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인류는 동쪽으로 갈 수록 피곤하다
상태바
인류는 동쪽으로 갈 수록 피곤하다
생체 시간은 태양 주기와 동조화, 겨울철 기상 시간도 늦춰져야 피로 해소 도움

밤이 길어지고 추운 날씨가 올 때 더 우울한 기분이 든다. 인체도 변화를 겪는다. 온도가 내려가면 우리 몸의 근육과 신경이 둔해진다. 아무렇지도 않던 일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 때, 일의 집중도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마치 일 하기 싫어서 꿈쩍않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당신의 일 능률은 이미 바닥을 기고 있다. 퇴근이 답이다.


계절 흐름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생체 시계가 9시 기상을 원한다면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7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완전한 수면 패턴을 놓치고 있습니다." 

호주 스윈번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그렉 머레이는 겨울이 오면 수면 패턴이 바뀌나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이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간의 생체 시계를 관할하는 것은 특정 호르몬이나 화학물질 등 다양하다. 특히 태양의 흐름과 연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 시간은 태양의 주기와 동기화돼 있다는 것이 최근 수면과학을 연구한 전문가들 견해다. 

 

겨울철 생체리듬의 변화에 맞춰 우리 몸은 기상 시간을 늦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겨울철 생체리듬의 변화에 맞춰 우리 몸은 기상 시간을 늦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계절에 따른 정서 장애(SAD)를 겪는 이유도 생체 기간을 거스르는 생활 패턴이 준 부작용일 수 있다. 머레이 교수는 "이론적으로 겨울 아침에 자연광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면 수면시간을 뒤로 늦추는 위상지연((phase delay)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겨울철에는 의도하지 않은 시차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른 기상으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과 어긋나 동조되지 못하면 식욕저하, 무기력증, 소화불량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      


생체 시계가 증명할 수 있는 것들

시차증은 서쪽으로 이동할 때보다 동쪽으로 이동할 때 더 힘들며 증상이 더 잘 생긴다. 한국에서 유럽으로 갈 때보다 돌아와서, 반대로 미국은 돌아올 때보다 가서 더 힘들다. 원인은 사람의 실제 생체리듬이 하루 24시간 보다 조금 더 긴 24.8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쪽으로 이동할 때는 생체리듬 주기가 늦춰지기에 좀 더 적응이 수월하다.

태양 주기인 24시간에 억지로 맞춰 살아가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원래의 생체 리듬은 흔들리게 된다. 인간의 생체리듬 주기는 24시간보다 0.8시간 길기 때문에 취침이나 기상 시간을 조금씩 늦추는 것(phase delay)은 쉽다. 그러나 앞으로 당기는 것(phase advance)은 어렵다.  

서쪽 주민이 동쪽 거주민 보다 유리한 생리적 환경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럽 기준으로 볼 때 동쪽에 사는 사람들은 서쪽 가장자리에 사는 사람들보다 약 1시간 30분 일찍 일출을 경험한다. 중부 유럽시간대를 따르는 스페인의 경우가 그렇다. 그럼에도 전체 인구는 동일한 근무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많은 이들이 일출 전에 기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시간대가 일주기 생체 시계와 동기화되지 않으면 신체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동쪽 끝에 사는 사람들은 서쪽 거주민 보다 상태적으로 더 높은 비율로 비만ㆍ당뇨 등 대사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삶의 터전을 버리고 서쪽으로 이주할 수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24시간 주기 시계와 계절이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좀 더 대비하고 건강에 유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득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참조기사 및 링크]

Science explains why we should all work shorter hours in winter

Would You Pay Someone $40 to Keep You Focused on Work?

 

와이어드 코리아=유재형 기자 yjh@wired.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