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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업계 생산성 집착, 해로운 영향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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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업계 생산성 집착, 해로운 영향으로 이어져
테크 기업은 합리적이지 않은 지표를 기준으로 근로자를 해고한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2022년 11월, 메타의 여러 부서 관리자는 해고 대상이 된 팀원을 확인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메타가 21세기 역사상 첫 번째 대규모 해고를 준비하던 중의 일이었다. 다수 조직의 관리자는 확실한 증거를 전달받지 못한 채로 하루 동안 저조한 실적으로 해고 대상이 된 직원 명단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해고로 메타 전체 인력 중 13%가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남은 직원은 이전보다 생산성을 더 높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생산성 집착은 지식을 활용하는 여러 업무에 깊이 뿌리내렸다. 그러나 근로자의 가치를 결과물의 질이 아닌 하루 동안 제출한 결과물의 양을 기준으로 본다는 의견은 산업혁명 시대 이후 적합하지 않은 평가 방식이었다. 재택근무 시대의 생산성 체계 구성과 측정의 필요성은 현재 근로자가 과거보다 이해하기 더 어렵고 모호한 생산성 압력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직원의 모든 움직임을 자동화 시간 추적 소프트웨어와 생산성 감시 소프트웨어로 추적한다는 끔찍한 편집증에 가까운 생산성 집착이 이어졌다.

근로자는 기업이 바라는 생산성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에듀테크 기업 헤드웨이(Headway)가 2022년 말, 근로자 10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대부분 개인의 삶에서 최우선 순위로 두는 사항으로 생산성을 선택했다. 영국인 65%, 미국인 63%, 호주인 58%는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 순위에서 건강한 신체나 부의 축적, 행복보다 생산성을 더 높은 순위로 두었다.

그러나 생산성의 과학은 정확하지 않으며, 가장 심각할 때는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게 재앙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학교 산하 적정 업무 및 생산성 연구 센터(Decent Work and Productivity Research Center) 경제학자 케빈 알버스톤(Kevin Albertson) 박사는 “그동안 근로자가 업무용 책상 앞에서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곧 생산성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현재 사무실 출근과 원격 근무를 병행하는 복합 근무 시대에 들어서면서 생산성을 측정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직원의 업무 노력 측정 방식은 생산성 측정 방식과 같지 않다. 생산성 측정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원격 근무 시대에 근로자의 생산성이 줄어들었다는 의견은 주로 기업 관리자의 주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2022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근로자 동향 지수(Work Trend Index)는 11개국 근로자 2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뒤 근로자 87%는 스스로 업무 생산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 관리자 85%는 직원의 업무 생산성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상회의 장비 개발사 아울랩스(Owl Labs)가 2022년 10월 발행한 유럽 원격 근무 실태(European State of Remote Work) 보고서는 관리자 26%가 유연 근무 제도 전환 이후 관리 조직의 생산성이 감소했다고 생각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직원과 관리자의 생산성 평가 격차 원인은 관리자가 코로나19 이전과는 달리 직원이 근무하는 장소와 현재 행동을 즉시 감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부 조직은 원격 근무 이후 직원이 사무용 책상에 앉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없는 어려움을 보완하려 업무 결과를 대신 측정하기 시작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기업은 포괄적인 지표를 이용해 생산성을 추적한다. 생산성 측정 기준은 조직과 직무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일부 기업은 직원의 근무 시간을, 일부 기업은 작업 진전 상황과 완성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혹은 지정된 목표와 산출물 대비 성과를 추적하기도 한다. 시간에 따라 나눈 결과물 추적이 복합 근무 시대에 직원과 기업 간 이견이 가장 큰 것으로 입증됐다. 지식 기반 근로자의 생산성을 결과물을 기준으로 측정하는 것이 결과물과 그에 따른 결과의 질적 요소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원의 시간을 허비하는 평가 방식인 기계적 접근 방식과 데이터 누적 방식이 정확한 성공 평가를 대체한다.

세일스포스(Salesforce)에서는 성과와 정리해고 대상 결정 관련성이 더 커졌다는 소문이 퍼졌다. 세일스포스는 생산성 추적과 함께 관리자가 작업을 점검하도록 엔지니어가 코드를 게재하는 코드 체크인을 포함한 모든 수준의 지표 채택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테슬라는 복잡하면서 불분명한 생산성 지표 여러 개를 채택한 것으로 악명 높은 기업이다.

알버스톤 박사는 “일부 기업은 직원이 일을 제대로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려 키보드 입력 추적 프로그램과 같은 첨단 감시 소프트웨어를 채택했다. 그러나 키보드 입력이 반드시 질적으로 우수한 업무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알버스톤이 설명한 바와 같이 창의적 업무를 진행하는 분야에서는 상당수 작업이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떠오른 제품 생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직원이 모든 행동을 감시받는다고 느낄 때 정상적인 작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업의 생산성 추적은 멈추지 않았다. 인터넷 보안 및 디지털 권리 기업 Top10VPN은 2022년 직원 감시 소프트웨어 수요가 2019년 대비 57% 증가했으며, Hubstaff, FlexiSPY, Time Doctor 등이 기업 사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은 감시 소프트웨어라고 전했다.

SaaS 기반 프로젝트 관리 플랫폼으로 유명한 기업 아사나(Asana) 산하 업무 혁신 연구소(Work Innovation Lab) 소장 레베카 힌즈(Rebecca Hinds)는 “오늘날 작업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다양한 물리적, 가상 공간에서 진행되는 동시에 다른 업무 흐름과 기술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협업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부각된 시대에 업무 효과 평가를 위해 생산성과 결과물 측정을 면밀히 측정하는 기업 지도자가 너무 많다. 업무 진행 방식을 완벽하게 확인할 수 없는 평가 방식이다”라고 지적했다.

측정 가능한 지표를 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전 세계 기업이 높은 인플레이션 비율과 생활비 위기, 공급망 붕괴 등 악재를 다루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확고한 데이터 보유 시 관리자는 안전함과 어려운 결정이 필요할 때 보장할 만한 요소를 갖출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근로자 동향 지수 보고서 작성 작업을 이끈 마이크로소프트 365 및 미래 업무 연구 총괄 관리자인 콜렛 스톨바우머(Colette Stallbaumer)는 “거시경제 환경에서 기업 지도자가 더 편안한 방식으로 가능한 범위를 통제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원의 주 5일 사무실 복귀와 같이 생산성을 위한 생산성 집중 강화는 근시안적인 방식이다. 알버트슨 박사는 “간단한 결과 측정 방식 의존은 직원의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더 나아가 직원의 업무 동기와 생산성도 감소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덴마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오노몬도(Onomondo) 성장 부사장 젠 몬태그(Jen Montague)는 “확고한 지표에 집중하면,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직원의 분노를 유발하거나 더 심각한 때는 번아웃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부정적 영향이 드러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오노몬도는 코로나19 이전, 목표치를 추적할 목적으로 프로젝트 관리 프로젝트를 이용해 생산성을 확고한 결과와 동일시했다. 그러나 2022년 7월부터 확고한 결과물과 직원의 행복과 동기 등과 같은 결과물 이외의 지표도 생산성 평가 요소로 함께 채택했다. 결과물과 업무 성과 이외의 지표를 함께 채택한 평가 방식은 목요일 회의 금지와 업무 에너지 등 신규 재택근무 정책과 함께 직원의 만족도 상승과 더 나은 업무 결과물 생성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기업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로 지정한 기한에 맞추어 완료하는 작업도 20% 증가했다.

다수 전문가는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 공간에서의 업무 모두 과거보다 더 증가했다. 무수히 많은 작업 흐름과 기술을 통해 과거 직원의 행동을 측정하는 수단이 되었던 여러 변수는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 기업은 종종 임의의 불분명한 측정 빙식 대신 더 신중하게 업무 특성에 맞추어 정한 접근 방식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힌즈 소장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두 완료한 작업이나 전송한 이메일, 기타 기본 결과물 등 결함이 있는 데다가 지나치게 단순한 생산성 평가 방식을 넘어선 방식으로 업무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기업은 기업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에 개인이 미친 영향을 측정해야 한다. 기업 지도자가 목표를 정할 수 있지만, 개별 목표와 핵심 결과는 특정 업무 실행 책임이 있는 개인과 부서에서 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제적 압박이 이어지자 많은 기업이 시대에 역행하는 생산성 측정 방식 채택을 추진하면서 생산성 측정 방향 변경이나 직원의 사무실 복귀 등으로 직원 통제 수준을 줄이려 한다. 컨설팅 기업 파인드 유어 플렉스(Find Your Flex) CEO 체니 해밀턴(Cheney Hamilton)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견 이야기와 새로운 정책이나 기존 정책 적용 시 직원 의견을 확실히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밀턴은 “조직 지도자가 훌륭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방법 제시 혜택을 제공하고, 비용과 예산 모델을 생성하는 상한선을 깨기 위해 도전하라”라며, 직원의 노동조합 가입 고려를 권고했다. 이어, “문제 직면 거부와 사업 운영을 위한 다른 방식을 찾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ch’s Productivity Obsession Is Tox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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