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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제2의 언어’로 학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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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제2의 언어’로 학습해야 할까?
와이어드의 정신적 조언 칼럼니스트가 AI와 인간의 코드 해독이 불가능할 때 발생할 일을 설명한다.
By MEGHAN O'GIEBLYN, WIRED US

“나는 코드 작성을 할 줄 모른다. 수많은 책과 강좌, 캠프 등 오늘날 코딩을 배울 기회가 많다는 점에서 지금도 코드 한 줄도 작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기계 언어를 학습한다면, 기계 혁신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코딩 학습을 시도해야 할까?”
- 디코더

디코더에게

사연 작성자의 기계의 ‘언어’를 학습하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을 들어보니 소설가 테드 창(Ted Chiang)의 단편 『인간 과학의 진화(The Evolution of Human Science)』이 떠오른다. 해당 작품은 초지능을 지닌 메타 인간(metahuman)이 모든 학술 원칙을 장악한 미래를 상상한다. 작품 속 메타 인간은 인간 전문가를 대거 억압한 세계를 이해한다. 이론적으로 영어로 작성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과학 저널에 게재된 메타 인간과 관련한 신규 연구 결과를 설명한 창 작가의 작품 내용은 매우 복잡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탓에 신의 의지를 해석하는 중세 시대 신학자와 같이 내용이 분명하지 않은 글을 해석하려 하는 인간 과학자의 역할이 이론 연구자로 전락했다고 주장한다.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은 초기 연구를 진행하는 대신 신학 연구와 같은 일을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코딩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기술 분야 엘리트가 시작할 미래로 가장 앞서 나가기 위한 기술로 보았다. 2000년 처음 출판된 창 작가의 작품은 기술 분야 지식의 한계를 미리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되었다. 딥러닝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첨단 인공지능(AI) 분야는 이미 수많은 기술자를 현대 맥락의 언어 전문가가 아닌 신학자나 연금술사에 더 가까운 이들로 본다. 기술자는 초기 코드를 작성하지만, 종종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도 데이터세트를 훈련하는 등 상위 수준의 기술 급부상을 설명해야 한다. 일례로, 2016년, 딥마인드 수석 과학자 데이비드 실버(David Silver)가 직접 개발한 알파고의 승리 전략 관리 방법을 설명할 수 없었던 사실에 여전히 충격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당시 실버는 “알파고가 신중한 검토와 분석 과정을 통해 스스로 승리 방법을 찾아낸 듯하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반면, GPT-3나 깃허브(GitHub)의 AI 기반 코드 작성 프로그램 코파일럿(Copilot) 등은 코드 작성 방법을 학습하여 한때 자동화의 타격에서 안전한 영역에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역할 중요성이 사라지고, AI가 스스로 프로그래밍 작업을 할 것이라는 존립 위협 우려가 촉발됐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한 AI 개발 시나리오는 오랫동안 기계가 스스로 진화할 가능성에 의존해왔다. 코딩 알고리즘이 영화 터미네이터 속 가상 신경망인 스카이넷(Skynet) 장악과 같은 상황을 촉발하지 않았으나 첨단 기술의 불투명성이라는 정당한 우려가 증가하였다. AI는 고유의 해결책 발견과 인간과는 반직관적인 필수 언어를 개발할 능력을 확고하게 다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많은 이들이 인간이 코드를 읽지 못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우려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박수를 보내야 마땅한 사연 작성자의 야망을 비웃으려는 의도가 아니라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인식하도록 돕고자 한다. 하지만 프로그래머의 노후화에 대한 일반적인 두려움은 지나친 우려이자 시기상조이다. 자동화 코드는 수십 년 동안 몇 가지 형태로 존재했다. 1990년대 사용하던 HTML 및 CSS 생성 프로그램인 웹 편집기를 생각해보아라. 가장 발전한 코딩 알고리즘도 현재 간단한 오류를 생성하고, 인간의 감독이 조금 필요한 수준이 아니다. 사연 작성자에게는 전문 경력을 쌓을 기회가 아닌 깊은 호기심이 코딩 학습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여나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간단한 버그 수정 방법 제안 등 취미로 코딩 실력을 발휘하는 것에 만족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사소한 업무 자동화 가능성에 흥미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사연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고 가정하면, 사연 작성자가 원하는 것은 오늘날 생활 상당 부분을 지지하는 언어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코딩이 기본 문해력의 형태로 구성된 점을 설득할 만한 사례가 있다. 데이터 구조와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언어 이해는 복잡하지만 벗어나기 어려운 포괄적인 이념 이해 시 독해와 쓰기만큼 중요하다. 물론, 코딩 애호가 집단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마추어 개발자는 종종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킬 만한 문제를 알고 프로그래밍 언어 구문을 터득했지만, 성공적인 제품 출시에 필요한 예측과 비전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조롱 대상이 된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가 직면한 장벽은 겸손함의 원칙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 수준의 지식을 갖추었을 때, 한 가지 장점은 초보자에게 얕은 지식 수준을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간소화와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시대에 이면의 주제와 장점을 일절 고려하지 않고, 표면적 가치에 따라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기본 구조를 더 많이 학습할수록 코드를 전기 자극으로 변환하는 방법이나 소프트웨어 디자인이 사용자 경험의 미묘한 변화를 가져오는 방법, 공개 접근성과 공유, 디지털 커먼(digital commons) 등의 기본 가치 등과 같은 기본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 사용자라면, SNS 플랫폼을 친구와의 관계 연결 및 정보 전달 수단이라고 볼 것이다. 하지만 웹사이트 구성 방식은 그 기능이 관심도 최대화와 강력한 데이터 추적, 소셜 그래프 수익화 등을 형성한 방식을 생각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코딩 지식은 운명론에 맞서 인간을 보호할 수 있다. 프로그램 구축 방법과 그 이유를 이해하는 이들은 디자인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낮다. 사연 작성자는 기계 혁명을 이야기했지만, 인간이 시작한 혁명이자 역사상 가장 축복할 만한 혁명은 기술 혁신과 결합된 대중 문해력의 결과라는 점을 언급할 가치가 있다. 인쇄술의 발명과 새로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대중의 책 수요는 개신교 종교 개혁과 프랑스 혁명, 미국 형명 등의 토대가 되었다. 인구 다수가 스스로 글을 읽을 능력을 갖추자 성직자와 왕의 권위와 통치의 필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현재 데이터 정의와 자동화, AI 가치관 등 가장 심각한 윤리적 의문 사항을 고민하는 소수 기술자 집단은 종종 광범위한 대중적 논의를 강조한다. 하지만 대중이 논의하고자 하는 기술의 근본적인 지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미묘한 대화가 어렵다. (예를 들어, 미국 하원 소위원회 청문회에서는 국회의원이 규제하고자 하는 기술을 얼마나 이해했는지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테크 전문 기자인 케빈 루스(Kevin Roose) 기자가 관측한 바와 같이 폐쇄된 환경에서 개발돼, 비전문가는 갈수록 기술 실행 방식을 극소수만이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를 접하게 된다. 혹은 전문가가 신뢰하는 바를 기술한 보고서만 접하게 된다. 루스 기자는 “AI 기술을 대중에 공개된 환경에서 개발할 때는 종종 기업 홍보 때문에 가려지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논문 속에 묻히게 될 것이다”라고 작성했다.

창 작가의 작품이 인간의 정보 인식 수준의 중요성을 비유한 것이라면, 지식 범위를 최대한 넓힐 미묘한 사례가 되기도 한다. AI가 갈수록 언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인간이 타당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의 독해와 읽기, 대화 능력을 입증하면서 놀라움을 안겨주는 가운데, 인간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더 시급해지는 추세이다. 소수 기술자 집단만 구사할 수 있는 기계 언어를 다룰 수 있는 이가 증가한다면, 기계의 내용을 해석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기계 혁명의 주체로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클라우드 올림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hould I Learn Coding as a Second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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