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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블루이’ 성인 팬, 인터넷서 증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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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블루이’ 성인 팬, 인터넷서 증가 추세
세 살 배기 유아와 비평가 모두 개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만화 ‘블루이’를 좋아한다. 그러나 블루이의 최대 옹호 세력은 틱톡의 성인 논평가이다.
By AMELIA TAIT, WIRED UK

의인화된 개의 가족이 카페 창가에 앉아있을 때, 어머니가 영수증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한다. 이에, 첫째 아이가 초록색 크레파스로 종이에 무언가를 휘갈겨 적고는 “오오! 영수~증을 가져다주겠니?”라며, 어머니가 요청한 내용을 노래로 부른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차분하게 이야기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막내 아이에게는 마지막 남은 감자 칩을 먹을 것인지 물어본다. 어머니가 감자 칩을 더 먹지 않겠다고 답변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남은 감자 칩을 먹는다. 이후 막내 아이가 감자 칩이 어디 있는지 물어본다.

위의 내용을 담은 14초 분량의 영상은 틱톡 조회 수 1,490만 건을 기록한 영상이다. 해당 영상은 미취학 아동을 주요 시청자층으로 두고 제작한 애니메이션 블루이(Bluey)의 에피소드 일부분을 담았다. 그러나 영상 댓글 창에는 블루이가 주요 시청자층으로 염두에 둔 미취학 아동이 아닌 이들의 열렬한 댓글로 넘쳐난다. “29살인 내가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이다”라는 댓글은 좋아요 7,000건을 기록했다. 또 다른 댓글은 대문자로만 작성돼, 블루이를 열렬히 좋아한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현했다. 해당 댓글은 “말 그대로 블루이 시청이 어린 사촌 집에 방문할 구실이 되었다”라고 주장한다.

블루이는 2018년 10월, 호주에서 처음 방송됐다. 이후 2020년, 디즈니+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얼핏 보면, 수많은 아동용 방송 중 하나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호주 견종 중 하나인 블루 힐러(blue heeler) 가족의 이야기와 가족 중 첫째 딸인 6살 블루이의 모험을 담은 만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블루이는 에미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으며, 가족의 삶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내면서 비평가의 찬사를 받았다. 블루이의 아버지인 반딧(Bandit)은 활동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자녀와 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다. (반딧은 앞서 언급한 에피소드에서 막내딸이 먹으려 했던 감지칩을 대신 먹은 것을 사과하며, 막내딸이 식당의 많은 손님 앞에서 춤을 추도록 한다.)

3세 아동이 블루이에 가장 열광하는 시청자층이라는 사실은 전혀 놀라울 것이 없는 일이다. 많은 부모가 인터넷 여러 공간에서 블루이를 극찬했으며, 블루이 제작자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자녀가 없는 성인도 블루이의 내용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온라인에서 성장하는 팬덤을 형성했다. 블루이의 공식 틱톡 계정은 팔로워 160만 명을 확보했다. 블루이 서브레딧 구독자 수는 7만 7,000명, 성인 블루이 팬이 모인 페이스북 그룹 팔로워 수는 17만 4,000명을 기록했다.

2022년, 추천 페이지를 통해 블루이 영상을 접한 자녀가 없는 잉글랜드의 19세 누리꾼 다비 로즈(Darby Rose)는 “틱톡 영상을 통해 블루이를 발견했다”라고 전했다. 로즈는 가족의 삶의 긍정적인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블루이에 빠지게 되었다. 로즈는 “다수 블루이 팬과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어린 시절 따돌림을 당한 적이 많았다”라며, “블루이가 많은 성인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이유는 만화 속 캐릭터와의 감정적 연결 관계이며,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담아낸 것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로즈는 블루이 서브레딧에 접속하고는 블루이 캐릭터의 모습을 담은 케이크를 중심으로 팬아트도 본다. 로즈는 레딧으로 다른 팬을 지지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에게 아동을 주요 시청자층으로 두고 제작한 만화를 좋아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다.
 
[사진=Bluey]
[사진=Bluey]

인터넷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성인이 아동용 만화에 열광하는 일이 괜찮은 일이 아니라는 의견을 남긴다. 틱톡에서는 간혹 성인 블루이 팬이 어린아이와 부드러운 블루이 인형을 두고 다투는 모습을 그리면서 조롱한다. 또, 일각에서는 블루이 팬덤이 아동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성인 때문에 타락할 것을 우려한다. (마이 리틀 포니의 성인 남성 팬이 브로니 캐릭터와 관련된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작한 것과 같다.)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는 26세 통역사 겸 방송인인 줄리아 소토(Julia Sotto)는 “팬덤은 여러 가지 요소를 제한하고는 한다”라고 지적했다.

소토는 “과거, 해로운 팬덤 활동을 한 적이 있어, 팬덤이 아동 콘텐츠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직접 경험했다”라고 밝혔다. 소토는 지금도 블루이 팬이 부적절한 활동을 하는 이들을 무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소토는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 왓패드(Wattpad) 작가가 블루이를 바탕으로 기이하면서도 당황스러운 팬픽을 작성한다면, 그대로 두어라. 개인의 디지털 발자국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많은 팬이 블루이를 중심으로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행위를 무시하면, 아동이 실제 문제성 콘텐츠를 접하면서 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인터넷은 어디서나 콘텐츠를 전달한다.

그렇다면, 소토와 같이 자녀가 없는 성인이 블루이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즈와 마찬가지로 소토도 틱톡으로 블루이를 처음 접한 뒤 감정적 경험에 놀랐다고 밝혔다. 소토는 “블루이는 삶의 경험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다룬 훌륭한 예시이다”라고 답했다. 소토가 가장 좋아하는 블루이 에피소드 중 하나인 블루이의 프랑스계 캐나다 출신 개 장 루크(Jean-Luc)가 캠핑장에서 작별 인사를 하지 않는 에피소드이다. 소토는 “블루이는 친구가 떠나야 하는 현실을 직면했다. 특히, 아이에게는 힘든 일이지만, 현실이기도 하다. 누구나 사람을 만나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면서 즐긴 뒤 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로즈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ADHD 증상이 있는 잭 러셀 테리어 이야기이다. 로즈는 “블루이는 잭 러셀 테리어에게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간혹 다른 이들과는 다른 마음을 지닌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신경 발달 장애를 겪은 적이 있어, 해당 에피소드를 보게 돼 매우 기뻤다”라고 말했다.

아동이 접하기에는 다소 적절하지 않은 콘텐츠와 성인에게는 더 부적절한 음지의 콘텐츠로 가득한 인터넷에서 블루이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소토는 “반복되는 음악을 접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우수한 품질의 아동용 콘텐츠의 장벽을 열 때이다”라고 주장했다. 가장 큰 찬사를 받은 블루이 에피소드 중 하나는 비가 쏟아지면서 비에 젖은 장난감을 보고 블루이가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모습을 담은 음성이 없는 영상이다. 에피소드 시작 후 처음 4초간 별도의 대화가 없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불임 문제를 다룬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와 함께 다수 에피소드가 간단한 재미를 선사한다. 반딧이 음식점에서 막내딸이 춤을 추도록 두었을 때, 당황한 계산원에게 “괜찮다. 아이를 말리지 않아도 된다”라고 조용히 말한다.

소토는 “나와 같은 세대는 자녀가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면서도 성장 과정에서 행복이 제한된 상황을 접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Internet Is Breeding Hordes of Adult Bluey F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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