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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부활, 중국의 테크 대기업 없는 생존 불가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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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부활, 중국의 테크 대기업 없는 생존 불가능 입증
중국 정부는 거액의 과징금 부과와 금지 정책, 주가 변동 등으로 디디를 포함한 여러 테크 기업을 통제하고는 했다. 하지만 이제 정부의 통제 대상이 된 테크 기업이 중국 경제 성장세를 이끌 필요가 있다.
By TRACY WEN LIU, WIRED UK

왕은 차량에 휴대전화 다섯 대를 두고 다녔다. 스마트폰 한 대당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 앱에 접속했다. 왕은 중국 광저우의 어느 한 가족 소유 음식점에서 전일제 직원으로 근무한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코로나19 봉쇄 조치 탓에 서비스 업계의 여러 종사자가 파산 위기를 직면하자 아침에는 운전기사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다섯 대를 사용하여 운임이 가장 높은 이동 요청을 선택하고는 앱의 인센티브 제도를 조작해 추가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지난 몇 달간 중국 춘절을 맞이하여 이동하는 이들이 증가하자 한 번 근무할 때마다 400위안(59달러)을 벌었다.

왕은 “어느 플랫폼이든 한 번에 가장 많은 운임을 받을 수 있는 요청을 수락한다. 나쁘지 않다. 춘절에는 고객이 한 번 탑승할 때마다 춘절 보너스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차량 공유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 운전기사는 지난 2년간 생존 경쟁에 적응해야 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계는 코로나19로 처음 타격을 받았다. 그리고 2021년 중반,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의 강력한 대응으로 타격이 이어졌다. 규제 당국이 현지 최대 차량 공유 앱인 디디추싱(Didi Chuxing)을 앱스토어에서 퇴출하고, 신규 고객과 운전기사 확보 경로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디디의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 내 시가총액 90%를 차지했으며, 앱에 접속하여 활동하는 운전기사는 1,300만 명이었다.

디디 금지 이후 중소기업이 출시한 경쟁 서비스 앱이 시장에 대규모 유입됐으며,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차량 공유 서비스 앱 전환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경쟁과 심각한 경제적 역풍 속에서도 디디는 회복력을 유지한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2023년 1월 16일(현지 시각), 디디는 중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계 최고 기업이라는 황금기와 같은 지위가 유효하다는 점과 함께 추진력을 발휘하면서 급부상했다. 중국 현지 시장에서는 디디가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 시가총액 약 70%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테크 분야 규제가 새로운 단계로 전환하자 디디 응징과 회복력, 교화 모두 중국 정부가 테크 업계 대기업 규제 타격과 테크 기업의 성장과 혁신 공간 제공 간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중국은 강력한 코로나 봉쇄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급부상하면서도 예년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또다시 테크 분야의 투자와 경제 성장 견인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홍콩대학교 중국 법률 대학원 산하 필립 K. H. 웡 센터(Philip K. H. Wong Centre) 소장 안젤라 후예 장(Angela Huyue Zhang)은 “현행 정책의 우선순위가 성장률 증가와 고용 촉진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따라서 규제 당국은 엄격한 태도를 피하고, 주목할 만한 소식을 전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디디는 2012년, 디디다처(Didi Dache)라는 이름으로 베이징에서 택시 공유 서비스 앱 운영사로 시작한 뒤 민간 채용으로 영역을 넓혔다. 인터넷 대기업 텐센트를 포함하여 영향력이 있는 다수 투자사의 영향력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5년, 중국의 또 다른 테크 업계 대기업인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은 경쟁사 콰이디 다처(Kuaidi Dache)와 인수했다. 이듬해 가혹한 가격 전쟁 끝에 현재 디디추싱으로 사명을 바꾼 디디는 우버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디디는 우버 중국 사업부를 흡수하고, 우버에 기업 지분 1.77%를 건넸다.

2021년에는 주식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의 중국 테크 기업 규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관계가 오래 이어진 상황에서 주식 상장 거래소를 뉴욕 나스닥으로 선택하여 논란이 되었다.

디디는 2021년 6월 30일(현지 시각), 주식상장과 함께 시가총액 68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틀 뒤인 7월 2일 저녁, 중국 인터넷 규제 기관인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이 디디의 사이버 보안 검토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국 소셜 미디어에는 디디가 사용자의 민감 정보와 트래픽 데이터를 미국에 판매하여 국가 안보 위협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디디 경영진은 사용자 정보와 트래픽 판매 의혹을 부인했다.

7월 4일, 규제 당국은 디디가 탑승자 개인 데이터를 불법 수집하고 이용했다는 주장과 함께 현지 모든 앱스토어의 디디 앱 퇴출 명령을 내렸다. 1년 뒤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디디가 네트워크 보안과 데이터 보안, 개인 정보 보호 관룐 법률 세 가지를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두 디디 금지 공식 발표 후 시행된 법률이다.

당시 일부 애널리스트는 데이터 보안 위협이 디디의 미국 주식상장 취소와 홍콩 주식상장을 설득할 목표로 내세운 명분이라고 생각했다. 또, 디디 금지와 과징금 모두 중국 정부의 바람과는 반대로 행동한 것에 대한 응징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테크 기업도 디디의 상황을 이해했다. 콘텐츠 공유 앱인 리틀 레드 북(Little Red Book)과 팟캐스트 플랫폼 히말라야(Himalaya), 화물 서비스 플랫폼 화라라(Huolala) 등 일부 기업은 미국 주식상장 계획을 보류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디디를 겨냥한 압박은 중국의 테크 업계 대기업 단속의 일부일 뿐이다. 2020년 11월, 현지 거물급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은 창립자인 마윈이 중국 금융 규제 당국을 비판한 뒤 주식 상장 계획이 보류되었다. 그리고 테크 업계 대기업 텐센트와 알리바바, 검색 엔진 대기업 바이두, 식품 배송 기업 메이투안(Meituan) 등 최소 12개 기업이 당국의 반독점 법률 위반 조사를 받고는 과징금을 납부받았다. 2021년 중반에는 방과 후 교육 금지 정책 때문에 중국 에듀테크 분야의 가치가 수십억 달러 증발했다.

테크버즈 차이나 창립자 겸 중국 테크 애널리스트 루이 마(Rui Ma)는 “테크 업계는 규제 당국의 요구에 따라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규제 당국이 필요에 따라 가혹한 규제를 시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디의 사례를 보면, 규제 당국이 디디에 미국 주식상장을 추진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말했다는 소문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디디의 앱스토어 퇴출 이후 기존 탑승객과 운전기사 모두 디디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으나 신규 계정은 개설할 수 없었다. 가혹한 처벌처럼 느껴졌지만, 디디의 퇴출 시점은 차량 공유 서비스 업계의 성장세가 이미 정체된 시점이었다.

정부 통계 결과, 차량 공유 서비스 사용자 수는 2018년 12월, 3억 8,900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2년간 사용자 수는 3억 6,500만 명으로 감소했다. 동시에 주기적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예약하는 사용자 수도 급격히 감소했다. 코로나19와 중국 대다수 지역의 엄격한 봉쇄 조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Accenture) 중국 지사 국장 출신인 테크 애널리스트 제프 리(Jeff Li)는 와이어드에 디디 앱 퇴출 당시 중국의 잠재적인 앱 고객 대부분 계정을 보유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제2의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대부분 디디의 앱스토어 퇴출을 대규모 시장점유율 차지 기회라고 보고, 운전기사와 고객 확보 마케팅과 홍보 비용으로 지출할 자금 확보에 나섰다. 메이투안은 2021년 7월 자로 차량 공유 서비스 앱을 새로 출시하고, 2개월 뒤 서비스 지역을 200곳이 넘는 도시로 확대했다. 2021년 9월, B2C 차량 공유 플랫폼 챠오챠오 트래블(Caocao Travel)은 시리즈 B 펀딩 라운드에서 38억 위안(5억 6,000만 달러)을 조달했다. 한 달 뒤에는 경쟁사인 T3가 시리즈 A 펀딩 라운드에서 77억 위안(11억 달러)을 조달했다. 신규 앱은 현금을 이용해 새로운 도시로 영역을 확장하고, 운전자를 모집하려 추가 혜택을 제공했다.

일부 운전자는 신규 플랫폼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왕을 포함한 일부 운전자는 신규 플랫폼에 합류하면서도 디디 사용을 중단할 필요가 없었다.

다른 이들은 이전부터 알고 있던 앱만 사용했다. 상하이 운전기사 웬웬(Wenwen)은 다른 차량 공유 플랫폼 여러 개도 함께 사용하려 했으나 운임의 30%에 이르는 수수료가 너무 비싼 데다가 유독 2022년 초부터 중소기업의 앱에서는 신규 탑승 요청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높은 평점을 받고, 경험이 풍부한 디디 운전기사인 웬웬은 디디에서 운전기사 우선순위 상위에 등장한다. 2022년, 웬웬은 12일간 근무하면서 하루 동안 118~147달러를 벌었다. 웬웬은 “디디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돈을 벌 수는 있지만, 하루 동안 차 안에서만 생활하기 어렵다. 하지만 고등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다른 기술이 없기 때문에 디디 운전기사로 일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은 간신히 사용자 기반을 구축했다. 2021년 말, 챠오챠오 추싱(Caocao Chuxing)은 활성 사용자 수 1,100만 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리는 할인 혜택과 인센티브로 거액의 현금을 지출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중국 규제 당국의 문제를 직면해야 했다.

2022년 9월, 교통부는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공업신식화부, 공안부, 시장 규제 당국과 함께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의 무면허 운전기사 및 미등록 차량 사용을 비판했다. 또한,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의 마케팅 방식이 불공정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면서 운전자와 탑승객의 권익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디디의 주식상장 문서에 기록된 일일 평균 탑승 서비스 건수는 2,500만 건이다. 2022년 1월에는 2,000만 건으로 감소했다. 이후 6개월간 일일 평균 탑승 서비스 건수가 더 감소했다. 2022년 7월 기준 일일 탑승 건수는 전년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22년 2월 시작된 중국 대도시 전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경쟁 압박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7월, 디디가 정부 규제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첫 번째 조짐이 관측됐다. 당시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디디에 중국 네트워크 보안법과 데이터 보안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유로 과징금 80억 2,600만 달러를 부과했다. 하지만 6개월 뒤 디디의 공식 웨이보 계정은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의 신규 사용자 등록 재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단 며칠 뒤 디디는 애플 앱스토어와 대다수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 복구되었다.

디디의 부활은 중국 테크 부문 일부 관측통이 중국 정부가 2년간 이어온 테크 업계 규제를 끝낼 것이라는 전망 제기로 이어졌다. 2023년 1월, 중국인민은행 총재 궈슈칭(Guo Shuqing)은 금융 기술 기업 규제가 기본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루이 마는 해외의 중국 테크 기업 규제 상황 정도 분석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본다. 마는 “중국 정부의 규제 상당수가 플랫폼 기업의 운영 방식을 선진국 플랫폼과 더 비슷한 방식으로 규제하기 위한 일종의 교정 행위였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수 투자사가 과도한 대응을 했다고 전했다.

마는 “테크 업계 규제 당시 규제 당국과 투자사 간의 신뢰가 대부분 무너졌다.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은 정부 소송에 패소하여 거액의 벌금형에 처했으나 테크 기업이나 테크 부문에 투자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이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는 규제 당국의 테크 업계 규제 완화 준비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 18개월 동안 중국 정부는 테크 업계 대기업에 투표권을 부여하는 소액의 금전을 의미하는 이른바 ‘황금 주식’을 받았다. 즉, 정부 관료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이다. 국영 중국 인터넷 투자 펀드(China Internet Investment Fund)는 2021년 12월,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의 주식 1% 이상 받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바이트댄스의 주식을 건네는 대가로 정부가 공산당 당원이자 전직 검열 담당 관료인 우슈광(Wu Shugang)을 바이트댄스 이사회장으로 임명하도록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황금 주식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는 “중국 정부는 황금 주식을 이용해 핵심 언론 기관과 웨이보 등 SNS 플랫폼을 장악했다. 디디가 중국 정부의 지시에 복종하지 않고 주식상장에 나서자 중국 정부는 주요 테크 기업의 황금 주식 확보 속도를 높여 디디와 같은 일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테크 기업의 일일 운영 및 의사결정 통제를 강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는 디디의 사례가 정부가 테크 기업의 통제와 기업 성장을 위한 혁신 허용 간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세계 수요 감소 여파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었다. 정부는 테크 업계의 부활을 도와야 한다. 디디를 비롯한 긱경제 기업은 현재 환경에서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리는 “중국 정부는 테크 기업이 GDP 증가와 일자리 제공에 나서는 것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테크 기업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신흥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을 감시하고, 잠재적인 미래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규제를 이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Didi’s Revival Shows China Can’t Live Without Big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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