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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두창, 씁쓸한 현실 남기고 퇴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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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두창, 씁쓸한 현실 남기고 퇴치 성공
M두창 확산 위력이 초기보다 훨씬 더 약해졌다. 그러나 그 주된 이유는 퀴어 남성이 보건 당국보다 에이즈와 코로나19로 질병 통제와 관련하여 더 많은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By GIDEON LICHFIELD, MARYN MCKENNA, WIRED US

2022년 여름 몇 주가 전 세계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에 이은 전 세계적인 전염병이 될 것을 우려했다. 2022년 8월, 미국 내 1일 원숭이두창 신규 감염 건수가 60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보인 미숙한 대응을 반복했다. 백신 공급 속도는 느렸으며, 가을이 되자 백신 공급량이 부족해졌다. 원숭이두창 감염 검사는 지연됐다. 항바이러스 약물 재고는 있었으나 연방 차원에서 원숭이두창 치료용 판매를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확보할 수 없는 상태였다.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 집단 사이에서 가장 많은 감염 건수가 기록되었다. 그와 동시에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몇 주가 걸리는 치명적인 상태로 발병할 위험성은 드물지만 극도로 고통스러운 감염 사례가 더 넓은 인구 집단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2022년 12월, M두창 확산 상황은 여름에 우려한 바와는 전혀 다르다. 12월 중순 기준, 세계보건기구가 M두창으로 공식 명칭을 변경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발견된 국가는 총 110개국에 이르지만, 확산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둔화되었다. 12월 21일(현지 시각) 자로 M두창 누적 감염 건수가 세계 전체 감염 건수의 1/3에 이르는 총 2만 9,740건을 기록한 미국의 일일 신규 감염 건수는 단 몇 건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M두창 감염률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로 백신과 검사 접근성 향상과 코로나19보다 감염이 훨씬 더 어려운 본질적인 특성을 언급할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가 동의할 만한 가장 큰 이유로 보건 당국이 통제하지 못한 시점에 감염 위험성이 가장 높은 인구 집단이 M두창 대규모 확산 위험성이 큰 중대한 시기에 직접 M두창 확산 방지 대책을 펼친 사실을 이야기할 수 있다. 퀴어 운동가이자 뉴욕대학교 분자 미생물학자 겸 의학 부교수인 조셉 오스문드슨(Joseph Osmundson) 박사는 “M두창 억제 성공은 지역사회의 지원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오스문드슨 박사 덕분에 M두창 대응을 위해 운영한 프라이버시를 위해 창문을 기란 긴 흰색 밴이 M두창 대응의 상징이 되었다. 각각의 차량 한 대는 뉴욕시 보건부가 운영하는 이동식 백신 진료소 역할을 했다. 노동절부터 추수감사절 사이에 밴은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을 상대로 운영하며, 간혹 성적 파티를 주관하는 술집과 클럽 바깥에서 운영됐다. (M두창 집중 대응 기간에 동성애 남성의 성적 파티 대부분 자발적으로 중단됐다.) 퀴어 집단은 시에 M두창 감염 위험성이 가장 높은 곳을 자발적으로 알렸으며, 클럽 운영자도 고객이 야외에 주차된 M두창 백신 접종용 밴의 낙인을 받을 가능성에서 보호하는 데 동의했다. 밴을 이용한 백신 접종 계획으로 백신 3,000회분 이상 관리했다.

백신 접종 계획은 보건부에 도움이 필요한 이를 직접 찾는 영리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반대로 보건 당국 관료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의사가 없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M두창 확산 초기부터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을 포함한 성소수자 집단은 보건 당국에 접촉하여 도움을 청하고는 변화를 촉구했다. 간혹 M두창 감염자는 온라인 영상을 게재하거나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증상을 매우 자세히 설명함과 동시에 감염자를 겨냥한 수치심 유발 위험성을 부인하여 다른 이들에게 M두창 위험성을 경고했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됐을 때, 감염자가 어떤 일을 할까?) 많은 누리꾼이 SNS와 왓츠앱 그룹에 백신이 남은 진료소 정보나 대다수 전문의가 과거에 발견한 적이 없는 M두창 진단 방법을 중심으로 정보를 게재했다. 운이 좋게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이들은 이후 극도의 관료주의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받지 않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특히 성관계 파트너가 많은 이들을 중심으로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남성이 M두창 감염 건수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말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본부(CDC)가 공식 발표한 M두창 관련 연구 결과로 밝혀진 바와 같이 감염 위험성에 노출된 남성이 자발적으로 성관계를 자제하고, 성관계 상대를 한 명이나 소수로 유지하면서 동성애자의 일회성 만남을 위한 앱에서 탈퇴했다. 혹은 집단 성관계가 이루어지는 파티를 열지 않았다.

행동 변화는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으나 장기 전략이 될 수 있다. 과거, ‘안전한 성관계’라는 취지를 중심으로 집단을 형성한 성소수자 남성의 일련의 관행이 HIV 예방 의약품 보급 전 수년간 질병 감염 예방의 최전선에 있었다. 그러나 행동 변화가 어려웠던 탓에 HIV 감염이 중단되지 않았다. 모두가 상대방과의 안전한 성관계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협상 과정에서 지쳤으며, 감염 예방 의지가 사라졌다.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전염병학 부교수이자 장기간 HIV/AIDS 운동가로 활동한 그렉 곤살베스(Gregg Gonsalves)는 “지역사회의 소규모 지역 단위 반응과 서로 감염 예방을 위해 돕기 위한 노력이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공중 보건 단위에서는 효과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M두창이 위기 이후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현재 감염 예방 노력이 특히 중요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 전염병학 부교수이자 인구 전문가인 앤드류 노이머(Andrew Noymer)는 “전염병 감염자 증가 곡선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실제 감염 건수를 기록한 곡선이 바닥을 향할 때까지 더 지켜봐야 한다. 감염 곡선의 바닥은 감염 건수 0건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어쩌면, 2023년 3월경에 M두창 감염 건수 0건을 기대해볼 수 있다. 반대로 서서히 누적된 전염병인 M두창 감염 사례가 반등세를 기록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감염 건수가 반등세를 기록한다면, M두창 감염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감염 초기부터 백신을 접종하거나 가장 빨리 치료를 받는 이들은 진료 예약 대기와 진료소 및 치료 방법 검색, 의학 관료주의를 다루는 등 시간과 자원이 충분한 이들임이 확인됐다. 대부분 경제적 여유가 있는 백인일 확률이 높다. 백신 접종이나 감염 덕분에 면역력을 갖춘 이들에게 M두창 확산은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

그러나 연방 데이터를 통해 제시된 바와 같이 다른 집단은 여전히 위험한 상태이다. 애틀랜타주 HIV 서비스 기관인 파지티브 임팩트 헬스 센터(Positive Impact Health Centers) 산하 에이즈 종식 운동(Campaign to End AIDS) 국장이자 흑인 남성인 저스틴 스미스(Justin Smith)는 “M두창 감염 사례 대부분 흑인과 라틴계 남성을 중심으로 발견됐다. 이제 직접 도움을 청하는 것을 원하지 않거나 퀴어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지막 단계에서 확실히 도움을 주고, 많은 이들이 모이는 곳으로 백신을 운반할 방법을 찾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재앙과도 같은 질병에 대응하는 세계와 신규 감염 건수가 일종의 재앙을 형성한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마지막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대다수 관심과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두창 대응 시 마지막 단계에서의 도움은 시골 지역과 퀴어 친화적인 보건 서비스가 적은 곳에서 단절된다. 또, M두창 퇴치 운동 단체는 전국 단위에서 M두창 예산이 삭감돼, 여러 지역을 이동해야 한다. 2022년 8월, M두창을 공중보건 긴급 사태로 선언한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월 말이면 공중보건 긴급 사태 선언을 종료할 예정이다. 9월, 미 의회는 M두창 백신과 검사 추가 예산 지원을 거부했으며, 백악관은 12월 23일(현지 시각), 투표를 진행한 2023년 대규모 예산지출 법안으로 M두창 백신 추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뉴욕시의 백신 밴 계획은 11월, 예산 지원 종료와 함께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다.

M두창을 긴급 사태로 다룰 필요가 없다는 믿음은 검사와 백신 접종, 감염 사례 추적 모두 보건 복지 체계의 일상이 되었다는 추측이 깊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M두창이 성병으로 전염된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M두창 감염 원인이 성적 접촉인지 혹은 피부 접촉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M두창이 성적으로 전염된다는 추측 때문에 보통 주 보건 당국과 지방 보건 당국이 운영하는 성 보건 진료소가 M두창을 관할하게 되었다. M두창 진료를 담당하게 된 성 보건 진료소는 M두창 확산 전부터 이미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였다. 미국의 성병 확산세는 2021년 봄부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국립 과학기술 및 의학 학회(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조사 결과, 2003년부터 연방 진료소의 예산이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성병감독연합(National Coalition of STD Directors) 전무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광범위한 보건복지 체계는 성병을 훌륭하게 다루지 못한다. 전문의는 성 보건 문제를 거리낌 없이 다루지 못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이미 성병 퇴치 부문에서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병을 다루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을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M두창 감염 사례는 정부가 주도했으나 많은 시민이 백신 접종이나 재택 격리 조치, 마스크 착용 등 감염 대응을 거부한 코로나19와 비교된다. 퀴어 남성은 꾸준한 감염 예방과 치료를 강조했다는 측면에서 다른 방식으로 질병 확산 대응의 본보기가 되었다. 어쩌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성소수자 집단의 행동주의로 미국 정부가 1980년대에 HIV/AIDS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또, 퀴어 남성 단체의 자발적인 행동 덕분에 2021년 델타 변이바이러스 확산 당시 프로빈스타운의 코로나19 확산 중단으로 이어졌다. 아마도 유독 여러 질병의 표적이 돼 보건 위협을 직면한 집단이 스스로 방어하려 일어섰다고 추측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집단과 질병 종류를 떠나 특정 집단이 질병 예방 부담을 과도하게 부담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국가는 시민의 세금 부담으로 운영하는 공중 보건 기관을 두고 있다. 국가 보건 문제는 시민과 정부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M두창이 시민의 질병 위협 대응 방식을 보여준 것과 같이 기대의 한계도 보여준다. M두창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대신, 안전망의 허점 때문에 보건 복지 서비스가 퀴어 남성에게는 접근성이 낮은 상태가 되고 있다. 행동주의로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또, 행동주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되어서도 안 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Bittersweet Defeat of Mp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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