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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헬스케어 분야에 침투하는 아마존, 일부 전문가의 우려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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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헬스케어 분야에 침투하는 아마존, 일부 전문가의 우려 자극
아마존의 최신 원격 진료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개인 데이터 처리 시 아마존을 신뢰한다는 의미이다.
By GRACE BROWNE, WIRED UK

아마존이 또다시 헬스케어 분야 진출을 추진한다. 그렇다. 또다시 헬스케어 분야에 발을 들인다.

이번에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에 진출한다. 바로 코로나 시대에 인기가 폭발한 원격 의료 분야이다. 11월 15일(현지 시각), 아마존은 자체 원격 의료 플랫폼인 ‘아마존 클리닉(Amazon Clinic)’ 출시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미국 32개 주에 배포한 아마존 클리닉은 사용자를 보건 복지 기관과 연결해, 알레르기성 질환과 여드름, 비듬을 포함한 20가지 일반 질환 치료를 받도록 돕는다.

아마존 클리닉의 개념은 환자가 증상을 선택하고 문진표를 작성하면, 아마존이 훌륭한 진료 계획을 제공할 의사와 연결한다. 아마존 클리닉은 보험 적용이 되지 않으며, 비용은 의사 왕진 시 평균 본인 부담금과 같은 수준이다. 아마존은 공식 성명을 통해 “아마존에서는 매우 수월한 사용자의 건강 유지를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마존 클리닉은 아마존이 사용자의 삶을 매우 자세한 부분까지 알고자 하는 또 다른 행보인 듯하다. 심지어 아마존 클리닉이 치료를 지원하는 질환 중 하나인 발기 부전 여부까지도 알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마존이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기록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아마존에 사용자의 중요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프라이버시 전문가가 경고할 만한 일이다.

아마존이 사용자 일상생활의 깊은 곳까지 침투하여 프라이버시 우려를 제기한다는 사실이 익숙하다면, 실제로 이전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마존 클리닉 출시는 아마존이 가입자 80만 명을 보유한 ‘헬스케어 구독판 넷플릭스’라고 설명할 수 있는 미국 기업인 원 메디컬(One Medical)을 인수한 직후 이루어졌다. 아마존의 원 메디컬 인수는 환자 데이터 프라이버시 우려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주로 아마존이 환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간단한 사실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2022년 7월, 아마존이 39억 달러에 원 메디컬을 인수하게 되었을 때 샌프란시스코의 원 메디컬 본사 건물 바깥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적어도 아마존 클리닉은 건강보험이동성 결과보고 책무활동법(HIPAA) 적용 대상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환자가 헬스케어 기관에 접근하는 과정이 시작되는 즉시 환자 개인 기록을 보호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자체 컨설팅 기관을 운영하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정보 보호 전문가 데비 레이놀즈(Debbie Reynolds)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의사 정보 검색과 같이 헬스케어 기관과 연결하기 전에 생성된 정보는 HIPAA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사실상 아마존이 해당 정보를 장악할 수 있다. 레이놀즈는 환자가 의사와 연락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HIPAA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환자 개인이 검색하는 특정 의학적 상태에 아마존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결과 때문에 환자가 검색한 의학 상태와 관련된 마케팅을 접할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여드름 치료를 검색한다면, 원격 진료 담당 의사와 연결하기 전까지 스킨케어 제품 광고 노출 대상이 될 수도 있을까?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아마존 대변인 크리스티나 스미스(Christina Smith)는 와이어드에 보낸 메일을 통해 사용자의 검색 정보를 기준으로 맞춤 광고를 제공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환자의 위치 데이터와 보건 진료 제공 기관 선택 정보 등 의사와 연락하는 것 이외에 훨씬 더 많은 사용자 정보를 보건 정보로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로봇의 법적, 윤리적 여파를 연구하는 샌드라 워처(Sandra Wachter) 옥스퍼드대학교 교수는 “보건 데이터를 우려할 때마다 개인 정보 수집 관련 사항을 매우 의심해야 할 것이다”라며, “누구나 인간의 건강을 더 자세히 아는 것에 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워처 교수는 아마존의 사용자 정보 접근이 지금 당장은 위험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더라도 미래에는 어떤 점이 달라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예시로 낙태를 합헌으로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번복 당시 월경 주기 추적 앱의 변화를 지적했다. 월경 주기 앱은 여상의 자기 보건 데이터 관리 권한을 강화한다는 추측에 따라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 이후 월경 주기 앱의 데이터를 사용자 개인의 낙태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하게 될 위험성이 제기되었다.

스미스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아마존이 환자 보건 정보를 기밀 상태로 유지하며, 연방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선에서 안전하게 보관하는 동시에 업계 표준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아마존 클리닉 사용자 데이터는 HIPPA를 준수한 암호화 방식을 통해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메일에 “아마존 클리닉 사업에서 환자 정보 보호는 중요한 부분이다. 아마존은 환자 정보 판매나 공유 사업을 하지 않는다”라고 작성했다.

최근 들어 아마존이 펼친 헬스케어 진출 노력은 테크 업계 대기업의 헬스케어 분야 진출 허용 여부라는 더 기본적인 의문 사항을 제기할 수 있다. 테크 업계 대기업의 헬스 및 의학 분야 정책, 윤리성을 연구 중인 타마르 샤론(Tamar Sharon) 라드바우드대학교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민간 기업의 효율성과 최적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익성이라는 사업 운영 동기는 공공의 이익과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 혹은 샤론 교수가 언급한 바와 같이 테크 업계 대기업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은 ‘보건 진료의 구글화’라고 칭할 수 있다.

아마존이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다른 고객에게도 배포한 원격 서비스인 아마존 케어(Amazon Care)는 테크 업계 대기업의 헬스케어 부문 진출이 잘못될 때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아마존 케어는 불과 몇 달 전 중단됐다. 와이어드가 입수한 아마존 내부 문건에는 아마존 케어 담당 전무 닐 린제이(Neil Lindsay)가 “아마존 케어 등록 사용자가 여러모로 아마존 케어를 좋아했으나 아마존이 목표로 한 수준의 대기업 고객에게 원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운영할 만한 가치가 없다”라고 작성했다.

그러나 아마존 케어에는 다른 문제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장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추진하면서 종종 의학계 최고의 관행과 충돌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조사 결과를 확인했다. 예를 들어, 간호사에게 개인 응급 차량에서 환자 혈액 검사 과정과 의료 기록 작성, 가정에서의 의료용품 보관 및 폐기 등을 요청했으나 간호사 단체의 반발이 이어졌다. (아마존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 케어로 간호사에게 요청한 사항의 불만 기록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아마존 케어는 가정에서의 진료라는 보편적인 관행을 따랐으며, 가정 진료가 안전하면서도 적합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아마존 케어 임상의는 항상 의학 용품을 적절하면서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폐기하기 위해 스테리사이클(Stericycle) 의료 폐기물 반환 장비를 갖추었다”라고 설명했다.

샤론 교수는 기본적인 보건 서비스 수요 중재 기관으로 대기업에 의존할 때의 위험성을 몹시 우려한다. 샤론 교수는 “대다수 시민이 보건, 교육, 공공 서비스 등 기본 상품과 서비스 분배 시 극소수 민간 기업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은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공 서비스 분배에 개입하는 소수 대기업이 갈수록 비용을 투자하고 자체 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 안건을 정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테크 업계가 영원한 생명을 원한다면, 결과적으로 암 치료법 등 장수 연구에 투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하지만 워처 교수는 민간 기업이 공공 부문에 진출하는 것이 항상 나쁘지는 않다고 말한다. 이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수십억 달러 상당의 가치를 지닌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은 신규 기업의 완벽한 목표가 될 수 있다.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마케팅학 교수 스콧 갤로웨이(Scott Galloway)가 자체 발행 뉴스레터를 통해 주목한 바와 같이 미국의 헬스케어 분야 지출 금액은 다른 부유한 선진국보다 훨씬 더 많지만, 미국의 기대 수명은 짧다. 따라서 신규 서비스가 환자를 위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기회를 생성할 수 있다. 갤로웨이 교수는 “미국 헬스케어 산업의 현황은 7t의 상처 입은 바다표범이 목적지 없이 표류하면서 바다에서 피를 흘리며 빠지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그리고 상처 입은 바다표범 주변에 포식자가 돌고 있는 것과 같다. 아마존은 턱 길이 11t, 이빨 길이 7인치의 숨어 있는 메갈로돈과 같다”라고 비유했다.

아마존이 단순히 결함이 있는 헬스케어 체계의 격차를 채우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클리닉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유통 산업에 적용한 것과 같이 ‘손쉬운 접근성과 신속한 배송, 경쟁력이 있는 가격’이라는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인간에게 내재한 게으름에 호소하여 거부하기 어려운 편리함이라는 요소가 있다. 또한,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에서 분열된 시스템에서 훌륭한 헬스케어를 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장점도 있다.

편리함과 더 나은 접근성을 얻는 대신 무언가 포기해야 할 요소가 있다. 워처 교수는 “편리함과 접근성을 선택한다면, 분명히 포기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개인 정보 침해 위험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잠재적인 부정적 여파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mazon’s Creep Into Health Care Has Some Experts Spook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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