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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질환, 발병 초기에 확인할 적극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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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질환, 발병 초기에 확인할 적극적인 방법
의료 기술 기업 얼리가 종양 발견 시 이를 자체적으로 알릴 방법을 개발한다. 더 나아가 신체 내 종양의 위치도 직접 알릴 방안을 모색한다.
By GRACE BROWNE, WIRED UK

2016년 11월, 독일계 미국인 기업가 시리악 로딩(Cyriac Roeding)이 어느 한 논문을 통해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원 전문의이자 과학자인 샘 감비르(Sam Gambhir)의 프로필을 읽고 있었다. 감비르 박사는 해당 논문을 통해 2015년, 악성 뇌종양으로 10대 아들인 밀란(Milan)이 사망한 뒤 자신의 전문 경력 도중 암 조기 진단 방법 연구에 헌신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쇼핑 앱 샵킥(Shopkick)의 공동 창립자 겸 CEO인 로딩은 감비르 박사의 사연이 인상적이라고 느껴, 즉시 메일로 만남을 요청했다. 몇 달 뒤 로딩과 감비르 박사는 우정을 쌓게 되었으며, 감비르 박사는 생물학과 공학이라는 복잡한 세계에서 로딩의 안내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감비르 박사는 한 가지 슬픈 의견을 제시했다. 로딩은 “감비르 박사가 간단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했다. 그는 ‘암 발견 자체를 중단했다면 어땠을까? 암 발병 여부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대신, 암 발병 사실이 스스로 드러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했다”라고 말했다.

암 진단과 치료 시 시간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더 빨리 발견할수록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 조기 진단이 종양학의 핵심이다. 기업 수십 곳이 암세포 때문에 파괴된 DNA 조각을 위해 혈액 샘플을 스캔하는 액체생검 기술을 연구한다. 그러나 감비르 박사는 액체생검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들을 잃은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암을 혈류에서 감지할 정도로 커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암 발병 여부를 알아내기에는 너무 느리다. 종양을 찾을 수 있는 위치도 알 수 없다. 로딩은 “항상 암 발병 조짐을 제공하지 않을 수도 있는 특성이 있는 암 신호에 의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체공학적으로 조직한다면, 초기 종양을 꾸준히 발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바로 로딩과 감비르 박사가 2018년 6월 자로 공동 창립한 얼리(Earli)의 설립 전제가 되었다.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스타트업인 얼리는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등으로부터 투자금 4,000만 달러를 확보했다.
 
[사진=Earli Twitter]
[사진=Earli Twitter]

얼리는 기본적으로 암이 스스로 드러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 생체 공학으로 조작한 DNA를 체내에 투입한다. 그리고 암세포가 진입한다면, 일반적으로 인체에서는 찾을 수 없으며, 감귤류의 껍질에서 찾을 수 있는 화학물질인 리모넨과 같은 합성 생체지표를 생성한다. 기본 호흡 검사나 혈액 검사로 생체 지표 추적 결과를 발견한다면, 암 발병 징조가 될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신체 중 암이 발병한 정확한 부위를 찾는 것이다. 인체에 투입한 복합체는 암세포가 효소를 생성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방사성 추적자(radioactive tracer)를 삼키면서 맨눈으로도 암세포의 위치를 볼 수 있는 스캔 이미지를 생성한다. 암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낸다면,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임상의는 정확한 방사선 치료나 집중 치료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얼리는 암 조기 발견 방식과 똑같은 접근방식으로 암 발견 후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암을 표적으로 삼고 치료하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다만, 암 치료 방식 연구는 초기 단계에 있다.

얼리는 암 예방과 치료 모든 단계에서 걸쳐 생체 공학 기법을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흡연자를 비롯한 암 발병 고위험군의 암 진단 검사부터 신체 내 암세포 발생 여부를 찾아낼 사전 치료 단계, 전문의가 종양의 위치를 손쉽게 발견하도록 할 치료 단계, 암 재발 가능성을 조기 발견할 치료 후 단계까지 모든 단계에서 암 진단과 치료를 돕고자 한다.

얼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옥스퍼드대학교 암 조기 진단 연구원인 쉬반 시바쿠마르(Shivan Sivakumar)는 얼리의 기술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시바쿠마르 연구원은 암 조기 진단의 필요성은 100%이지만, 우선 적합한 임상시험 완료를 원한다.

얼리는 실험용 쥐와 강아지로 실험에 성공한 뒤 2021년 6월, 호주 멜버른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첫 번째 인간 피실험자는 폐암 말기 환자인 84세 엔지니어 테드 커밍엄(Ted Cunningham)이었다. 커밍엄의 임상시험 참여 목표는 얼리의 기술 안전성과 이미 암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통해 암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커밍엄은 “매우 늦은 시점에 암 진단을 받았다. 바로 나에게는 가장 큰 문제였다”라며, “누군가가 암 발병 사실을 초기에 알려준다면, 치료를 담당하는 전문의에게 큰 이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감비르 박사는 직접 제안한 의견이 실행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얼리 창립 후 6개월 뒤 감비르 박사는 암세포가 이미 골수로 전이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16개월 뒤인 2020년 7월에 세상을 떠났다. 얼리 최고 과학 관리자 데이비드 수히(David Suhy)는 “전문 경력 내내 암 발병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일을 막기 위해 헌신한 감비르 박사가 우리에게 남기는 영향력은 여전히다”라고 말했다. 로딩과 수히 모두 얼리의 기술 접근성을 효과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로딩은 “감비르 박사의 노력을 이어서 실현하려 한다. 그리고 감비르 박사가 원하는 대로 암 조기 진단에 성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Proactive Way to Detect Cancer at Its Earliest St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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