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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리뷰 기계의 압박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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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리뷰 기계의 압박에 시달린다
갈수록 많은 프리랜서가 알고리즘적 결정 때문에 소득이 줄어들며, 이에 맞설 방법이 없다고 한탄한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작가 겸 번역가인 라스(Lars)는 대다수 프리랜서 시장 플랫폼을 사용한 뒤 2021년 9월, 피버(Fiverr)에 정착했다. 라스가 피버 사용 후 6개월도 되지 않아 벌어들인 월 소득은 수수료 공제 후 5,000~6,000달러 수준이었다. 라스는 전일제 근무를 채택해 의뢰인의 요청을 들어주었으나 작업 진행 방식에 만족했다.

그리고 2022년 10월, 라스의 프리랜서 근로자 홍보가 불가능해진 탓에 피버에 프로필 유료 홍보 비용을 결제하지 못하게 되면서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는 타격으로 이어졌다. 이 기사로 전할 대다수 프리랜서와 마찬가지로 보복을 우려해 익명 보장이라는 조건으로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한 라스는 “프로필 홍보 종료 전까지만 하더라도 항상 피버의 검색 결과 최상단에 등장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의 프로필 정보 모두 검색 페이지 마지막 부분의 최하단으로 이동했다. 의뢰인이 악평을 한 적이 없는데도 품질 문제 때문에 프로필 등급이 저하됐다”라고 말했다. 라스의 월 소득은 1,000~2,000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라스는 피버에 프로필 등급 문제 지원을 위해 연락했으나 별다른 조언을 얻지는 못했다. 라스는 순서가 항상 바뀌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라스는 “그러나 순서가 항상 바뀐다는 설명은 거짓말이다. 피버 측은 문제가 되는 상황이 별일이 아닌 것처럼 설득하고는 거짓 설명만 늘어놓았다. 프로필 홍보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전환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라스는 긱 경제 활동을 하는 대다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수시로 변하는 사용자 리뷰와 성과 지표, 불투명한 알고리즘에 복종해야 하는 부조리하고 암울한 악몽에 갇힌 상태이다. 평판 불안정성이라는 문제는 과거에도 발생한 문제이지만, 긱 경제 근무 인력을 확장하기에는 이미 힘겨운 경제 환경에서 악화되는 추세이다. 여러 업계의 프리랜서는 높은 비율로 상승한 인플레이션을 견디기 위해 부업에 의존한다. 소프트웨어 기업 퀄트릭스(Qualtrics)는 미국 근로자 38%가 부업을 찾은 적이 있으며, 14%는 부업 병행을 계획 중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자녀 양육 부담이 있는 부모가 부업으로 인플레이션 격차를 부담하고자 할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상황도 비슷하다. 영국 근로자 34%는 이미 부업을 하고 있으며, 15%는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을 확보하고자 한다.

테크 업계의 대규모 정리해고가 주요 추세가 되면서 만연해진 2022년, 많은 기업이 충원이 필요한 부문에서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고 업무 교육을 하는 대신 이전보다 더 많은 계약직 근로자에게 의존하면서 이미 많았던 비정규직 근로자 채용 규모를 늘리는 추세이다. 일례로, 인도 기업 65%는 프리랜서를 채용해 테크 분야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프리랜서 채용 일자리 대부분 평판 불안정성이 만연한 디지털 노동 플랫폼을 통해 인력을 확보한다. 온라인 노동 지수(Online Labour Index) 조사 결과, 2016년부터 2022년 사이에 온라인 프리랜서가 65% 증가한 가운데, 프리랜서 수요 증가 추세 둔화 현상은 조만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교와 옥스퍼드대학교 소속 연구원으로 구성된 합동 연구팀이 런던,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마닐라를 포함한 세계 여러 대도시를 조사한 결과, 프리랜서 대부분 피드백 과정에서 위협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테크 기업의 문제가 더 악화되는 가운데, 물가 위기 사태 속에서 근로자는 미래 소득을 우려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재정적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2022년 11월 초, 국제 학술지 소시올로지(Sociology)에 게재된 합동 연구팀의 연구는 피버와 업워크(Upwork)를 포함한 대규모 디지털 노동 플랫폼으로 여러 의뢰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랜서 10명 중 7명은 불공정한 피드백과 미래 소득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상치 못한 변화가 빈번한 리뷰 처리 과정과 변동성이 심한 알고리즘을 직면한 가운데, 프리랜서의 작업은 근본적인 문제를 보지 못한 채로 문제를 피하려 하지만 반복하여 발생하는 상황과 같다. 프리랜서가 직면하는 문제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로 추가 근무를 하는 것부터 무료로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하면서까지 악평을 피하려는 것까지 다양하다.

브리스톨대학교 경영대학원 인적 자원 관리 및 미래 근무 대학원 교수이자 합동 연구팀의 연구 논문 저자인 알렉스 우드(Alex Wood)는 “대다수 디지털 노동 플랫폼은 종종 사용자 리뷰나 등급을 기준으로 한 지표를 이용한 근로자 순위 평가를 통해 근로자를 관리한다. 그러나 근로자는 실제 순위 평가 시스템 운영 방식과 순위를 강화하는 지표, 순위 결정 방식, 그리고 업무에 미치는 여파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며, “평판 불안정성이 심각해지는 추세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디지털 노동 플랫폼은 불안정성을 강화한다”라고 지적했다. 우드 교수 연구팀은 2021년 발표한 또 다른 연구 논문을 통해 유럽 프리랜서 62%가 불공정한 피드백 때문에 미래 소득에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작업 성공 점수(JSS)’라는 자체 툴을 사용해 프리랜서 등급을 평가하는 업워크는 JSS가 순위 알고리즘에 정보를 제공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뢰인은 JSS를 기준으로 하는 분류 검색 결과를 사용할 수 있다. 업워크 대변인 엘리자베스 코퍼(Elisabeth Copper)는 프리랜서가 자신의 역량과 관심사에 맞는 작업 수주를 위해 게시글을 올리는 것을 항상 환영한다고 말했다.

근로자가 의뢰인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거나 알고리즘이 생성하는 결정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자 할 때 활용할 자원 경로가 제한된 가운데, 근로자는 항상 완벽한 작업 처리를 위해 고군분투한다. 무엇이든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때는 자칫하면 순위가 급격히 하락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피버와 업워크에 등록한 근로자 다수는 무료 보충 작업을 제공하거나 의뢰인에게 별점 5개를 남기는 조건으로 더 저렴한 임금에 작업을 처리한다. 업워크는 이에 대응하여 무료 근무를 요청하거나 피드백 시스템 악용을 사용자 약관 위반 사항으로 지정했다.

피버 대변인 로라 포데스타(Laura Podesta)는 프리랜서의 순위가 단순한 공개 별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포데스타는 “프리랜서 순위 평가 기준은 피버 등록 기간과 문의 응답 시간 등 의뢰인의 문의 응답률, 피버에서 기록한 총소득, 의뢰인이 요청한 마감 기한 준수 내 작업 결과물 전달 시간, 근로자의 별점(작업 완료 후 의뢰인의 평가)을 포함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포데스타는 작업을 수십 건 처리한 프리랜서가 한 번 마감 기한을 지키지 못하거나 한 차례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전체 순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라스는 2022년 2월부터 순위 하락 위험성을 피하려 하루도 피버에 접속하지 않고 작업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문제는 나와 같은 프리랜서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는 사실이다. 피버의 전일제 근무 표준이다. 근로자는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으며, 작업을 끝낸다. 의뢰인의 요청을 거부하는 일이 많을 때는 근로자 프로필 검색 결과에서 후순위로 밀려난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휴가 모드로 전환하면, 기존 순위를 되찾는 데 수개월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스는 피버에서 의뢰인에게 작업 전달과 문의 요청이 모두 불가능해진 탓에 여자친구가 의뢰인의 작업을 지원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덧붙여 전했다.

남반구 지역에 거주하는 근로자는 남반구에 거주하는 의뢰인의 작업을 처리하는 등 수요가 발생하는 즉시 작업 진행 일정을 정하는 관행은 근로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 라스는 “예를 들어, 마닐라에서는 현지 평균보다 높은 시급을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지만, 평판 불안정성을 직면하게 될 위험성이 훨씬 더 높다. 타국의 의뢰인이 요청하는 작업을 처리하고자 할 때는 밤새워 근무하여 의뢰인의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어 장벽으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직면하는 것은 물론이고 답변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근로자가 높은 평점을 유지하더라도 부정적인 리뷰 단 하나가 미치는 영향이 널리 확산되면서 하락한 평점을 회복하는 데 수개월이 걸린다. 베를린에 거주하며, 업워크에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등록한 노아(Noa)는 불과 몇 개월 전, 평점 5점 미만을 받은 탓에 평점이 2.7점으로 크게 하락했다. 노아는 “처음에는 의뢰인이 지급하는 비용을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많은 사항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의뢰인이 요청하는 사항을 모두 반영하여 작업을 처리했으나 의뢰인은 지시 사항 중 많은 부분을 놓쳤다는 불만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의뢰인은 내가 놓쳤다고 주장한 지시 사항을 설명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노아는 어느 한 의뢰인의 부정적인 리뷰 한 건을 받은 뒤 평소 일주일 사이에 5~10건꼴로 받았던 새로운 기업의 문의 단 한 건도 받지 못했다. 자세한 원인을 확인하려 업워크 지원 센터에 문의했을 때는 상세한 사항을 공유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노아는 “내가 무언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져 매우 화가 났다. 단 한 차례의 악평 때문에 많은 의뢰인이 의도적으로 작업 비용을 깎으려 해,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악평 한 건이 미친 영향을 회복하려 불리한 작업 의뢰 조건도 받아들인다”라고 한탄했다. 악평을 받은 뒤 노아가 새로운 의뢰인에게서 받는 일회성 작업 처리 비용은 500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우드 교수는 “디지털 노동 플랫폼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평가하도록 유도하며, 사용자는 종종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우드 교수는 테크 기업이 근로자의 작업 성과가 저조한 것처럼 보인다면, 순위 평가 시스템이 근로자를 처벌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한 것임을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드 교수는 “근로자에게 5점 만점 5점 미만을 평가한다면, 해당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작업 수주 능력 감소나 기본적으로 해고와 같은 의미인 플랫폼 활동 비활성화와 같은 불리함을 겪을 만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알고리즘 제어는 테크 업계 작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순위 평가 시스템의 불합리한 경쟁에 뛰어들 의사가 있는 식품 배송 기사는 사용자에게 문 앞 배송을 완료하면서 고객에게 평점 5점을 요청한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는 승객이 목적지에서 하차할 때까지 가까운 곳에서 감시받는다.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에 거주하는 아마리(Amari)는 3년간 이어온 도어대시 기사 근무 경력을 끝내고 우버와 리프트 기사로 활동하면서 차량에 틀어 놓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아마리는 “모욕적인 표현과 성인 테마와 관련된 것 무엇이든 의도치 않게 타인을 불쾌하게 할 수 있어,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랩 대부분 직접 편집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화를 시작할 때는 승객이 대화에 참여하도록 한다. 아마리는 “승객이 조용할 때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그러나 우버 기사로 3개월간 활동하면서 예의 문제로 부정적인 리뷰와 신고 몇 건을 받았다.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어떤 고객이 부정적인 평가를 남겼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마리는 부정적인 평가와 신고가 자신의 평점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으나 평점이 너무 낮거나 고객의 불만이 너무 많을 때는 우버 측에서 사전 경고 없이 기사 계정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버 대변인 리차드 푸어드(Richard Foord)는 플랫폼에서 기사 계정을 제거할 때 매우 엄격하게 평가한다고 전했다. 푸어드는 “우버는 엄격한 절차를 시행해 적절한 기사 평가 접근 방식을 택한다는 사실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 기사 평가 과정에는 인간이 주도하는 조사와 사례 검토 과정을 포함했다. 플랫폼 활동과 관련한 우려 사항이 있는 기사는 언제든지 우버 고객센터에 문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마리는 순위 평가 이면의 상세 정보를 찾을 시스템이 너무 불투명하면서 의도적으로 답을 찾기 어렵도록 설정됐다고 느낀다. 아마리는 “우버 기사가 제대로 알 수 있는 시스템은 전혀 없다. 따라서 언제든지 사전 경고 없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우버가 근로자에게 매우 적대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마리는 갑자기 퇴출될 위험성을 완화하려 다른 곳에 기사로 추가 등록했다. 우버 기사로 전일제 근무를 하는 것만으로 소득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낮은 평점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유용하지만, 사용자의 인식 변화만으로는 평판 불안정성과 긱 경제의 일반화된 불안정성이라는 깊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sation, ILO)의 연구를 통해 우버와 같은 위치 기반 플랫폼을 사용하는 근로자는 플랫폼으로 소득 상당수를 벌어들이지만, 온라인 플랫폼 근로자 1/3은 주로 플랫폼 고용 상태에 의존하여 소득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발도상국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 의존하여 소득을 기록하는 근로자 비율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 강력한 규제로 시스템이 플랫폼에 의존하는 근로자 평가를 왜곡하는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대다수 근로자는 어쩔 수 없이 의뢰인과 알고리즘을 만족하려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Gig Workers Are Getting Crushed by the Review M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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