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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여파,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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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붕괴 여파, 이제 시작이다
실리콘밸리은행의 붕괴는 테크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심각한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2023년 3월 10일(현지 시각), 실리콘밸리은행이 붕괴하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Y 콤비네이터(Y Combinator) 회장이자 CEO인 개리 탄(Garry Tan)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를 스타트업과 혁신 상황을 10년 이상 설정하게 될 스타트업의 존립 문제라고 평가했다. 많은 이들이 개입을 최소화하는 정부와 자유방임주의 성향의 테크 업계 소수 유력 인사가 자산 손실 위험성을 직면하자 구제금융 형태로 정부 개입을 재빨리 촉구한 사실을 지적했다.

3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는 실리콘밸리은행 예금주가 예치 자산 전액을 찾을 수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방 예금보험공사(Federal Deposit Insurance Company)의 회원사가 부담한 회비 덕분이다. 그러나 테크 생태계와 테크 업계 엘리트 집단이 받게 될 충격은 많은 이들이 실리콘밸리은행에 예치한 자산을 찾을 방법이 없다고 추측하도록 한다.

실리콘밸리은행 고객사 4만 곳 중 대부분은 테크 기업이다. 실리콘밸리은행은 미국 스타트업의 약 50%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리콘밸리은행의 고객사인 테크 기업은 대부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일상생활의 기본 구조를 형성한다. 미국 서부 해안가 일대에 본거지를 둔 강력한 테크 업계의 권력은 대다수 인구의 디지털 생활이 실리콘밸리은행의 계좌를 보유한 스타트업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제 실리콘밸리은행 고객은 은행 예치 자산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은행이 한때 제공하던 서비스는 사라졌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직전까지 일주일 동안 이어진 은행 서비스 제공 격차와 충격은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두 자산과 사업 관리 방식을 변경하는 원인이 될 수밖에 없도록 한다. 그 여파는 실리콘밸리를 훨씬 넘어선 곳까지 전달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실리콘밸리은행에 의존하던 다수 스타트업이 은행 본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직원을 두고 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샌프란시스코 기업인 클레오 캐피털(Cleo Capital)의 전무이사인 사라 쿤스트(Sarah Kunst)는 “실리콘밸리은행에 의존하던 기업이 실리콘밸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Y 콤비네이터 공동 창립자인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Y 콤비네이터가 투자한 기업 중 실리콘밸리은행의 계좌를 보유한 테크 기업의 직원 수는 총 25만 명 이상이며, 그중 1/3은 캘리포니아 이외 지역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Y 콤비네이터가 투자한 기업과 실리콘밸리은행의 다른 고객사 모두 현금 부족으로 난항을 겪거나 확장 계획을 철회한다면,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사무실 임대료 결제가 지연되면서 직원은 사무실 건물이 있는 길모퉁이에서 커피나 점심을 사 먹지 못하게 될 것이다. 미래를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을 미룰 것이다. 또, 남은 직원은 정중한 지역 지출 비용 삭감 요청이나 주택 구매, 보수 작업을 지연할 것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스타트업의 경제적 문제 타격이나 위험성이 두 배, 세 배 더 커졌다. 쿤스트는 “실리콘밸리 기업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의류 공장의 인간 근로자가 처리하던 작업 자동화에 반대하는 러다이트 운동과 같은 변화를 외치는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자 했으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실리콘밸리은행의 계좌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기업이 개발한 앱 서비스가 중단되고, 문을 여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상상해보아라”라고 말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전기 스쿠터 사용료를 시간 단위로 부담하고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용하고자 하는 앱이 채택한 결제 시스템이 실리콘밸리은행 고객사라는 이유로 운영이 중단될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영향을 받은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를 논하는 부유한 투자자와 테크 업계 관계자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회 의원인 스콧 와이너(Scott Wiener) 의원은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후 맞이한 주말 내내 직원 수만 명을 채용한 고객사를 둔 샌프란시스코의 무인 급여 지급 처리 기업이 실리콘밸리은행과 거래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작성했다. 와이너 의원은 해당 직원 평균 임금이 약 4만 8,000달러이며,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과 타코 기업, 자전거 매장 등을 포함한 여러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는 테크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리콘밸리은행 붕괴는 이른바 테크 부문이 많은 이들의 인식보다 더 광범위하다는 고통스러운 교훈을 남길 것이다. 영국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기관인 디지털 경제 연합(Coalition for a Digital Economy) 전무 돔 할라스(Dom Hallas)는 “모든 테크 기업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사를 둔 평범한 사업체이다”라며, “모음이 없는 이름만 가진 혁신 기업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3월 12일(현지 시각), 또 다른 금융 그룹인 HSBC가 정부 중개에 따라 진행된 매각을 통해 실리콘밸리은행 영국 법인을 인수했다.

실리콘밸리은행의 실패로 수 주 혹은 수개월을 넘어선 장기적 여파도 이어질 것이다. 테크 기업 대상 금융 서비스 제공 전문 주요 기업의 붕괴는 차세대 스타트업이 사업 구축 시 필요한 요소를 찾는 데 어려움을 줄 것이다. 집단과 같은 트위터가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의 예치 자산 인출을 서두르는 추세 이후 다른 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과 같은 문제를 겪을 것을 우려하여 테크 기업과의 거래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과거 금융 위기 사태와 같이 은행 한 곳의 문제가 다른 은행 기관의 문제 추가 발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와이어드와 연락이 닿은 실리콘밸리은행의 어느 한 임원은 언론 취재에 대표로 나설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익명을 보장한다는 조건에 따라 취재에 응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의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의회에 상황을 포괄적인 관점에서 볼 것을 촉구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은행과 같은 기관은 테크 업계 경제의 기본적인 존재이다. 정치계 인사에게 남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와 같은 일이 지역 은행으로 흘러간다면, 그 여파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실리콘밸리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은 주로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벤처 자본가의 투자금 확보와 기업 운영을 위해 은행 계좌와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하다. 테크 부문의 새로운 금융 문제 마찰은 미래 기술 개발에 제동을 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쿤스트는 “GPS와 같은 기술의 정부 지원금이 테크 부문에 도움이 되었으나 대다수 소비자 기술 자금 지원은 정부와 미국 대학 기관이 제공하지 않는다. 바로 민간 부문이 자금을 지원한다. 민간 부문은 자금 조달과 사용 능력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크 부문은 간혹 비합리적이지만, 경계가 없는 낙관론으로 알려져 있다. 간혹 위기에 처한 때에는 긍정적인 일이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쿤스트는 다른 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 고객을 확보하고는 스타트업 경제에 더 참여하기를 바란다. 쿤스트는 “앞으로 규모를 떠나 더 많은 은행이 테크 업계 고객사 확보를 반길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스타트업이 금융 서비스 접근을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선택권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에 더 많은 은행 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한다면, 예상보다 더 까다로운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는 며칠 혹은 몇 주간의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Silicon Valley Bank Contagion Is Just Begi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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