트레이터의 예술 작품 저작권을 탈취한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부 일러스트레이터는 생성형 AI 기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개발사인 스테이빌리티 AI(Stability AI), 데비안트아트(DeviantArt), 미드주어니(Midjourney)를 대상으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컴퓨터가 랩을 한 사례나 적어도 ‘로봇 래퍼’인 FN 메카(FN Meka)가 심각한 선입견을 결합했다는 비판을 받자 FN 메카의 제작사인 캐피톨 레코드(Capitol Records)가 FN 메카 프로젝트를 중단한 소식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장 최근 인간과 AI의 갈등 논쟁 중 챗GPT가 따분하게 사악함을 보여준다는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Noam Chomsky)의 주장을 언급할 수 있다.

AI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우려는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빼앗거나 기계를 조종하는 인간이 기계를 이용해 모든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자동화를 둘러싼 우려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부 아티스트, 특히 뮤지션은 AI 모델이 인간의 창의성을 보완할 방법에 관심을 보인다. 단순히 AI가 음악 연주를 하는 것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AI와 인간의 경쟁이 아닌 협력 방식을 탐색한다.

벤 탈은 줌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창의성은 단일한 요소가 아니다. 창의성은 다양한 측면을 포함한다. 영감과 혁신, 장인정신, 기법, 노력을 포함한다. 창의성 발휘에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컴퓨터를 포함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컴퓨터가 작곡 활동을 할 것이라는 추측은 컴퓨터가 존재한 시기만큼 오랫동안 제기되었다. 수학자이자 작가인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는 한때 최초의 컴퓨터로 널리 알려진 찰스 배비지(Charles Babbage)의 컴퓨터 해석기관(Analytical Engine)을 숫자 계산 이외에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가정했다. 러브레이스는 조화로운 체계와 작곡을 컴퓨터 해석기관에 적용할 수 있다면, 해석기관이 복잡함과 상황과 관련 없이 일관적인 체계를 갖춘 곡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기계의 작곡 능력을 최초로 다룬 서적은 1959년 출판된 미국 작곡가이자 교수인 레자렌 힐러 주니어(Lejaren Hiller Jr.), 수학자 레오나르드 아삭손(Leonard Isaacson) 박사가 공동 집필한 『실험 음악: 전자 컴퓨터로 작곡하기(Experimental Music: Composition with an Electronic Computer)』이다. 애쉬 쿠샤(Ash Koosha), 아르카(Arca), 그리고 가장 유명한 음악가인 홀리 헌돈(Holly Herndon) 등 일부 아티스트는 대중음악에 AI를 적용해 곡 작업의 완성도를 더했다. 헌돈은 2022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무료 사용 가능한 AI 기반 보컬 복제 프로그램인 홀리+(Holly+)를 이야기하면서 기술과 음악 간 갈등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헌돈은 “AI와 음악 간 갈등을 둘러싼 주장 중에는 탈이상주의적이라는 주장이 많다. 개인적으로 AI의 음악 작업 능력 입증이 기회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본다”라고 전했다.

여러 뮤지션이 챗GPT와 빙의 AI 챗봇의 생성 능력에 보편적으로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그단 라친스키(Bogdan Raczynski)는 이메일을 통해 챗GPT가 인간과 나눈 대화 내용을 읽으며, 챗봇의 반응에서 공포와 혼란, 후회, 경계심과 같은 감정을 감지했다고 주장했다. 라친스키는 챗GPT가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챗GPT와 같은 기계가 인간에게 감정을 자극하는 일이 현실적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계가 인간에게 자극하는 감정은 우려와 동정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라친스키는 AI를 위한 위로의 라이브 공연 시리즈를 공개했다.

벤 탈은 자신의 컴퓨터 시스템 개발 성과가 인간과 기계의 대립이라는 서사의 대안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생성형 AI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동안 인간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던 일종의 창의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인간의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창의적인 작업 능력을 선보인 생성형 AI는 초기 악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계보에서 또 다른 기술이자 수단일 뿐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벤 탈은 생성형 AI가 레코드판과는 다르다고 본다. 아티스트가 레코드와 음악 샘플을 제작할 때 AI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새로운 장르를 형성했다.

이와 같은 흐름을 보았을 때, 기본적으로 저작권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구글은 텍스트를 음악으로 변환하는 AI 모델인 뮤직LM(MusicLM) 배포를 꺼린다. 창의적 콘텐츠의 부적절한 활용 우려를 중심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음악 생성과 관련된 위험성 때문이다. 벤 탈은 다른 연구원과 함께 2019년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독자에게 음악 AI의 정점인 뮤지션 홀로덱을 상상하도록 요청했다. 작곡가는 미래에 어느 위치에 있을까? 그 전에 작곡가가 표절 논란에서 스스로 방어할 수 있을까? 와이어드의 기사와 같이 AI를 사용한다면, 작곡가가 이를 정중하게 알려야 할까?

그러나 AI 모델은 여전히 매력적인 창의적 능력을 제시한다. 벤 탈은 단기적으로는 뮤지션이 자신과 같이 AI를 활용해 피아니스트의 역량 이상으로 반주를 더할 수 있다고 본다. 혹은 아일랜드 포크 뮤직 등 익숙하지 않은 장르에 해당하는 AI가 작곡한 곡을 듣고 영감을 받을 수 있다. 

이어서 장기적으로는 AI가 논란이 있지만, 광범위한 영역에서 환상을 충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어쩌면, AI가 아티스트의 비전을 손쉽게 깨닫게 될 수도 있다. 벤 탈은 “누구나 알다시피 작곡가는 직접 만들고자 하는 음악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음이나 점수 등으로 변환하면서 아이디어를 깨닫는 일은 지루한 작업이다. 기기에 연결하여 아이디어를 음이나 점수로 변환한 결과를 알 수 있다면, 매우 환상적이면서도 멋진 일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상 속 만연한 알고리즘이 이미 음악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이 더 시급한 일이다. 코리 닥터로우(Cory Doctorow) 작가는 스포티파이가 음악에 가하는 제약을 주제로 글을 작성했다. 그 예시로 플레이리스트가 특정 카테고리에 부합하도록 아티스트가 음악 앨범을 포기하는 사례와 청중에게 스포티파이에 듣는 음악 정보를 공유하도록 훈련하는 것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시작되면서 AI는 뮤지션의 적이 될 것이다. 스포티파이가 AI 아티스트의 음원을 공개하고 홍보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라친스키는 AI의 창의적 작업 능력에 휩쓸리지 않고, AI를 활용할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 그는 “좋든 싫든 지금 이 순간부터 AI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자기중심적인 관계가 아닌 호혜적 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Musicians, Machines, and the AI-Powered Future of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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