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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호황기 종료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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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호황기 종료 맞이
줌은 팬데믹 시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인기 업무용 툴이었다. 줌은 테크 업계 여러 기업 중 팬데믹 이후 기존의 지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최근 발견했다.
By AMANDA HOOVER, WIRED US

테크 업계에는 정리해고 타격이 계속 이어진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병 시기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테크 기업인 줌(Zoom)이 정리해고를 공식 발표했다.

2월 7일(현지 시각), 줌은 전 직원 중 15%에 해당하는 약 1,300명을 해고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줌 CEO 에릭 유안(Eric Yuan)은 정리해고 결정을 공식 발표하며, “줌은 최우선 순위를 향하면서 면밀한 조직 분석이나 지속 가능성 증가 평가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문건에는 유안이 조직 분석과 지속 가능성 평가 실수 책임을 인정하며, 자신의 임금 98% 삭감과 2023년 보너스 포기, 자신의 성과금을 약 1만 달러로 줄인다고 기술됐다.

코로나19 이후 직원을 대거 해고하는 것은 줌만의 행보가 아니다. 테크 업계 대기업 대부분 코로나19 확산 당시 봉쇄 조치와 전자 기기 화면 실행 시간이 증가하면서 호황기를 맞이했다. 아마존은 2020년, 40만 명 이상 증원했으며, 당시 사명이 페이스북이었던 메타는 1만 3,000명을 채용했다. 줌은 인지도가 낮은 화상 회의 플랫폼 기업에서 코로나19 시대 화상회의 업계 대표적인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에, 줌은 다수 사용자의 여가 시간과 결혼식, 장례식 서비스 등을 지원할 수단이 되기도 했다. 2020년 4월 말, 줌은 일일 화상회의 서비스 참석자 수가 3억 명에 이르렀다고 공식 발표했다. 줌은 2020년, 애플 기기의 앱 다운로드 횟수 1위를 차지했으며, 회계연도 2021년 1월 기준 연 매출이 전년 대비 326% 급증한 26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약 3년이 지나자 줌의 장악력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슬랙을 중심으로 다수 경쟁사는 화상회의 서비스와 이메일을 포함한 여러 생산성 툴을 제공했다. 줌은 시장 포화 현상을 직면했으며, 운동기구 기업 펠로톤(Peloton)과 같이 서비스에 흥미를 느끼는 사용자가 줄어들었다. 줌 패키지 서비스를 결제하고자 하는 사용자가 겪은 문제이기도 하다. 시장 조사 기관 포레스터(Forrester) 인프라 및 운영 애널리스트 윌 맥키온-화이트(Will McKeon-White)는 “화상회의 플랫폼 시장은 줌이 과거 경험한 것보다 경쟁이 훨씬 더 어려운 시장이 됐다”라고 말했다.

시장 불확실성을 직면하자 많은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기 시작한 가운데, 줌은 꾸준히 구글 미트, 마이크로소프트 팀스, 슬랙 등 경쟁사 서비스보다 뒤처졌다. 그러나 줌은 지금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줌의 마지막 재무 보고서는 전년 대비 5% 성장했다고 발표하지만, 2021년 대비 연 매출이 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줌 사용에 흥미를 느끼는 사용자가 줄어들면서 사업 운영 문제가 중요해졌다. 게다가 줌의 최대 경쟁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스는 2022년 초반 월간 사용자 수 2억 7,000만 명을 돌파하며, 소리 없이 줌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줌은 단순히 화상회의 지원 서비스를 넘어서 더 성장할 필요성을 인지한 듯하다. 2022년 말, 이메일과 캘린더 기능 통합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을 배포하여 사용자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자 한다. 또, 만화 아바타와 회의 템플릿 추가 소식과 줌 화상회의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을 준 영상 협업 경험 줌 스팟(Zoom Spots)을 2023년 중으로 출시한다고 추가로 발표했다.

줌은 편리한 사용성 덕분에 큰 인기를 얻었다. 게다가 화상회의 시간이 40분 이하일 때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한 번에 최대 100명까지 동시 참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구글 미트, 스카이프 등 다른 화상회의 서비스는 줌보다 더 긴 시간 무료 화상회의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지원한다. 게다가 화상회의 서비스의 대명사가 된 것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많은 사용자가 영상을 통해 소통하면서 하루 중 몇 시간 동안 자기 얼굴을 보아야 하는 기이한 심리적 효과가 원인이 된 ‘줌 피로감’을 호소했다.

일부 사용자는 ‘줌 폭파(Zoom bombing)’ 회의를 사용해, 강의와 프리젠테이션을 가로채고는 불분명한 공격적 콘텐츠를 마구 주입했다. 화상회의는 일부 사용자에게 새로운 유형의 불안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게다가 줌은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줌 서비스 인기가 절정이었던 2020년 10월, 줌의 시가총액은 1,390억 달러였다. 2023년 2월, 줌의 시가총액은 234억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줌과 여러 기업의 정리해고는 코로나19 확산 4년 차에 접어든 현재 많은 이들의 생활 및 업무 방식 변경을 시사한다. 업계의 실직 현황 추적 웹사이트 Layoffs.fyi는 2023년, 테크 업계 인력 10만여 명이 실직했다는 통계 자료를 제시했다. 그리고 2022년, 테크 업계의 정리해고 인력이 16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아마존, 메타, 구글 등 대기업은 각각 1만 명 이상 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약 1만 명 해고했다.

테크 업계에서 정리해고 바람이 계속 이어지지만, 전반적으로 탄탄한 경제 상황을 유지한다. 노동 시장 분석 기업 라이트캐스트(Lightcast)의 수석 경제학자 레이첼 세더버그(Rachel Sederberg)는 테크 업계에서 계속되는 정리해고 흐름과 관련, “대규모 인력 조정이다. 여러 기업에서 대규모 정리해고 추세가 펼쳐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줌의 미래는 불확실한 듯하다. 하루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는 직원이 줄어드는 시점에 더 많은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줌의 시대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줌은 여전히 사용하기 가장 쉬운 화상회의 플랫폼 중 하나이다. 그러나 줌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을 펼치면서 직장에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단순히 화상회의 플랫폼으로만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End of the Zoom 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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