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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업계 자원봉사자, 튀르키예 지진 생존자 구원 작업 서둘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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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업계 자원봉사자, 튀르키예 지진 생존자 구원 작업 서둘러 나선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지진 발생 후 몇 시간 만에 서둘러 구조 작업이 필요한 이들의 위치와 원조 물품 배포 지원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다.
By ROBYN HUANG, WIRED UK

2023년 2월 6일 아침(현지 시각), 푸칸 킬리치(Furkan Kiliç)와 에세르 외즈바타프(Eser Özvataf)는 이스탄불에서 잠에서 깨자마자 튀르키예 남동부 지역과 시리아 서부 지역에 지진이 강타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무엇보다도 지진 피해 현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킬리치는 “튀르키예에서 심각한 지진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절망적이었다. 지진 피해 소식을 다루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킬리치와 외즈바타프는 이내 작업을 시작했다. 킬리치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데이터패드(Datapad) 창립자이기도 한 엔지니어이며, 외즈바타프는 최고 기술 관리자이다. 킬리치와 외즈바타프 모두 튀르키예 테크 업계에서 유명하다. 외즈바타프는 과거, 튀르키예 최초로 시가총액 100억 달러를 돌파한 게티르(Getir)의 엔지니어링 총괄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킬리치와 외즈바타프 모두 테크 업계 근무 경력이 30년 가까이 된다. 킬리치와 외즈바타프는 지진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를 통해 동료를 모집하고는 단 몇 시간 만에 ‘지진 도움 프로젝트(Earthquake Help Project)’라는 신속 대응 활동에 협력하기 시작하고는 테크 업계에 접근하여 비영리 단체와 현장 구조팀을 돕기 시작했다.

2월 6일 아침 늦은 시각에는 디스코드 채널을 개설해 작업 흐름을 구성했다. 다음날 전 세계 개발자와 디자이너, 프로젝트 관리자 1만 5,000명이 구조 작업이 절실한 이들의 위치 알림과 원조 물품 분배가 필요한 곳의 위치 파악을 돕는 기능을 포함한 여러 애플리케이션 개발 작업을 위해 모였다.

킬리치는 “튀르키예 지진 피해를 돕고자 하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 당장 개인 생활과 생계유지 직업 간 균형을 맞추기는 어렵지만, 모두 최대한 도움을 주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2월 6일 이른 아침 발생한 진도 7.8 강진과 몇 시간 뒤 발생한 진도 7.5 여진 때문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3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수가 최대 2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UN의 초기 경고보다 더 많은 이들이 사망했다. 튀르키예는 현지 당국의 지진 여파 복구 작업 때문에 3개월 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구조대원은 여전히 붕괴된 건물 속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눈과 비, 한파 등의 여파로 생존자 수색 작업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지진 도움 프로젝트에서 배포한 첫 번째 툴 중 하나는 SNS 게시글을 수집하여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찾고는 지리적 위치를 파악한 뒤 열 분포 형태의 지도를 게재하여 구조대원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밀집된 곳을 찾도록 돕는 앱이다. 지진 도움 프로젝트는 도움 제공 현황 수집 및 분석, 피해를 겪은 개인의 대응 방법과 연락할 대상 정보 수집, 안전 혹은 도움 요청 정보 보고 등을 지원하는 포털과 애플리케이션도 여러 개 개발했다.

모든 프로젝트는 오픈소스이므로 개발자는 개인이 보유한 툴을 제작하기 위한 혁신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피해 지역에서 인터넷 연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킬리치는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HTML만 이용해 페이지 로딩 시간을 단축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2월 8일(현지 시각), 프로젝트 작업과 정보 출처 분배 주요 경로 중 한 곳인 튀르키예 일부 네트워크에서 트위터가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정부는 과거, 정치 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SNS를 차단한 적이 있다.

그러나 킬리치는 트위터 접속 장애를 겪은 시간은 단 30분이었으며, 그동안 디스코드를 이용해 작업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또, SNS 차단 문제가 추가로 발생한다면, VPN을 이용해 계속 작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 접속이 제한됐다는 이유로 지진 도움 프로젝트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VPN으로는 많은 사용자에게 접근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프로젝트 상황을 보려면, SNS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진 피해 현장 지원 계획에 계속 더 많은 테크 업계 인재가 자발적으로 합류하고 공개 작업을 진행하면서 항상 신규 프로젝트가 개발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합류한 이들 모두 프로젝트에 직접 접근할 수는 없다. 킬리치는 “한 번에 프로젝트 합류를 신청한 이들이 너무 많았으며, 각자 작업 방식이 다르다. 모든 이들의 프로젝트 역할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진 도움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튀르키예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시리아 비정부 기구와 연락할 방법을 찾고자 하며, 아랍어로 프로젝트를 현지화하는 작업을 도울 수 있는 인력의 자발적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지진 도움 프로젝트로 탄생한 애플리케이션의 접속 횟수는 10만 회 이상이며, 피드백을 장려한다. 킬리치는 “프로젝트팀은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생존자를 찾아 구조했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애플리케이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진 도움 프로젝트팀이 실제로 바라던 영향이다”라고 말했다.

오픈소스 기술은 지난 20년간 여러 재해 대응의 특성이 되었다. 스리랑카의 IT 업계 출신 자원봉사자는 인도양 지진과 쓰나미 피해 발생 당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피해 복구 노력에 협력했다. 2010년, 온라인 자원봉사자는 아이티 지진 당시 크라우드 매핑(crowd-mapping)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공개 지도에 실시간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을 알릴 글을 작성했다. 아이티 지진 피해 지원 시 2007년, 케냐 선거 후 발생한 폭력 사태 지도 제작 기술을 일부 활용했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 피해 대응에도 비슷한 툴을 활용했다.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 디지털 자원봉사자 3,000여 명이 피해 발생 지역 지도를 제작했다. 미국 적십자와 네팔 정부는 해당 지도로 수집한 정보를 대거 활용하여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위기 대응 소프트웨어 기업 니드리스트(NeedsList) 공동 창립자 아만다 레빈슨(Amanda Levinson)은 “지난 몇 년간 세계 각지에 위기가 발생하면, 많은 테크 업계 인재가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나섰다”라고 말했다. 다만, 도움이 필요한 부분적인 원인은 인도주의 체계의 혁신 부재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기존 인도주의 및 재난 안전 부문은 여전히 오래된 데다가 고립돼, 위기 발생 속도에 대응할 수 없다.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가 인력과 함께 테크 업계가 성장하는 곳이다. 코로나19 위기 당시 튀르키예 현지와 세계 모두 현지 테크 부문에 대거 투자했다. 재택근무 명령 때문에 투자사가 초점을 맞춘 부문이 전자상거래, 음식 배송, 디지털 혁신,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테크 업계의 지진 피해 도움 노력에 합류한 일부 개발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에 따라 지진 도움 프로젝트 합류하게 되었다. 킬리치는 지진 피해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많은 동료의 가족과 지역사회가 지진 때문에 사망, 부상 피해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진 도움 프로젝트 작업이 자신을 포함한 모든 프로젝트 구성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제대로 생각할 수 없는 상태이다. 계속 많은 사람이 콘크리트 아래에 깔렸다고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즈바타프는 지진 도움 프로젝트 덕분에 테크 업계 인력의 작업이 유용하다고 느끼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테크 업계 인재와 지진 피해 지역과 먼 곳에 거주하는 개발자는 단순히 지진 피해 소식을 수동적으로 접하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튀르키예 지진 긴급 사태는 몇 주간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 최장 몇 년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여진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모두 붕괴된 건물 재건에 앞서 다루어야 할 중대한 작업이 있다. 킬리치와 외즈바타프 모두 계속 더 많은 자원봉사자가 프로젝트에 합류해,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킬리치는 “기술은 매우 놀라운 힘을 지녔다. 데이터 수백만 개를 활용해 지진 피해로 고통을 받는 이들의 위치를 찾고, 대다수 비정부 단체가 다음 복구 작업에 참여할 인력을 모집하기 전 대다수 피해 지원 사례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기술과 구조 인력의 작업을 결합한다면, 작업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술을 활용한다면, 결국 더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ch Volunteers Rush to Save Turkey’s Earthquake Surviv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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