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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비만 약물의 문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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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비만 약물의 문제 등장
비만 운동 세력은 비만 방지를 위해 직접 사용하는 수단이 강요 수단이라고 말한다. 다수 유명인이 항비만 약물을 복용한 뒤 날씬해졌다. 항비만 약물 복용을 이용한 체중 감량이 많은 이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인가?
By GRACE BROWNE, WIRED UK

비만 치료용 의약품의 대유행이 전 세계를 휩쓸고, 그동안 찬사와 우려를 한 몸에 받으면서 악용 사례를 낳기도 했다.

미국 실무과학자로 가장 유명한 스크립스연구소(Scripps Research) 분자의약학 교수인 에릭 토폴(Eric Topol) 교수는 비만 약물의 대유행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약물이라고 평가한 논문을 작성했다. 또, 해당 논문에는 “비만 약물은 여러 결점이 있지만, 비만 약물의 놀라운 발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만 약물은 실제로 안전한 방식으로 비만을 치료할 효과가 있는 첫 번째 약물이다”라고 기술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비만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2021년 6월, 위고비(Wegovy)라는 브랜드 명칭으로 미국에서 승인받았다. 이후 2022년 초에는 영국과 유럽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2022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마글루타이드를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 비만 치료 약물로 승인했다. 마운자로(Mounjaro)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엘리 릴리(Eli Lilly)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는 당뇨 치료제로 승인받아, 2023년 중으로 미국에서 비만 치료제로도 승인받을 확률이 높다. 현재 티르제파타이드는 미국에서 약물이 절실히 필요한 제한된 상황에서만 FDA의 허가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약 10년 전 개발된 세마글루타이드는 신체의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GLP-1 호르몬을 촉진하는 형태로 효능을 발휘한다. 티르제파타이드와 마찬가지로 당뇨 치료제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이후 오젬픽(Ozempic)이라는 이름과 함께 비만 치료제로 판매된다. 티르제파타이드도 GLP-1을 자극한다. 그와 동시에 GLP-1과 마찬가지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는 GIP 호르몬을 함께 자극한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모두 포만감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비만을 치료한다. 두 가지 약물 모두 15~16개월간 피실험자에게 약물을 투여한 임상시험 단계에서 기본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세마글루타이드로 치료를 받은 피실험자의 체중은 평균 15%, 티르제파타이드로 치료를 받은 피실험자의 체중은 약 20% 감소했다. 약물 투여와 함께 세미글루타이드 비만 치료와 티르제파타이드 약물치료 피실험자 모두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식단과 주당 150분간의 운동을 병행했다.

세미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를 이용한 비만 치료 성공과 비만 치료 약물의 인기 확산으로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인간은 신체를 더 날씬하게 만들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일인가? 비만 치료 약물은 체중이 건강 위험 원인이 되는 환자를 도울 수 있다고 약속한다. 비만 원인이 되는 결정적인 요소를 더 밝혀내면서 과체중이 단순히 개인의 실패라는 해로운 선입견에서 서서히 벗어나도록 할 수도 있다. 그와 동시에 비만을 질병으로 표현한다면, 더 심각한 오명이 사라지도록 할 수 있다. 또한, 날씬함을 향한 사회적 집착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뚱뚱함’이라는 단어를 없애고자 하는 수십 년 된 사회적 정의 운동인 비만 수용 단체는 비만 치료가 자칫하면 사회 전반에 만연한 뚱뚱함이라는 오명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만 권익 단체인 NAAFA(National Association to Advance Fat Acceptance) 회장 티그레스 오스본(Tigress Osborn)은 “비만 치료 약물의 등장을 축하한다면, 뚱뚱함은 질병이자 뚱뚱한 사람이 사라지도록 해야 할 나쁜 일이라는 대중적 인식을 강화할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지방 운동 세력은 비만을 더 큰 신체로 건강하지 않도록 만드는 의학적 용어로 보기 때문에 ‘지방’이라는 용어를 선호하는 편이다.)

지방 운동 세력은 뚱뚱한 이들이 건강 개선이라는 바람보다는 정상 체중인 이들과 같은 권리 접근을 위해 비만 치료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가능성을 우려한다. 체중 오명 및 신체 모습 전문가인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 심리학자 사라 너터(Sarah Nutter) 박사는 “누군가가 매일 체중과 관련된 낙인을 경험하면서 공개 망신을 당해 인생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체중 감량 해결책을 절실히 찾을 때, 비만 치료 약물 복용을 건강 개선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살아간다면, 정상 체중인 이들보다 취업 확률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 열악한 의학적 치료와 외로움, 심리적 불만, 스트레스 증가를 포함한 체중 차별은 실제로 뚱뚱한 이들이 예상 수명보다 이른 시점에 사망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오스본 회장은 비만 치료 약물 복용 여부 선택이 일종의 악마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스본 회장은 “나 자신이 지금 당장의 모습을 유지할 권리를 주장하거나 사회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권리와 특권을 누릴 기회와 현재 모습을 유지할 권리를 맞바꿀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비만 수용 운동은 뚱뚱한 이들이 체중을 떠나 타인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추진한다.

배우 퀸 라티파(Queen Latifah)가 등장하는 노보 노디스크의 “나보다 더 크다(It’s Bigger Than Me)” 광고가 특히 비판을 받았다. 노보 노디스크는 해당 광고로 비만 수용의 논의점을 지지하는 동시에 비만 환자의 체중 감량 목표로 개발된 약물을 판매하고자 했다. 더불어 체중과 관련된 오명과 편견, 비만이 단순한 개인의 의지 통제 부재라는 잘못된 개념을 타파하고자 했다. 브라운대학교 공중보건 대학원생인 마르퀴셀 메르세데스(Marquisele Mercedes)는 “뚱뚱함을 없앤다고 말하면서 승승장구할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지 않다. 단순히 약물 구매자의 체중 감량을 억압에서 벗어날 길로 홍보하면서 비만 치료 약물을 판매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비만 치료 약물을 둘러싼 우려는 명백한 사실과는 반대이다. 항비만 약물은 복잡한 상태를 퇴치하는 효과가 있다. 비만 강조를 여전히 찾기 힘들지만, 연구원 사이에서의 합의 충돌은 비만이 신체적 의지 부족을 강화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잘못을 입증하기 힘든 사실로 도달하게 되었다. 다수 연구원은 식단이 체중 감량과 유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반복하여 입증했다. 비만은 생물학적, 환경적 요소가 섞인 복잡하면서 여러 요소가 얽힌 요소이다. 과학계에서는 아직 완벽하게 풀지 못했으며, 칼로리 섭취와 칼로리 소모라는 간단한 문제를 강화할 수 없는 문제이다. 킹스 칼리지 런던 대사 수술 교수인 프란시스코 루비노(Francesco Rubino)는 “식단으로 체중 감량과 유지가 가능하다는 개념은 잘못된 개념이다”라며, “비만은 과도한 에너지 섭취의 결과라는 이론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개입 요소가 실패한 단계에서 비만 치료 효과가 있는 약물은 일부 환자에게는 건강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비만은 심신 약화와 심장병, 당뇨, 고혈압, 뇌졸중, 특정 암 질환 등 치명적인 건강 상태가 발생할 위험성을 높인다. 루비노 교수는 비만 치료 약물이 체중 증가라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근본적 원인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약물로 많은 환자의 비만을 치료한 경험이 있는 의사인 데이비드 맥클린 박사(David Macklin)가 밝힌 바와 같이 무엇보다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피실험자를 조사한 결과, 충동적인 식욕 감소 방식을 택하면서 과음이나 쇼핑 등 도파민이 자극하는 충동적 행동 발생률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비만 치료는 대중적으로 적용할 의도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임상의학에서 비만으로 분류하는 BMI 지수가 30kg/m² 이상이거나 고혈압 등 건강을 위협하는 다른 체중 관련 문제가 있는 BMI 지수가 27kg/m² 이상인 특정 집단의 비만 치료를 지시한다. (전 세계에서 비만 판단 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진단 수단인 BMI에도 결함이 있으며, 차별적 건강 지표임이 입증된 사실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BMI 지수 기준으로 비만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미용 때문에 비만 치료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하는 이들이 등장한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2022년 5월, 호주 보건 당국은 세마글루타이드를 당뇨 치료 목적으로만 승인한 호주 내 세마글루타이드 부족 문제가 만연하다 보고했다. 그 원인은 세마글루타이드를 체중 감소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들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마글루타이드 부족 현상은 2023년 4월까지 지속돼, 당뇨 환자가 세마글루타이드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될 정도로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가 희귀 상품이 되기도 했다. 생산 문제를 부분적인 문제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으나 세마글루타이드 부족 문제는 틱톡에서의 세마글루타이드에 대거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더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 틱톡에서는 #오젬픽(#Ozempic) 태그가 추가된 콘텐츠의 조회 수가 4,335만 회를 돌파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할리우드에서 소수만이 알고 있는 체중 감량 비밀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유명인이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하면서 체중을 감량했다고 인정했으며, TV 스타인 오즈 박사(Dr Oz)가 세마글루타이드를 홍보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많은 이들이 인터넷으로 구매한 원재료를 섞어 제조할 정도로 수요가 높은 약물이 되었다.

비만 치료 약물 복용 기간이라는 답을 찾지 못한 질문도 제기되었다. 약물 복용 중단 시 체중이 약물 복용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어느 한 연구를 통해 세마글루타이드 복용을 중단한 뒤 일상 속 체중 감량 및 유지 개입 요소를 계속 고수하지 않은 환자 2/3가 1년 이내로 이전 체중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환자의 약물 복용이 계속 필요할 것이라는 확률을 고려하면, 약물 가격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다. 미국 내 세마글루타이드 비용은 한 달 분량 기준 1,000달러 이상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 보험 제도인 메디케어(Medicare)는 비만 치료 약물 복용을 보장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언급하자면, 지금까지 진행된 단기 임상시험으로는 장기적인 영향을 둘러싼 많은 의문점의 해답을 찾을 수 없다. 다만, 오젬픽의 공식 웹사이트는 갑상선 결절과 췌장염을 포함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경고한다.

비만 치료 약물과 관련된 여러 우려 사항 중 치료 관심도 저하로 이어지는 요소는 없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3년, 세마글루타이드 제조 비용으로 35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엘리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는 비만 치료 효과 입증 시 매출 250억 달러를 기록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자본을 투자한 약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비만 치료 약물을 주류 약물로 재고해야 할 시점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록산 게이(Roxane Gay) 작가는 체중 감량 수술의 복잡한 결정 요소를 작성했을 당시 다음과 같은 불편한 진실에 주목했다. 그는 “비만을 바라보는 사회의 관점과 비만 환자 대우 방식, 비만인 신체 유지보다 수술을 통해 비만인 신체를 바꾸는 것이 더 빠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라고 작성했다. 항비만 약물의 유통과 함께 비만인 신체를 받아들이는 것과 비만 상태인 신체 제거 바람 간의 균형이 더 왜곡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roblematic Arrival of Anti-Obesity Dru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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