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저가 청력 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
상태바
저가 청력 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 가능
청력 검사는 자원이 열악한 지역의 아동이 접근할 수 없는 검사이다. 그러나 어느 한 과학자 집단이 기성품을 활용하면서 청력 검사의 접근성 문제를 바꾸려 한다.
By MAGGIE CHEN, WIRED US

인간의 귀에 있는 구불구불한 테두리 안에는 조개껍질처럼 생긴 곱슬곱슬한 뼈 구조물이 있다. 달팽이관이라고 불리는 해당 구조는 소리가 지나갈 때 진동하는 털이 많은 작은 세포를 포함한다. 미세한 진동은 감지하기 어렵지만, 여전히 추적 가능한 희미한 소리로 나타난다. 건강한 귀와 청각 장애가 있는 이들의 귀에 다른 형태로 소리가 전달된다.

이음방향 검사(otoacoustic emission)라고 알려진 희미한 소리 감지는 청각 장비를 구하기 어려워 자원이 적은 국가의 아동의 청력 장애를 검사할 핵심이다. 기존 청력 검사 장비 비용은 수천 달러이다. 최근,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이 네이처 의공학(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기존 스마트폰과 이어버즈, 마이크에만 의존하여 청력 상실을 충분히 감지할 방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워싱턴대학교 컴퓨터과학자인 시암나스 골라코타(Shyamnath Gollakota) 박사는 "인도에서 자라면서 어떠한 종류든 통합 청력 검사를 전혀 받은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스마트폰과 이어버즈, 마이크를 사용하면서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합 청력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매우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이음방향 검사는 별도의 행동 반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영유아 환자 검사의 축복과 같은 검사 방법이다. 골라코타 박사는 "성인이라면, 의사 진료를 받고 귀에 다양한 주파수로 청력 감사를 하면서 소리가 들리는 쪽에서 손을 들면서 청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신생아에게는 청력 검사 도중 소리가 들리는 쪽의 손을 들도록 요청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신생아 청력 검사는 중요하다. 존스홉킨슨대학교 소아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캐롤라인 젠크스(Carolyn Jenks)가 메일로 설명한 바와 같이 초기에 이상 징후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발달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출생 직후 검사하는 것이 표준이지만, 개발도상국이나 자원이 부족한 시골 지역에서는 제때 검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흔하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연구팀이 개발한 청력 검사 방식에 사용하는 장비 비용은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약 10달러이다. 5달러는 이어버즈, 2달러는 마이크 비용이다. 나머지는 튜브와 봉인 재료 비용이다. 골라코타 박사는 기성품을 사용하며, “지난 20년간 존재한 컴퓨터 장비와 모바일 기기의 혁신을 놀라운 속도로 최대한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시애틀 아동 병원과 워싱턴대학교 산하 인간 발달 및 장애 연구소에서 생후 1주가 된 신생아부터 20세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피실험자 201명을 대상으로 직접 개발하여 설치한 청력 검사의 민감성과 정확도를 실험했다. 연구팀은 일반 예약 진료를 요청한 환자에게 청력 검사 연구에 관심이 있는지 묻고는 피실험자로 모집했다. 피실험자 다수는 청각 장애가 있는 이들이다.

연구팀은 실험에 앞서 이어버즈를 삽입하고 귀에 제대로 밀착하고는 양쪽 이어버즈를 통해 착용자의 귀로 다양한 주파수의 음향을 전송했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저스틴 챈(Justin Chan) 박사는 “모세포가 정상적이라면, 달팽이관이 자동으로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반응한다. 그리고 각각의 주파수에서 다른 톤을 생성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설계한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하는 외부 마이크로 반응 방출을 선택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앱은 처리 프로세싱 알고리즘을 사용해 방출 수준을 확인한다. 앱은 청력 검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네 가지 주파수를 확인한다. 각각의 네 가지 주파수는 특정한 주파수를 시사하며, 모세포가 제대로 진동하고 달팽이관이 올바른 음향을 전송한다.

알고리즘이 최소 3~4회 청력 검사를 진행한 뒤 정상적일 때는 스마트폰에 ‘통과(Pass)’라는 단어를 보여준다. 반대로 추가 검사와 전문의의 조언이 필요할 때는 ‘재검사(Refer)’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검사를 완료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5~30초이다.

연구팀은 연구를 위해 환자 한 명당 두 차례 검사를 진행했다. 첫 번째 검사는 연구팀의 자체 시스템으로, 두 번째 검사는 상용화 시스템인 특수 설계된 이어버즈와 함께 수동 장비로 진행했다. 민감도나 청력 상실 식별 정확도 측면에서 연구팀의 시스템의 정확도는 100%를 기록했다. 반면, 기존 상용화 시스템은 민감도 98%로 확인됐다. 청력 수준이 정상인 이들을 잘못 진단할 확률이 없음을 의미하는 특수성을 조사했을 때, 연구팀이 개발한 기기와 상용화 시스템의 특수성은 각각 88%, 89%로 확인됐다. (챈 박사는 환자가 검사 도중 움직여, 두 번째 검사로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 검사 결과를 잘못 분류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환자 한 명씩 검사한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진행하는 임상 진단과 비교하여 자체 개발 시스템의 결과를 비교할 수 있었다.

챈 박사는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으로 최소한의 교육을 받은 학부생을 비롯하여 의학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연구팀의 기기를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챈 박사는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청력 검사 장비를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청력을 검사할 때 사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따라서 연구팀이 정한 우선순위 중 하나는 시각적으로 간단하면서도 결과를 해석하기 쉬운 장비를 설계하는 것이다. 챈 박사는 “집에서 신생아가 울 때는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분법적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을 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챈 박사는 아기가 잘 때도 청력 검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검사 도중 당황스러운 상황이 줄어들고, 아기가 겁먹을 일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팀은 앱에 사용자에게 잠재적인 문제를 경고하도록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고자 한다. 이번 연구를 함께 이끈 시애틀 아동병원의 소아 이비인후과 전문의 랜달 블라이(Randall Bly)는 “외부 소음이 많거나 이어버즈를 귀에 제대로 밀착하지 않는다면, 앱에서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도록 알림을 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소아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딜런 챈(Dylan Chan)은 연구팀의 청력 검사 시스템을 두고 ‘실제 청력 검사의 판도를 뒤바꿀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딜런 챈 박사는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저스틴 챈 박사와도 관계된 인물이 아니다.) 챈 박사는 “전 세계 신생아 약 40%는 출생 직후 청력 검사를 받지 못한다. 반면, 미국 신생아 99%는 출생 직후 청력 검사를 받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챈 박사는 미취학 아동 청력 검사와 같이 더 복잡한 상황에서 임상 검사 환경과 비교했을 때 연구팀의 청력 검사 시스템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미 이음방향 검사 기기의 접근성 확대를 생각 중이다. 블라이 박사는 청력 검사 시 제 기능을 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접근성 확대의 첫 번째 단계라고 말한다. 이제 연구팀은 임상의에게 이음방향 검사 기기를 보급했다. 나이로비대학교, 케냐 보건부와 협력 관계를 체결하여 현지 보건복지 시설 종사자의 청력 검사 방식을 훈련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연구팀은 청력 검사 기계의 소프트웨어 코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골라코타 박사는 “누구나 간편한 이음방향 검사 기기를 사용하고, 전 세계 여러 국가로 보급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라며, “워싱턴대학교 연구팀의 독자적인 개발 노력만으로는 청력 검사 기기의 접근성을 넓힐 수 없다. 따라서 누구나 코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 세계 누구나 코드를 채택하고 원하는 방식과 설정 조건에 따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is Low-Cost Test for Hearing Loss Lives on a Smartphon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