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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거대한 지뢰밭’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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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거대한 지뢰밭’으로 만들었다
우크라이나의 넓은 영역이 러시아의 보복 때문에 폭발물로 뒤덮여,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시민을 위협한다.
By RICH WORDSWORTH, WIRED UK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입했을 때,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루바(Luba)의 아파트는 처음 러시아군과 맞서 싸울 최전선 기지가 되었다. 그리고 이내 러시아군 무기 매립 지역이 되었다. 2022년 3월 말, 러시아군의 초기 키이우 침략이 진전을 거두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해당 지역을 탈환하면서 러시아군이 점령 당시 남긴 잔해를 발견했다. 러시아군은 후퇴 전까지 땅을 파고는 기초적인 수준의 기지를 형성하고 무기와 폐기물, 인근 주유소에서 훔친 빈 술병을 잔뜩 버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분리된 수류탄이 인계철선에 고정된 채로 무기의 존재를 예상치 못한 피해자가 넘어지도록 유도한 채로 남겨진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바로 그 피해자가 66세인 루바이다. 루바는 남편과 함께 버섯을 찾던 중 러시아군이 설치한 수류탄 때문에 피해를 보았다. 수류탄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루바의 종아리와 발을 절단하고는 복부에 깊이 베인 상처를 남겼다. 응급치료 요원이 도착했을 때는 또 다른 수류탄이 폭발할 위험성을 피하면서 안전하게 루바를 구하러 갈 방법이 없었다. 루바는 병원 이송 도중 사망했다.

루바의 사망과 이후 등장한 루바와 같은 피해자의 사례 모두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느낄 수 있으나 실제로 비극은 아니다. 러시아 군대가 의도적으로 부비트랩과 지뢰, 불발탄 등을 남겨둔 채로 러시아군 보호가 아닌 우크라이나군과 마주칠 상황을 피하는 방법을 택한 동시에 시민의 자유를 빼앗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제 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 무기 부서 부국장인 마크 히즈나이(Mark Hiznay)는 지뢰는 적의 감시 대상이 될 때만 적군을 차단하거나 적군의 경로 변경을 유도하기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적이 무기나 포병사격 없이 지뢰를 터뜨린다면, 후퇴와 전략 재평가는 물론이고, 지뢰밭 제거도 가능하다. 적의 주목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지뢰를 방치한다면, 전략적 가치가 거의 없으며, 히즈나이 부국장이 말한 바와 같이 지역 주민에게만 위험을 가하기만 한다.

오스트리아 영토 두 배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최대 30%가 지뢰와 불발탄으로 뒤덮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뢰밭에 매장된 많은 무기가 인간에게 해를 입힐 의도로 설계됐다. 러시아는 반인류 지뢰를 금지하는 1997 지뢰 금지 협약(1997 Mine Ban Treaty)에 서명하지 않았으며, 국제 인권감시기구는 러시아가 항공기의 무차별 투하나 원격 추적, 무장 해제 시 폭발하는 POM-2, POM-3 지뢰를 포함하여 협약으로 금지하는 무기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기 배치된 사례가 전혀 없었던 POM-3는 발걸음 때문에 방해된다면, 지뢰를 터뜨릴 변화 센서를 장착했다. 지뢰를 밟으면, 지뢰는 머리 높이까지 폭발하는 폭발물을 제거하면서 반경 15m까지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파편을 배출한다.

그 반대쪽 끝에는 수작업으로 설치한 지뢰가 있다. 심지어 수류탄은 루바가 사망할 당시 폭발한 것처럼 덕트 테이프와 덫으로 쳐 놓은 철사로 설치된 상태이다. 재차 설명하자면, 러시아군이 수류탄을 이용해 설치한 덫은 전략적 가치가 없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공포를 심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지뢰 제거 전까지 매일 공포와 의심으로 매일 결정할 사항을 중단시키는 역할을 한다. 히즈나이 부국장은 “부차와 같이 봄에는 자유로웠던 곳에 기본적으로 부비트랩으로 민간인을 학살한다는 심리가 확산됐다. 힘겨운 시기에 확산된 솔직한 심리이다. 러시아군은 시민을 공격 표적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인은 지뢰가 잔뜩 설치된 지역이 안전한 상태가 되기 전, 다시 돌아갈 것이다.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지뢰로 오염된 지역을 20년간 조사한 컨설턴트이자 연구원인 루스 보톰리(Ruth Bottomley)는 “인간은 과거 거주하던 지역에 애착이 있다. 후유증을 유발할 만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인간은 익숙한 곳에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위협이 남아있더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뢰가 설치된 곳에서 생활하면, 우크라이나 심리 건강 측면에서 해로운 효과가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는다. 어느 한 연구를 통해 거주 지역에 폭발물이 설치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심리적 공포가 형성되고, 간혹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발생한다는 결과가 입증됐다. 지뢰나 덫으로 부상을 당하거나 타인이 부상을 당한 현장을 목격한 적이 없더라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이다. 지뢰 설치 사실이 지역 주민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간혹 놀라울 정도로 슬픈 방식으로 나타난다. 여러 연구 중 어느 한 연구는 지뢰로 오염된 지역에서 지뢰가 완벽히 제거된 후 학생의 학업 성적이 향상됐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공포와 불안감, 통제 불능의 영향이 모든 측면에서 드러난다.

지뢰 폭발 사고 현장 생존자는 종종 중증 수준의 우울증과 불안감,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으며, 구직 활동 시 차별받게 된다. 지뢰 폭발 사고 부상은 가정 파괴로도 이어져, 종종 부모가 일을 하지 못하거나 배우자가 타인의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된다. 신체적, 심리적 재활 치료가 회복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현재 우크라이나는 필요한 의학적 지원을 제공할 수 없는 상태일 확률이 높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략한 후부터 지뢰 설치 현장의 사고 치유를 포함한 신체적, 심리적 재활 지원 제공이라는 목표를 정했으나 2022년 러시아의 침략 전까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지뢰의 직접적인 위협이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에 설치된 지뢰와 덫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할 방법이 없다. 러시아군이 설치한 지뢰와 덫을 제거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에서는 명목상 충돌 상황이 해결된 지 한참 지난 지금도 대인지뢰 폭발 사고 사망자가 발생한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아직 지뢰가 남아있어, 시민의 심리적 부담감이 클 것이다. 지뢰 제거 후에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와 같은 공포 때문에 발생한 정신 질환은 절대 완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소규모이지만 지뢰 제거 작업에 나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 자선단체인 헤일로 트러스트(HALO Trust)는 우크라이나 시민을 대상으로 안전한 지뢰 발견 방법을 교육하고는 이를 우크라이나 군대에 알려, 지뢰를 제거하도록 돕는다. 지뢰 발견 방법을 익힌 시민은 다른 주민에게 지역사회 곳곳에 숨겨진 위험한 폭발물에 대해 교육한다.

헤일로 트러스트 우크라이나 지부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오레시아 페센코(Olesia Fesenko)는 “교사와 변호사, 미용사, 술집 직원 등 출신 배경이 다양한 시민이 모여 지뢰 발견 방법을 배운다. 헤일로 트러스트가 요구하는 유일한 조건은 시민 안전을 위한 지뢰 제거라는 긍정적인 동기와 신체 건강이다. 야외에서 가혹한 환경에서 작업하며, 지뢰 발견 시 무릎을 자주 굽혀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페센코는 지뢰 제거 작업 신규 지원자가 처음 지뢰를 발견하고는 안전하게 제거하는 등 좋은 날도 있다고 말한다. 페센코는 “지뢰 제거 작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긴장한다. 그러나 지뢰 제거 작업을 하면서 지뢰를 직접 보기 때문에 마땅히 수행해야 할 임무이며, 다른 시민의 피해가 없도록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긍정적인 동기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쁜 소식도 있다. 헤일로 트러스트가 루바의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페센코는 자신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던 것을 떠올렸다.

헤일로 트러스트와 같은 단체는 러시아가 남긴 위험한 폭발물 때문에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현대 유럽 역사에서 결정적인 일임이 증명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주택과 기반 시설, 경제에 가한 구조적 피해를 복구하는 단순한 일도 러시아가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는 대참패와 같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역사 속에서 기억하는 방식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설치한 지뢰 때문에 발생한 피해 복구에 필요한 돈과 시간, 약속이 있더라도 루바와 같은 피해자가 되었든 러시아의 복수심에 찬 지뢰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할 정도로 운이 좋은 시민이 되었든 우크라이나 시민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심리적 고문은 수십 년간 이어질 것이다. 히즈네이 부국장은 “계속 응징한다는 심리적 피해가 이어진다. 러시아군이 남긴 지뢰는 우크라이나 시민이 러시아군의 존재를 계속 기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Russia Has Turned Eastern Ukraine Into a Giant Mine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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