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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 모두에게 득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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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 모두에게 득 된다
최근, 근무 일수가 줄어든다면, 생산성 향상과 스트레스 감소, 남성의 육아 참여도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사무실 복귀 논의가 서서히 기업 임원과 직원 간의 문화 전쟁으로 바뀌면서 유연 근무 과정이 역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주4일 근무제도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실험은 근로자가 희망을 품을 이유를 제시한다.

뉴질랜드 비영리 단체 ‘전 세계 주4일 근무(4 Day Week Global)’는 영국 직장 61곳을 대상으로 6개월간 주4일 근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조직은 자선 단체부터 제조업계, 금융 기업, 심지어 감자튀김 판매 매장까지 다양하다. 2023년 2월 발표된 바와 같이 주4일 근무 실험 전후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직원의 스트레스 감소, 수면 질 개선, 이전보다 훨씬 더 수월해진 일과 가사 책임 병행 경험이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4일 근무는 기업에도 이익이 되었다. 직원의 병가 신청률은 약 1/3, 직원 감원 비율은 57% 감소했다. 거의 모든 기업의 생산성이 유지되거나 개선되었다.

주4일 근무 실험 참여 기업 92%는 주4일 근무 실험 연장 혹은 주4일 근무제도 영구 확립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주4일 근무 실험은 일주일간의 근무 시간을 압축하고 유연한 근무 관행과 함께 시행한다면, 일과 삶의 균형 향상과 스트레스 수치 저하, 생산성 향상, 환경 영향 감소 등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 세계 주4일 근무’의 시범 프로젝트는 유독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가 사무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감소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시간을 기록한 일기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주4일 근무 시행 시 남성 근무자가 육아에 할애하는 시간이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4일 근무 시행 후 여성이 육아에 할애하는 시간은 13% 증가했다.

2022년 여름, 주4일 근무제도를 시행한 핀테크 기업 아톰뱅크(Atom Bank) 소속 디자이너인 이안 지포드(Ian Gifford)는 “지금도 목요일 저녁 일주일 근무를 끝내고 퇴근하면서 주말을 맞이하기 시작할 때 스스로 얼굴을 꼬집을 정도로 현실이라고 믿기 어렵다. 주4일 근무의 장점을 아직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지포드는 이틀간 뉴캐슬어폰타인에 있는 자택에서 더럼에 있는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나머지 이틀은 재택 근무한다. 자녀의 등하교 도움과 자녀 돌봄은 마찬가지로 주4일 근무제도를 채택한 상담 기업을 운영하는 아내와 분담한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이면, 자녀가 학교에 있는 동안 평소에는 할 수 없었던 삶을 관리하는 일을 하면서 질적인 가치가 훌륭한 시간을 보낸다.

지포드는 주4일 근무제도로 전환한 덕분에 코로나 시기에 일상생활 중 일부는 8살과 11살인 자녀 두 명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두 자녀의 원격 수업에 참관하고, 방정식과 대수학, 각도 등을 다시 공부한 뒤 첫째 자녀의 숙제를 도와주었다.

지포드의 경험은 보편적인 경험이 될 수도 있다. 폴리머스대학교 인력 자원 관리 부교수이자 인력 자원 관리 프로그램 지도자인 자스민 켈란드(Jasmine Kelland)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양육 의무 균형 조정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켈란드 부교수는 “많은 아버지의 습관 변화를 시사하며, 코로나19의 여파로 아버지의 양육 참여가 훨씬 더 증가했음을 나타낸다”라고 설명했다. 켈란드 부교수 연구팀은 주4일 근무제도 실험을 시작한 2020년, 부모를 대상으로 성별과 관련하여 코로나19의 영향을 물어보았다. 당시 설문 조사에 응한 다수 아버지는 남는 시간을 자녀와 보내면서 일을 병행하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켈란드 부교수는 주4일 근무제도가 직장 내 성 평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켈란드 부교수는 “부모 모두 동등한 근무 관행에 접근하여 육아 참여를 지지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많은 기업이 전 직원의 주4일 근무제도를 적극적으로 채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일반적으로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직장에서 더 적은 지지를 받으며, 남성은 자녀 돌봄을 위해 근무 시간을 단축하거나 시간제 일자리 취업을 알아볼 확률이 더 낮다. 켈란드 부교수가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직원이 주4일 근무제도로 전환하게 된다면, 일과 육아 참여 간 균형을 위한 협상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다.

마크 러셀(Mark Russell)은 2주간 9일 근무로 전환한 지 한 달이 된 후 근무 일수 단축의 장점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러셀의 근무 조건은 주4일 근무제도 실험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의 근무 일수 단축을 위한 대안 접근 방식이다.) 테크 업계 일자리 검색 플랫폼 오타(Otta)의 수석 제품 디자이너인 러셀은 격주 단위로 금요일마다 근무하지 않는다. 러셀은 “자녀 등교 지도, 주말에 자녀와 함께 보낼 시간 계획과 같은 일을 할 수 있었으며,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매우 좋았다”라고 말했다.

러셀은 자녀가 등교하지 않거나 아플 때는 주로 하루 동안 결근하거나 처가에 도움을 청하고는 했다. 하지만 격주 단위로 금요일에 출근하지 않은 뒤에는 육아 참여가 어려운 현실 때문에 느낀 압박감을 어느 정도 덜고는 가족과 더 강력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느끼게 되었다.

러셀은 “자녀가 빨리 자란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도 자녀와 함께 평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근무제도 변화 이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 부분이다. 8년 전, 첫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 이미 육아 참여와 관련하여 많은 부분을 놓쳤다고 느꼈다. 당시 아이가 깨기 전에 출근하고, 잠든 뒤 퇴근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러셀은 주말에만 아내와 자녀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딸의 얼굴을 거의 보지 못하고, 아내에게 필요한 감정적인 부분을 제대로 지지하지도 못했다. 그리고 힘겨운 시기가 이어졌다. 나와 새로 부모가 된 오타의 일부 동료 모두 격주 단위 금요일 휴무가 더 빨리 채택되었더라면 좋을 것이라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특히, OECD 조사 결과, 생활비가 급격히 치솟은 시점에 자녀 양육비가 전 세계 2위 수준으로 상승한 영국에서는 주4일 근무제도로 전환하게 된 부모에게 경제적 이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웹 앱 개발자 잭 다로코트(Jack Darracott)는 전일제 아동 돌봄 비용 부담이 심각한 탓에 재직 중인 기업인 마케팅 시그널스(Marketing Signals)에 근무 시간 단축을 요청하게 되었다. 마케팅 시그널스는 ‘전 세계 주4일 근무’의 주4일 근무 실험에 참여했다. 다로코트는 “주 5일동안 거액의 돌봄 서비스 할당 비용을 부담하면서 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급여 20% 삭감을 각오하고 근무 시간 단축을 요청했다. 그런데 회사에 근무 시간 단축을 요청하자 매주 목요일을 휴무로 택하는 주4일 근무제도 실험 채택 설명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다로코트는 주4일 근무제도 전환 뒤 자택인 리즈 지역 인근 유치원을 검색할 때, 아동 돌봄 시설 옵션이 더 다양해짐과 동시에 일일 돌봄 비용도 감소하는 등 변화를 체감했다고 밝혔다. 하루당 전일제 아동 돌봄 비용은 70~80파운드(84.7~96.8달러)이며, 일주일 동안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400파운드에 이른다. 다로코트는 “주4일 근무제도로 전환한 뒤에는 일일 평균 돌봄 비용을 50파운드 부담해, 주간 돌봄 서비스 지출 비용을 200파운드 절감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월간 돌봄 서비스 비용으로 800파운드를 지출한다”라고 말했다.

다로코트는 10개월간 주4일 근무제도를 유지한 덕분에 아들과 더 강력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는 “지금도 주5일 근무하고 매일 2시간 동안 출퇴근했더라면, 지금과 같이 아들과 상호작용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붓고 아들과 많은 활동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으나 회사에서 주4일 제도를 채택한 것에 만족하며, 일주일 중 이틀이 아닌 7일 모두 삶을 즐기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영국 부모에게는 유연성 확대와 직장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책연구소인 아버지연구소(Fatherhood Institute) 소통 영향 연구소장인 제레미 데이비스(Jeremy Davies)는 “육아 비용이 상승한 탓에 많은 부모의 갓난아이를 포함한 어린 자녀 돌봄 선택이 제한된다. 종종 아이 엄마(간혹 아빠)가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실제 역량보다 못한 수준의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 닥치는 대로 모든 일을 하고 생계 유지를 할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 일을 하지 않고 가사 전담을 채택한 여성의 비율이 5% 상승하면서 최소 30년간 일자리를 포기하는 여성 비율 증가 추세가 유지되었다.

데이비스 소장은 “직원에게 자녀 돌봄을 위한 휴무를 제공하는 일은 엄마에게만 부여할 자격이 있는 특권이 아니다. 남녀 모두에게 같은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저렴하면서 질적으로 우수한 미취학 아동 교육도 필요하다. 이에, 현대 경제 활동의 성공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논의한다. 보건 복지와 교육, 도로, 대중교통만큼 미취학 아동 교육 시설 및 돌봄 서비스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ith a 4-Day Workweek, Everyone W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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